7연투 각오하고, 혈 뚫겠다는 베테랑...5강 추격에 힘 보태는 숨은 거인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09.19 09: 02

7연투도 불사하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고 혈을 뚫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뒤늦게 1군에 합류해 한 투타 베테랑들이 팀의 5강을 위해 힘을 보태는 조력자가 되고 있다. 
롯데의 1군 선수단은 올 시즌 내내 큰 변동 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부상 선수가 생겼을 때나 2군에서 대체 선수를 불러올리는 패턴이 주를 이룬다. 웬만한 부진이 아니고서는 1군과 2군의 교류는 크지 않다. 1군은 전쟁을 위한 곳, 2군은 육성을 위한 곳이라는 허문회 감독과 구단의 철학이 일정 부분 조화를 이루면서 올 시즌을 꾸려가고 있다. 엔트리가 경직되어 있다는 비판도 있지만 허문회 감독은 기조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 시즌 1군 전력에 포함될까 의문이었던 베테랑 선수 두 명이 최근 롯데의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투수진에서는 좌완 고효준, 야수진에서는 이병규가 롯데의 행보에 힘을 싣고 있다. 엔트리에 유연성이 없는 가운데서도 허문회 감독은 이들의 정상적인 귀환을 기다리며 믿고 있었고 현재 그 믿음에 보답을 하고 있다.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6회말 2사 2루 롯데 고효준이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ksl0919@osne.co.kr

올해 초, 우여곡절 끝에 롯데와 프리에이전트 1년 계약을 맺은 고효준은 스프링캠프에도 참가하지 못하고 뒤늦게 선수단에 합류했다. 2군에서 몸상태를 끌어올린 뒤 1군에 합류했지만 모습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투구하는 왼손 엄지의 살갗이 벗겨지는 부상도 있었다. 결국 6월 초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지난 10일 다시 콜업됐고 지난 17~18일 잠실 LG전에서 자신의 진가를 과시했다. LG의 좌타라인을 상대로 위력적인 모습을 과시했다. 2경기 2⅔이닝 3탈삼진 퍼펙트를 기록했다. 18일 경기에서는 1-3으로 끌려가던 6회말 2사 2루에서 등판해 이닝을 매듭지었고 이어진 7회초 3-3 동점을 만들었다. 7회말도 삼자범퇴를 기록하며 분위기를 가져왔고 8회초 타선이 역전에 성공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고효준이 흐름을 다잡았고 역전 과정에서는 베테랑 이병규가 해결사가 됐다. 8회초 상대 실책으로 잡은 1사 만루 기회에서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이병규 역시 지난해 당한 종아리 부상의 여파가 올해까지 이어졌다. 잔부상까지 겹치면서 8월 말에야 2군 경기를 소화했고 9월 시작과 동시에 1군에 콜업됐다. 1군에 올라오자마자 승부처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16경기에서 홈런은 벌써 2개나 때렸고 타율은 2할4푼4리(45타수 11안타)에 그치고 있지만 11타점을 쓸어담았다. 득점권 타율은 3할7푼5리. 아울러 탁월한 선구안을 바탕으로 출루율 4할2푼2리를 기록하며 팀의 생산력까지 높이고 있다. 
두 선수 모두 허문회 감독이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었고 그 믿음에 보답하며 더욱 스파이크를 동여매고 있다. 지난 18일 경기 후 고효준은 “7연투도 가능하다. 물불 가릴 처지가 안된다. 믿음과 기회를 주셨고 베테랑 투수가 안된다는 편견도 깼다고 생각한다. 어떤 자리든 던지고 싶다”고 말하며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병규 역시 앞선 경기들에서 득점 기회가 무산된 팀의 흐름을 깨뜨리겠다는 의지가 다분했다. 그는 “팀이 만루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기억이 있어서 오늘은 내가 혈을 뚫어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병규는 “감독님께서 믿어주시기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 뿐이다”고 줄곧 허문회 감독의 믿음을 언급하며 올 시즌 활약을 다짐하고 있다.
두 선수의 존재가 팀의 핵심급은 아니다. 그러나 팀이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좌완 투수가 부족한 불펜진에 고효준의 존재는 소금이고, 라인업에 좌타자가 부족하고 좌타 대타까지 부족한 팀의 현실에서 이병규는 빼놓을 수 없는 자원이다. 두 선수 모두 허문회 감독의 믿음을 등에 업고 팀의 5강 의지를 본인들이 이어가려고 한다. 
지난주 SK와의 원정 2연전 충격의 스윕을 당한 뒤 키움, LG와의 상위 팀들과의 수도권 시리즈에서 3승1패를 기록하고 내려온 롯데다. 5강행 희망을 이어갔다. 그리고 NC, KT 등 상위권 팀들과 더블헤더 포함한 5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이들의 베테랑 선수들의 활약이 롯데의 5강 희망에 계속해서 동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jhrae@osen.co.kr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8회초 1사 만루 롯데 이병규가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날린 뒤 오태근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ksl0919@os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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