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버' 정신으로 중무장한 임기영, 8월 악몽 딛고 53일 만에 7승 사냥 [오!쎈 대구]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0.09.18 10: 22

'존버(무조건 버티자는 의미의 비속어)'가 대세다. 여러모로 분위기가 흉흉한 요즘, 어떻게 해서든 버티는 게 살길이라는 의미다.
KIA 타이거즈 사이드암 투수 임기영도 존버 정신으로 악몽 같은 8월을 이겨냈다. 임기영은 6월 3승 무패(평균 자책점 2.01)에 이어 7월 2승 1패(평균 자책점 5.85)로 순항했다.
그러나 8월 들어 4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3패를 떠안았다. 평균 자책점은 무려 7.11에 이르렀다. 21일 NC와의 대결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2피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를 달성한 걸 제외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17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1회말 무사에서 KIA 선발투수 임기영이 역투하고 있다. /sunday@osen.co.kr

임기영은 17일 대구 삼성전에서 4연패 사슬을 끊었다. 선발 마운드에 오른 임기영은 6이닝 6피안타 8탈삼진 2실점 짠물투를 선보였다. 시즌 7승째. 지난 7월 26일 삼성전 이후 53일 만의 승리다.
타선 지원도 큰 힘이 됐다.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는 연타석 아치를 포함해 5타수 2안타(2홈런) 6타점 2득점 괴력을 발휘했고 리드오프 최원준은 5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최형우와 박찬호도 멀티히트를 달성하는 등 임기영의 7승 사냥에 힘을 보탰다.
임기영은 경기 후 "8월부터 경기 내용이 너무 안 좋았다. 오늘은 평소보다 더 집중하며 공격적으로 던진 게 주효했다"고 활짝 웃었다.
임기영은 또 "8월에 워낙 안 좋다 보니 무조건 버티자는 생각뿐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와 드류 가뇽 그리고 양현종은 임기영이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내가 던질 때마다 경기 내용 등 마음에 드는 부분이 없어 많이 미안했다. 승리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던질 때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는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서재응 투수 코치의 조언도 임기영의 정상 궤도 회복에 한몫했다. 임기영은 "8월 들어 날이 더워질수록 체력이 떨어지다 보니 팔이 많이 올라간 것 같아 서재응 코치님의 조언대로 그 부분을 잡으려고 노력했다. 힘들어지니까 나도 모르게 팔이 높아졌다. 코치님께서도 신경 쓰지 말고 평소와 똑같이 하라고 해주셨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맷 윌리엄스 감독도 "항상 시작하는 1회가 힘든데 선발 임기영이 1회 이후 좋은 피칭을 해줬다"고 칭찬했다. 존버 정신으로 8월 악몽에서 벗어난 임기영. KIA의 5강 진출을 위한 선봉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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