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현역 복무→독립야구단→2차례 이적’ 일주일에 3승, 뒤늦게 꽃피나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0.09.18 11: 02

 롯데 자이언츠의 늦깎이 투수 김건국(32)이 뒤늦게 재능을 터뜨리고 있다. 야구 인생에서 우여곡절을 겪은 그는 롯데 불펜에서 든든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건국이 프로에 입단한 것은 14년 전이다. 빠른 공이 장점인 그는 2006년 2차 1라운드로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았다. 그러나 프로 생활이 오래가진 못했다. 2007년 프로 데뷔전을 치렀으나 1경기 1이닝 1실점을 기록하고 더 이상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이후 팔꿈치 부상 등이 겹치면서 방출됐다. 현역으로 군 복무를 하고 야구와 인연이 멀어졌다. 그러다 2013년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의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다시 야구공을 던질 수 있게 됐다. 고양 원더스에 입단해 얼마 지나지 않아 신생구단 NC 다이노스가 그를 영입해 다시 프로 무대로 복귀했다. 

이후로도 부침이 심했다. 2013년 11월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KT로 이적했다. 그러나 좀처럼 1군 기회는 오지 않았다. 2017년 4월 KT와 롯데의 2대2 트레이드 때 롯데로 옮겼다. 
2017년까지 두산, NC, KT, 롯데 등 네 개팀에서 뛰었지만 1군 기록은 데뷔전 딱 1경기였다. 2018년 무려 11년 만이자, 4082일만에 1군 등판 기회가 주어졌다. 그리고 그해 10월 13일 KIA전에서 선발승으로 프로 첫 승을 기록했다.  
지난해 추격조, 임시 선발 등 궂은 일을 하며 37경기에서 3승 3패 3홀드 평균자책점 4.46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올 시즌에는 2군에서 시작해 7월 중순에서야 1군에 콜업됐다. 김건국은 지난 15~16일 키움과의 경기에서 이틀 연속 구원승을 챙겼다. 행운과 함께 이를 잡을 수 있는 실력이 있어 가능했다. 
김건국은 16일 키움전에서 0-2로 뒤진 6회 구원 투수로 등판해 2이닝 동안 무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롯데 타선이 7회 7득점으로 폭발하면서 승리 투수가 됐다. 15일 경기에선 6-2로 앞선 4회 1사 1,2루 위기에서 선발 노경은에 이어 등판해 1⅔이닝 1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 투수가 됐다. 지난 10일 삼성전 구원승까지 최근 일주일 동안 3승을 기록했다. 김건국은 지난해까지 통산 4승에 불과했지만 일주일 사이에 노력과 행운이 잭팟을 터뜨렸다. 
김건국은 17일까지 19경기에 등판해 3승 1홀드 평균자책점 2.35를 기록 중이다. 점수를 허용한 경기는 5경기 뿐. 허문회 감독은 필승조 못지 않게 김건국을 요긴한 상황에서 기용하고 있다. 
뒤늦게 주목받고 있는 김건욱은 “롯데에 와서 2018년부터 제대로 1군 무대에서 뛰기 시작했다. 이제 프로 3년차 23살 선수라고 생각한다. 최대한 많은 경기를 던져서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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