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의 노하우 전수" 문상철, 김태균에게 받은 '타격폼 특별 과외'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20.09.18 05: 23

"장문의 노하우를 전수해주셨어요."
KT 위즈 문상철(29)은 최근 타격폼을 바꿨다. 레그킥을 하지 않고 다리를 찍어 두고 타이밍에 맞춰서 배트가 나갔다. 한화 이글스의 김태균과 타격폼이 유사한 모습이었다.
문상철이 고민 끝에 내린 생존 방법이었다. 2014년 2차 신인드래프트 신생팀 특별 지명으로 KT에 입단한 문상철은 장타력을 갖춘 타자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정확성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이 이어졌고, 결국 1군 보다는 2군에 있던 시간이 길어졌다.

16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KBO리그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진행됐다.8회말 1사 1,2루 KT 문상철이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soul1014@osen.co.kr

올 시즌 역시 1군과 2군을 오가면서 타격폼에 대해 고민을 하던 그는 김태균(한화) 타격폼에 시선이 머물렀고, 도전에 나섰다. 그러나 많은 타자들이 레그킥을 하는 만큼 다리를 찍어서 치는 타자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문상철은 용기를 내서 김태균에게 직접 비법 전수를 받았다. 한화에서 뛰었던 김강 타격 코치와 추승우 코치, 그리고 2차 드래프트로 KT에서 한화로 이적한 포수 이해창이 연결고리가 됐다.
문상철은 "우리 팀에도 좋은 타자가 많지만, 다리를 찍고 치는 선수가 많이 없어서 김태균 선배님께 직접 물어보고자 했다"라며 "처음에는 경기장에서 찾아뵙고 여쭤봤는데 오히려 김태균 선배님께서 시간이 짧아 너무 미안하다고 하고 나중에 연락하라고 하셨다. 경기 후 연락을 드렸는데 장문으로 많은 노하우를 전수해주셔 감사했다. 이후 말씀해주신 것에 집중해서 나만의 리듬을 만드는 데에 중점을 뒀다"고 이야기했다.
일단 효과는 좋았다. 16일 삼성전에서 3안타 1타점으로 활약하면서 새로운 폼에 완벽하게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이강철 감독은 “김태균의 타격 방식으로 바꿨더라. 다리 들고 나갈 때 정타가 나오지 않다보니 찍어서 치려고 했다. 그렇게 연구하다가 우리 팀에는 다리를 찍고 치는 타자가 없어서 (김)태균이에게 물어본 것 같다"라며 "좀 더 안정적으로 보인다"고 미소를 지었다.
아직 한 경기 활약인 만큼, 문상철은 조심스러워했다. 그는 "아직까지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아서 내 것이 확실히는 없는 느낌이다. 또 운도 많이 따라줬다"라며 "그래도 다리를 들고 있을 때보다는 딛고 치다보니 공을 보는 시간도 길어지고 있는 것 같다. 무언가 안정감 있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시즌 후 겨울 준비 기간 동안 바뀐 타격폼에 적응해 내 리듬을 찾고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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