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보다 비싼 범가너, 충격 부진에 좌절 "2020 엿같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9.17 08: 02

지난겨울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보다 더 큰 계약을 따낸 매디슨 범가너(31.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벌써부터 ‘FA 실패작’으로 전락했다. 충격적인 부진에 범가너 스스로도 좌절했다. 
범가너는 16일(이하 한국시간) LA 에인절스전에 선발등판했으나 5⅓이닝 13피안타(2피홈런) 1볼넷 2탈삼진 8실점으로 무너졌다. 애리조나 타선이 4회까지 8점을 지원했지만 범가너는 5회 5실점에 이어 6회 추가 2실점으로 동점을 허용했다. 경기는 애리조나가 9-8로 이겼지만 범가너는 개인 한 경기 최다 피안타로 자존심을 구겼다. 
범가너는 경기 후 현지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에 응했다. 지역지 ‘애리조나 리퍼블릭’은 ‘가장 힘든 순간에도 범가너는 기자들과 거리를 두지 않았다. 다시 한 번 스스로 책임을 지우며 자신감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인정했다’고 인터뷰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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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가너는 “2020년 엿같다”고 운을 떼며 “팀이 승리해서 좋지만 내가 던지는 공에 자신감이 없었다. 정말 이상하다. 스트라이크는 많았지만 좋은 스트라이크가 별로 없었다. 몸쪽으로 던지려 하면 바깥으로 빠지고, 바깥으로 던지면 몸쪽으로 갔다. 높은 공, 낮은 공도 반대로 갔다.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되지 않아 좌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현존 메이저리그 최고의 ‘빅게임 피처’. 항상 자신감이 넘쳤던 범가너답지 않은 발언이다. 그만큼 올 시즌 부진이 심각하다. 7경기에서 승리 없이 4패만 안았고, 평균자책점은 무려 8.53에 달한다. WHIP 1.74, 피안타율 3할1푼9리 모두 커리어 최악의 기록이다. 
2017년 오토바이 사고로 어깨를 다친 후 범가너는 하락세가 시작됐지만, 지난 3년간 3점대 평균자책점으로 기본은 했다. 지난해 207⅔이닝을 던지며 내구성도 회복했다. 그런데 올해 4경기 만에 허리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이상 신호를 보였다.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지난해 91.4마일(147.1km)에서 올해 88.1마일(141.8km)로 5km가량 크게 줄었다. 31⅔이닝 피홈런 13개로 리그 최다. 구위가 떨어지자 커맨드도 흔들린다. 9이닝당 볼넷도 3.4개로 데뷔 후 가장 많다. 
범가너의 추락은 애리조나에서의 FA 이적 첫 해라 더욱 심각하다. 범가너는 11년간 몸담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떠나 지난해 12월 애리조나와 5년 8500만 달러에 FA 계약을 했다. 올해 연봉 600만 달러. 내년부터 4년간 7900만 달러 거액의 계약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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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기 4년 8000만 달러에 토론토와 FA 계약을 한 류현진보다 연평균 금액은 낮지만, 계약 기간과 총액에선 범가너가 앞선다. 30대 좌완 투수로 FA 시장에서 동급 레벨로 평가받던 류현진이 10경기 4승1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맹활약하고 있어 범가너와 대조된다. 범가너답지 않게 자신감마저 잃어 우려가 크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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