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파워피쳐→ML 피네스피쳐' 김광현, 스타일은 달라도 똑같은 에이스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0.09.16 11: 02

세인트루이스 김광현(32)이 기대 이상의 커맨드로 메이저리그를 정복하고 있다. 
김광현은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밀러 파크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 3피안타 6탈삼진 3볼넷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팀이 연장 승부치기에서 패하면서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시즌 평균자책점을 0.63까지 끌어내리며 압도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KBO리그에서 특급 에이스로 활약한 김광현은 올 시즌 세인트루이스와 2년 80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김광현의 시즌 전망은 밝지만은 않았다. KBO리그에서 김광현은 리그 평균 이상의 강속구를 뿌리는 좌완 선발투수였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구속이 평균 이하였고 투구 패턴이 직구-슬라이더 위주로 단조로워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상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세인트루이스 선발투수 김광현이 역투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김광현은 결국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와의 5선발 경쟁에서 밀려 마무리투수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집단 감염과 마일스 미콜라스의 부상으로 선발 기회를 잡았고 김광현은 모두를 놀라게하는 투구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6경기(28⅔이닝) 2승 평균자책점 0.63으로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는 김광현은 이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인투수 중 한 명이다. 
메이저리그에서의 김광현은 KBO리그에서와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한국에서 평균 시속 140km 중후반대 빠른 공으로 타자들을 윽박지르는 투구를 했던 김광현은 올 시즌 직구 평균 구속이 89.8마일(144.7km)으로 다소 떨어졌다. 
하지만 커브와 체인지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구사하면서 직구-슬라이더 위주의 투구 패턴에 변화를 줬다. 여전히 직구와 슬라이더의 비중이 80.0%로 높지만 느린 커브로 카운트를 잡거나 우타자를 상대로 적극적으로 체인지업을 구사하면서 타자들에게 다양한 구종이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커맨드 역시 기대 이상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통계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김광현이 스트라이크 존에서 섀도우 지역(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을 확률이 50%인 아슬아슬한 코스)으로 투구한 비율은 44.3%로 리그 평균(42.2%)보다 높았다. 반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코스로 공을 던진 비율은 7.5%(리그 평균 9.3%)로 낮았다. 조금 느려진 구속을 날카로운 제구력으로 완벽히 보완하며 좋은 성적을 이끌어냈다.
김광현은 KBO리그에서 군림하던 시절과는 또 달라진 모습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있다. 투구 스타일은 조금 달라졌을지 모르지만 지금 김광현이 보여주는 모습은 특급 에이스, 한국에서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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