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번홀 '칩인 이글', 이건 드라마야...이미림, ANA 인스퍼레이션 메이저 첫 우승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20.09.14 08: 08

 ‘극적인 우승’은 이럴 때 쓰는 말이다. 이미림이 짜릿한 역전극으로 ‘포피의 연못’에 뛰어드는 영예를 얻었다.
이미림은 한국시간 14일 새벽,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에 있는 미션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펼쳐진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ANA 인스퍼레이션’(총상금 310만 달러=약 36억 8,000만 원, 우승상금 46만 5,0000달러=약 5억 5,000만 원) 최종라운드에서 캐나다의 브룩 헨더슨, 미국의 넬리 코다를 연장에서 꺾고 메이저대회 첫 우승에 성공했다.
2017년 KIA클래식 이후 3년 6개월만에 승수를 보탠 이미림의 이번 우승은 LPGA 투어 개인통산 4번 째이고, 메이저대회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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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림의 이번 우승은 ‘드라마’라는 말을 쓰기에 충분했다. 선두 넬리 코다와 2타차로 뒤지고 있던 파5 18번홀, 그린 바깥에서 가볍게 걷어 올린 칩샷이 그대로 홀컵에 빨려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 기적같은 칩인 이글로 이미림은 넬리 코다와 연장 승부를 만들어 냈다.
코다에 1타 뒤져있던 브룩 헨더슨도 18번홀에서 버디를 성공시키며 3명의 15언더파 공동 선두가 형성돼 연장 승부를 펼치게 됐다.
연장전에서도 ‘칩인 이글’의 상승 기운이 이어졌다. 연장 첫 홀에서 2미터 남짓한 거리의 버디 퍼트를 깔끔하게 성공시키면서 ‘대역전 드라마’의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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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언더파 공동 3위에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이미림은 기복없는 플레이를 펼치며 한발한발 정상을 향해 다가갔다. 16번홀까지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잡아내며 선두권을 유지했다. 그런데 파3 17번홀에서 큰 위기가 찾아왔다. 티샷이 벙커에 빠졌고, 마무리 파퍼팅마저 홀컵을 비켜가며 타수를 잃었다. 선두 넬리 코다와 2타차로 벌어져 우승과 멀어질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미림에게는 기적 같은 칩인 이글의 기회가 남아 있었다. 누구나 희망하지만 모두에게 찾아오지는 않는 기적같은 이글이 그녀에게 왔다.
이미림의 칩샷이 대형 사고를 칠 것 같은 예감은 이미 앞선 홀에서 있었다. 파4 6번홀과 16번홀에서 두 차례나 칩인 버디를 성공시키며 18번홀의 기적을 예고했다.
양희영과 이미향이 7언더파로 공동 15위에 올랐고, 전인지와 김세영이 6언더파 공동 18위, 박성현은 이븐파 공동 40위로 대회를 마쳤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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