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최다 안타 1위' 박용택 은퇴 투어 무산, 너무 아쉽다" [오!쎈 인터뷰] ①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0.09.14 05: 45

KBO리그 최초로 개인 통산 2000안타 시대를 연 양준혁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겸 양준혁 야구재단 이사장이 KBO리그 최다 안타 1위를 질주 중인 박용택(LG)의 은퇴 투어 무산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박용택의 은퇴 투어를 제안하고 LG가 박용택의 은퇴 투어를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반대 여론에 무산되고 말았다. 본의 아니게 은퇴 투어 논란으로 마음고생에 시달렸던 박용택은 "은퇴 투어는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안 하는 게 맞다"고 진화에 나섰다. 
KIA는 지난 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박용택을 위한 광주 고별식을 선사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박용택이 현역으로는 광주 마지막 원정이라는 점을 알고 이화원 대표이사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상대 팀 은퇴선수에게 고별식을 열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사진] OSEN DB

맷 윌리엄스 감독과 주장 앙현종이 꽃다발을 선물했고 양팀의 모든 선수들이 함께 모여 사진을 찍었다. 말 그대로 조촐한 기념식었지만 울림이 있었다. 은퇴 투어를 못했던 박용택에게도 특별한 추억을 안겨줬다. 훈훈한 모습에 많은 팬들도 지지를 보냈고 화제를 모았다.  
양준혁 해설위원은 OSEN과의 인터뷰를 통해 "박용택의 은퇴 투어 무산이 너무 아쉽다. 박용택 정도 되면 (은퇴 투어를) 마련해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안타를 기록한 타자 아닌가. 그 정도 대우는 받아야 한다고 본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이어 그는 "은퇴 투어가 열리면 팬들에게도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떠나는 선수에게 박수를 쳐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렇기에 박용택의 은퇴 투어가 무산돼 너무 아쉽다"고 덧붙였다. 
양준혁 해설위원은 은퇴 투어 개최 선수에 대한 기준 잣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예를 들면 각 구단의 영구결번 선수라면 은퇴 투어를 열어줘야 한다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이승엽 아니면 은퇴 투어할 선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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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데뷔 첫해부터 프로야구계에 돌풍을 일으켰던 양준혁 해설위원. 20대 타자의 선두 주자인 강백호(KT)와 이정후(키움)를 바라볼 때마다 미소가 절로 나온다. 
그는 "강백호는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스타일의 타자다. 거침없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약간 껄렁해 보일 수 있겠지만 젊은 선수라면 그런 게 좋다고 본다. 예전에 내가 딱 그랬다. 그렇게 해야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선배에 대한 예의만 갖추면 된다. 타격하다가 소리치는 게 타인에게 폐를 끼치는 건 아니다. 괜찮다"고 말했다. 
양준혁 해설위원은 또 "지금까지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가 누구냐는 물음에 장효조 선배님이라고 대답했다. 이정후를 볼 때면 장효조 선배님보다 훨씬 더 뛰어나다. 스윙이 정말 완벽하다. 타격 메커니즘은 단연 최고다. 아버지인 이종범 코치와 비교를 많이 하는데 내가 볼 때 이종범 코치도 기술적으로는 이정후에게 안된다. 이정후는 이종범 코치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올해 들어 장타 생산 능력까지 좋아졌다. 가면 갈수록 더 좋아질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이정후가 KBO리그를 종횡무진 대활약을 펼칠 때마다 야구팬 사이에서 "양신도 어서 장가가서 2세를 낳아야 한다", "양준혁의 뛰어난 유전자가 너무 아깝다",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서라도 서둘러 결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셌다. 
양준혁 해설위원도 팬들의 간절한 바람을 잘 알고 있다. "과정을 거쳐야 한다. 애가 뚝딱 나오는 게 아니니까. 이 친구(예비 신부 박현선 씨를 지칭)도 야구를 좋아해 아들을 낳으면 야구선수로 키우고 싶은 마음이 크다. 만약 딸이 태어난다면 골프를 시켜볼까 싶다. 이 친구가 음악을 전공했으니 음악 분야도 괜찮을 것 같다. 딸에게 어울리는 뭔가 있지 않을까". 양준혁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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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혁 해설위원에게 강백호와 이정후 같은 특급 타자를 양성할 욕심이 없냐고 물었다. 그는 "아주 많다. 현재 고등학교 선수들을 대상으로 열심히 가르치고 있다. 나를 찾아오면 타격 노하우를 아낌없이 알려주겠다"고 자신이 운영 중인 양신 스포츠아카데미 깨알 홍보도 빼놓지 않았다. 
이어 "내가 가르치면 다들 만세 타법을 가르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선수 개개인의 개성을 존중하되 타격할 때 공을 맞히는 순간 자신이 가진 힘을 제대로 전달하는 게 좋은 스윙"이라고 말했다. 
양준혁 해설위원은 또 "나 같은 경우에는 데뷔 초반에 타격 자세에 대해 엄청나게 지적받았다. 일본 야구에 익숙한 과거 지도자들로부터 혹평을 받았다. 그 틀을 깨는 게 정말 힘들었다. 심지어는 개폼이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미국 베로비치 스프링 캠프 때 메이저리그 출신 타격 인스트럭터가 '양준혁의 스윙을 봐라. 저렇게 쳐야 한다'고 할 때 나의 타격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고 전했다. 
그는 체격이 크든 작든 있는 힘껏 방망이를 휘둘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에 '덩치가 작으면 작게 쳐야 한다'는 타격 지도자들이 많았는데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그렇게(작게) 치면 내야 땅볼에 그친다"는 게 양준혁 해설위원의 말이다. 
이어 "체격이 작을수록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처럼 더 세게 쳐야 한다. 메이저리그를 보면 가볍게 툭툭 치는 게 아니라 1번부터 9번까지 풀스윙한다. 그런 라인업이 돼야 상대에게 압박감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준혁 해설위원은 "어느 팀이든 1번부터 5번까지는 다 좋다. 6번부터 9번까지 제대로 갖춰져야 강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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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4년 대한야구협회는 고교야구에서 알루미늄 배트 사용을 전면 금지시켰다. 국제야구연맹에서 그 해부터 청소년급 이상의 모든 대회에서 나무 배트만을 사용키로 했기 때문. 알루미늄 배트는 가볍고 반발력이 좋다. 손목 힘만 좋다면 손쉽게 담장을 넘길 수 있다. 배트 중심에 맞아야만 장타가 나오는 나무 방망이와는 차원이 다르다.
프로 구단 스카우트들은 2004년에만 해도 나무 배트 도입을 반겼다. 알루미늄 방망이로 홈런을 펑펑 날리던 타자들이 프로에 와서 겪는 적응의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치 못한 쪽으로 흘러갔다. 나무 방망이를 쓰면서 장타가 실종됐다. 알루미늄 배트로 제대로 된 타격폼부터 정립시켜야 했다. 아마추어 때부터 갖다 대는 타격에만 집중하면서 프로 입단 후 전부 다시 가르쳐야 할 판이다.
양준혁 해설위원은 알루미늄 배트 사용에 찬성의 뜻을 밝혔다. 그는 "고교 선수들의 스윙이 너무 작아졌다. 펑펑 치려면 홈런도 쳐보고 해야 하는데 고등학교 때 나무 배트를 이기지 못한다. 요즘은 조금 나아졌지만 나무 배트 사용은 어느 정도 갖추고 해도 늦지 않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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