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플렉스'는 故설리의 죽음에 최자를 탓하고 싶었나[선미경의 연예노트]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20.09.12 04: 33

고(故) 설리의 죽음에 전 연인인 최자를 탓하고 싶었던 걸까.
MBC ‘다큐플렉스’가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고 설리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0일 방송된 ‘다큐플렉스’의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 편에서는 25살이란 어린 나이로 생을 마감한 고 설리를 둘러싼 수많은 오해와 진실에 대해 다뤄졌다. 방송 이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상황. 
이에 MBC 측은 11일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 편으로 방송 2회 만에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고 홍보했다. 방송의 거센 후폭풍을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것은 온전히 고 설리의 전 남자친구인 가수 최자의 몫이었다.

이날 방송에서 당연한 듯 최자가 언급됐기 때문. 물론 고 설리와 최자가 공개연애를 했던 만큼 두 사람 사이가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날 방송에서 언급된 것들은 악성 댓글의 화살을 최자에게 돌리는 내용이었다. 마치 고 설리의 죽음을 최자의 탓으로 돌리는 듯한 분위기의 인터뷰와 편집은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특히 ‘다큐플렉스’ 제작진은 고 설리와 최자의 커플 사진과 영상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솔함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두 사람의 공개 열애 이후 고 설리에게 쏟아진 악성 댓글까지 찾아서 삽입했다. 제작진은 도대체 무슨 의도였을까.
예상했던 대로 방송 이후 최자의 SNS는 악성 댓글로 도배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자는 앞서 고 설리가 세상을 떠났을 때에도 악성 댓글에 시달렸던 바. ‘다큐플렉스’ 방송 이후에 예상했던 대로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물론 제작진 역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상황이다.
그러나 ‘다큐플렉스’ 방송 내용만 놓고 보면 최자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세상을 떠난 이는 물론 주변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한 만큼 무엇보다 섬세한 접근이 필요했지만 제작진은 경솔함 그 자체였다. 
과연 ‘다큐플렉스’ 제작진이 고 설리를 위해서 만든 방송이 맞을까. 그녀에 대한 편견을 깨주고, 또 고인을 추모하기 위한 방송이었을까. 
오히려 이번 방송으로 인해 고 설리의 죽음에 대한 다양한 추측과 자극적인 기사만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다. 최자는 다시 악성 댓글 세례를 받으면서 고통에 시달려야 했고, 이는 고 설리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팬들에게도 최자에게도 또 다른 상처였을터. 도대체 제작진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제작진은 고 설리가 왜 불편했냐고 물었지만, 가장 불편한 건 ‘다큐플렉스’의 경솔함이었다. /seon@osen.co.kr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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