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 다녀온 뒤 '토종 ERA 1위' FA급 트레이드 장시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8.07 05: 44

이 정도면 트레이드가 아니라 FA 영입 효과를 방불케 한다.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등극한 장시환(33)의 활약이 최하위 한화의 큰 위안거리가 되고 있다. 2군에 다녀온 뒤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은 국내 투수 1위일 정도로 위력적이다.  
장시환은 6일 대전 NC전에서 6이닝 3피안타 4볼넷 2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불펜 난조로 승리를 거두진 못했지만 지난달 31일 잠실 LG전 7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에 이어 2경기 13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 
이날로 규정이닝에 진입한 장시환은 평균자책점 4.20으로 이 부문 15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투수로는 NC 구창모(1.55), SK 문승원(3.74), LG 임찬규(3.94)에 이어 4위. 우완 투수로 기준을 좁히면 세 손가락에 꼽힌다. 

한화 선발 장시환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 dreamer@osen.co.kr

시즌 첫 6경기에서 1승4패 평균자책점 7.48로 부진했던 장시환은 2군에 다녀온 뒤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지난 6월18일 1군 복귀 후 9경기 2승2패 평균자책점 2.44를 기록 중이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은 리그 전체 5위, 국내 투수로는 구창모(2.54)를 넘어 1위에 빛난다. 
6일 NC전에서 장시환의 진가가 유감없이 빛났다. 빠른 공 외에도 슬라이더, 포크볼 등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커맨드를 발휘했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6회 무사 1,2루에서 나성범을 2루 뜬공 처리한 뒤 양의지를 3루 병살타로 유도하며 실점 없이 막았다. 득점권 피안타율 1할8푼5리. 
1회말 한화 선발투수 장시환이 역투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장시환은 지난해 11월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에서 한화로 넘어왔다. 당시 한화는 20대 전도유망한 포수 지성준을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며 30대 즉시 전력감인 장시환을 데려왔다.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았지만 장시환이 결과로 평가를 바꿨다. 최근 활약은 단순 트레이드를 넘어 FA 영입 선수 같은 효과를 내고 있다. 
3승에 그치고 있지만 불펜이 5번의 승리를 날리는 불운 속에서도 꿋꿋이 호투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오랜 기간 구원으로 던진 그는 “나도 불펜을 해봤기 때문에 원망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승리가 날아가) 인상써봤자 좋은 것 없다”며 오히려 웃으려 한다. 
장시환을 트레이드로 데려온 정민철 한화 단장은 “루틴을 철저하게 지키는 선수”라고 표현했다. 선발투수로의 보직 전환 2년째로 자신이 정립한 루틴을 깨지 않고 있다. 최원호 한화 감독대행도 “팀에 어린 투수들이 많은데 보고 배울 게 많은 선수다. 항상 자신의 루틴대로 노력하는 자세로 모범이 되고 있어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칭찬했다. 
장시환, 김태균이 런다운 플레이 훈련을 마치고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워하고 있다. /jpnews@osen.co.kr
특급 성적과 모범적인 자세까지, 웬만한 FA 영입 부럽지 않은 장시환의 존재감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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