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말라깽이 노검사, NC 1위 이끄는 거포 유격수 '변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8.07 09: 09

NC가 처음 1군에 등장한 2013년, ‘노검사’라고 불린 선수가 있었다. 빼빼 마른 체구에 안경을 쓴 학구적인 외모가 ‘검사’ 이미지와 닮아 팬들이 붙여준 별명. 지금 NC를 1위로 이끌고 있는 ‘거포 유격수’ 노진혁(31)이 그 주인공이다. 
7년 전과 지금 노진혁은 다른 사람 같다. KBO 가이드북 공식 프로필 상으로 2013년 신장 181cm, 체중 72kg으로 말라깽이였던 노진혁은 현재 184cm, 80kg으로 키가 자라고 체격도 커졌다. 2014년 시즌 후 라식 수술을 받아 이제는 안경도 벗은 맨얼굴이다. 
야구 스타일도 확 달라졌다. 2013년 1군 데뷔 이후 첫 3시즌 동안 208경기를 뛴 노진혁은 4홈런에 그쳤다. 2013년 4월27일 마산 두산전에서 기록한 데뷔 첫 홈런도 담장 밖으로 넘긴 게 아니라 인사이드 파크 홈런이었다. 그랬던 노진혁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305경기에서 37홈런을 터뜨렸다. 장타율은 군입대 전 .304에서 제대 후 .460으로 대폭 상승했다. 2018년 11개로 첫 두 자릿수 홈런 고지를 밟았고, 2019년 13개로 늘린 데 이어 올해는 시즌 반환점을 막 지난 시점에서 13개로 개인 최다 타이를 세웠다. 

[사진] 2013년과 2020년 노진혁(왼쪽부터) /OSEN DB

2013년 4월27일 마산 두산전에서 그라운드 홈런으로 데뷔 첫 홈런을 기록한 노진혁 /sunday@osen.co.kr
변화의 계기는 2016~2017년 상무야구단에서 보낸 시간이었다. 노진혁은 “상무 박치왕 감독님께서 경기를 많이 뛰게 해주시며 자신감을 심어주셨다. 군생활 동안 내가 하고 싶은 타격을 원없이 해보니 어퍼 스윙이 잘 맞더라”고 돌아봤다. 입단 때부터 손목 힘이 좋은 것으로 평가된 노진혁이 어퍼 스윙을 장착하자 장타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올해는 커리어하이 시즌이다. 66경기 타율 2할8푼4리 62안타 13홈런 45타점 출루율 .361 장타율 .528 OPS .889를 기록 중이다. 최근 10경기 타율 3할4푼3리 4홈런 12타점으로 뜨겁다. 지난달 28일 사직 롯데전 7회 동점 만루포, 1일 창원 두산전 8회 추격 투런포에 이어 6일 대전 한화전은 7회 역전 스리런 홈런으로 클러치 능력을 뽐냈다. 
득점권 타율 3할4푼5리로 찬스에 강한 노진혁은 “주자가 있을 때 스스로 눈빛이 초롱초롱해지는 것을 느낀다. 주자를 홈으로 들여 보내야겠다는 마음으로 한다. 주자가 없을 때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며 남다른 승부 기질을 보였다. 2013년 첫 해 득점권 타율 2할1푼2리로 시즌 타율(.223)보다 낮았던 것을 떠올리면 놀라운 변화다. 
7회초 1사 만루 NC 노진혁이 만루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youngrae@osen.co.kr
그만큼 위상이 달라졌다. 일부 팀들은 당겨치기에 능한 노진혁에 맞춰 우측에 수비를 몰아넣는 시프트를 가동하기도 한다. 노진혁은 “솔직히 (상대가) 시프트 안 했으면 좋겠다. 안 겪어본 상황이라 당황하기도 하고, 뭔가 답답하기도 했다. 기습 번트도 생각했는데 잘 안 되더라. 정면승부로 시프트를 뚫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한다”며 “야구는 확률 싸움이다. 시프트 때문에 내 위상이 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의 위상은 지난 2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김하성(키움) 다음 가는 유격수로 올라갔다.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도 실책 3개에 불과하다. 수비율이 9할8푼8리로 200이닝 수비한 유격수 11명 중 딕슨 마차도(롯데 .991)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6회말 2사 NC 노진혁이 두산 박건우의 타구를 잡아내고 있다. /youngrae@osen.co.kr
유격수 골든글러브 후보로도 거론되는 노진혁은 “하성이가 3루로 가긴 가야 한다”는 농담을 던지며 웃은 뒤 “워낙 잘하는 유격수들이 많지만 내가 해야 할 것들을 잘하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는 말로 야심을 감추지 않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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