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vs현상유지…대권 흔들리는 NC, 불펜 보강 딜레마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08.06 14: 02

쉽게 오지 않을 대권이 눈앞에서 아른거린다. 현재 1위의 NC는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대권 기회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불펜진의 불안이 대권의 목표를 송두리채 뒤흔들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딜레마가 쌓일 수밖에 없다.
NC는 지난 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꼴찌 한화와의 경기에서 5-8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써 NC는 3연패에 빠졌고 2위 키움(45승32패)과의 승차도 3.5경기 차이로 좁혀졌다. 불과 1주일 전까지만 해도 6경기 차였던 승차가 순식간에 2.5경기가 사라졌다.
시즌 초반부터 이어져 온 NC의 독주체제는 사실상 무너졌다. 최근 3연패를 당하는 과정에서 불펜진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달 28일 사직 롯데전 9-11 끝내기 패배, 이달 1~2일 창원 두산전 역대급 불펜 혈전 끝 2연패, 그리고 한화전 6회 7실점으로 인한 역전패까지. 최근 3연패, 최근 5경기 1승4패의 과정에서 모두 불펜진이 대량실점 하면서 경기 후반 고개를 숙였다. 리그 최하위의 불펜 평균자책점 6.33의 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롯데가 극적인 승리를 가져왔다. 롯데는 2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NC와 시즌 4차전에서 5시간 혈투 끝에 11-9로 승리했다.  연장 10회말 2사 1,2루 NC 원종현이 롯데 정훈에게 끝내기 스리런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시즌 초반 연이어 접전의 경기를 어렵사리 승리로 이끌면서 쌓아온 승수, 대권을 향한 공든탑이 순식간에 무너질 위기다. 마무리 원종현이 16세이브를 기록하고 있지만 평균자책점은 5.01에 달한다. 필승조라고 불리는 박진우(3.73), 배재환(3.98), 임정호(4.63)은 평균자책점에서 드러나지 않는 불안감이 있다. 새얼굴인 송명기 역시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NC가 불펜 트레이드를 시도하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불펜 트레이드 루머의 중심에 있는 NC의 이동욱 감독은 “우리 팀 마무리 투수는 원종현이다”고 못받으며 트레이드 소문 진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현장의 상황은 위기 최고 단계다. 최하위 한화와의 맞대결이 주목받은 이유 역시 루머의 중심인 한화 마무리 정우람이 있었기 때문. 특히 5일 경기에서 NC 불펜이 리드를 못 지킨 사이 정우람은 2이닝 1실점 세이브를 올렸다. 
트레이드는 협의 대상들 간의 이해관계가 적절하게 맞아떨어져야 한다. 매물을 내놓으려는 팀은 그에 합당한 대가를 받으려고 할 것이고, 얻으려는 팀은 최소한의 대가로 원하는 매물을 얻으려고 한다. 트레이드 시도는 자주 일어나지만 이 이해관계를 충족시키지 못해 무산되는 트레이드가 부지기수다. 
NC 입장에서는 확실한 불펜 카드를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출혈이 불가피하다. 대권 도전을 이어가고 현재 순위 체계를 굳히기 위해서는 어정쩡한 카드로는 만족하기 힘들다. 그렇기에 딜레마가 발생한다. NC가 과연 확실한 불펜 퍼즐을 맞출 거물을 영입하기 위해 상대에게 내놓을 카드가 마땅히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만약 주축급 선수를 내놓게 된다면 ‘아랫돌 빼서 윗돌을 괴는’ 형식이 될 것이 뻔하다. 이럴 경우 현재의 팀 밸런스마저 흔들릴 수 있다. 불펜 보강을 위해 다른 부분을 약화시키면 결국 불균형이 생기기 마련이고 또 다른 고민에 빠지게 된다. 현상유지보다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그렇다고 NC가 상대의 현재를 포기하는 대가로 내밀 ‘유망주 패키지’가 있느냐고 한다면 그것도 아니다. 현재 NC의 주축 선수들은 창단과 함께 자리를 잡은 선수들이다. 박민우, 나성범, 노진혁, 강진성, 김태군 등이 대표적. 부족한 부분은 FA 영입과 트레이드로 채웠다. 양의지, 박석민, 이명기가 이 사례다. 창단 이후 행사한 신인 지명권을 통해 1군에 자리 잡은 선수들은 손에 꼽는다. 유망주도 마땅치 않다. 현재를 포기하는 상대팀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팀의 핵심 유망주도 카드에 포함시켜야 하는데, NC 입장에선 핵심 유망주를 카드로 선뜻 내놓기 힘들다. 지난해 5위, 올해 역시 상위권이 유력한 상황에서 NC가 가질 드래프트 하위 지명권도 그리 매력적인 카드가 아니다. 
2017년 KIA가 우승을 했을 당시 1라운더이자 손에 꼽을 좌완 유망주 이승호를 내밀며 키움에서 마무리 김세현을 얻어온 것은 그만큼 과감한 결단이었다. 그렇기에 아직까지도 회자되는 트레이드이기도 하다. 불펜진이 불안했고, 독주체제가 흔들렸던 것도 당시 KIA와 올해 NC의 공통점이다. 
위기에 빠졌고 불펜 트레이드를 꾸준히 시도하고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현상유지와 팀의 현실적인 상황으로 인해 딜레마에 빠진 것도 맞다. 그렇기에 NC가 불펜 보강을 통해 대업을 이루기 위해서는 과감한 결단력이 필요하다. 오는 15일이 마감인 트레이드 데드라인까지 NC는 어떤 행보를 보일까. /jhrae@osen.co.kr
한화는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과의 원정경기를 12-7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3회초에만 대거 6득점 빅이닝을 보내는 등 장단 18안타 12득점을 폭발했다. 18안타 12득점 모두 올 시즌 한화의 팀 최다 기록. 승리를 거둔 한화 정우람과 최재훈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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