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임생, 아마추어 보다 못한 흔들림... 3번째 촌극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20.08.06 05: 36

최상위리그 프로팀 인천이 아마추어적 행태로 촌극을 만들었다. 두 번째다. 아니 세 번째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최근 수원 삼성 지휘봉을 내려 놓은 이임생 전 감독과 협상을 펼쳤고 6일 발표를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모든 것이 백지화 됐다. 
올 시즌 인천은 K리그 1 14경기서 5무 9패 승점 5점으로 꼴찌를 전전하고 있다. 이번 시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전체 27라운드로 축소돼 운영된다. 이미 반환점을 돈 터라 인천의 마음이 급한 상황이다.

 
임완섭 전 감독과 시즌을 시작한 인천은 지난 6월 27일 임 감독이 7연패 등 성적부진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며 사령탑이 공석이 됐다. 이때 인천 구단은 투병 중인 유상철 명예감독에게 다시 지휘봉을 맡기려는 움직임을 보였으나 안팎의 반대 목소리에 빠르게 입장을 철회했다. 당시에도 촌극이 일어났다. 여론의 비난이 쏟아졌고 결국 유 명예감독 선임은 무효화 됐다. 
이후 인천은 한 달 넘게 임중용 감독대행 체제로 팀을 꾸리면서 동시에 새 감독 선임 작업을 진행해왔다. 여러 감독들이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인천 프런트 실무자들은 서정원 전 감독과 조성환 전 감독을 후보군에 올렸다. 그러나 서 감독은 수원 사퇴 때 생긴 트라우마로 인해 고사했다. 조성환 감독이 유력 후보였지만 협상을 제대로 시작하지 못했다. 
실무진 대신 구단 최고위층 인사가 직접 감독 선임에 나섰다. 실무진이 추렸던 후보군은 무효가 됐고 갑작스럽게 이임생-정해성 감독이 새로운 후보군을 구성했다. 
구단 내부에서도 생각하지 못하던 일이었다. 그런데 협상을 빠르게 진행됐다. K리그 소식통은 "이임생 감독은 구단 최고위층이 직접 선택한 인물이었다.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에서도 여러 가지 우려가 컸다. 수원을 떠난 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이 감독을 선임한다면 여러 가지 논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고 밝혔다. 
인천은 빠르게 감독 선임이 필요했다. 9월 첫째 주까지 새 감독을 선임해야 했다. 한 관계자는 "P급 라이센스 규정 때문에 9월 첫째 주까지 새 감독을 선임해야 한다. 광주만 이겼으면 이렇게 급박하게 하지 않고 성남전을 치른 뒤 (감독 선임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표이사가 나서면서 실무자들은 힘이 빠졌다. 결국 구단 최고위층의 의지대로 이임생 감독과 협상이 이뤄졌고 5일 오후 이사회와 면담이 예정됐다. 
이 감독은 이사회와 만남을 갖기 전 이천수 전력강화 실장과 짧게 만났다. 그리고 이사회와 면담도 마쳤다. 계약서 사인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이 감독은 물러났다. 
한 관계자는 "부정적인 여론 때문에 이 감독이 부담을 느꼈고 마지막 고민 끝에 인천과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있다"고 설명했다. 
여러 가지 소문도 나오고 있다. 계약내용 중 2부로 강등될 경우 감독직을 그만둘 수 있다는 논란도 일어났다. 하지만 현재 정확하게 확인된 부분은 아니다. 계약이 최종적으로 체결되지 않았고 외부로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외부 여론에 대해 굉장히 민감하다. 2014년 인천과 계약을 최종적으로 체결하지 않았을 때도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다. 가정적인 문제가 컸다. 그리고 전임 감독의 논란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출발부터 문제였다. 
하위권을 전전하던 팀에서 사퇴한 사령탑이 한 달도 되지 않아 다른 팀 지휘봉을 잡게 되는 것에 대해 축구계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그런데 이 감독은 뒤늦게 여론이 흔들리는 것을 알았다. 외부에서 조언해 줄 사람이 없는 것이 문제였다. 
결국 이임생 감독의 인천 부임은 해프닝으로 끝나게 됐다. 프로페셔널의 일처리라고 보기에는 최악의 행보였다. 팀이 꼴찌를 전전하는 이유는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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