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선물' 받았던 모란, MLB 홈런 1위 질주 '폭풍 성장'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8.03 05: 02

지난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강정호(33)와 주전 경쟁을 했던 내야수 콜린 모란(28)이 올 시즌 메이저리그 홈런 단독 1위로 뛰어올랐다. 
모란은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컵스전에서 9회 추격의 투런포를 때렸다. 시즌 5호 홈런. 개막 8경기 만에 홈런 5개를 폭발한 모란은 이 부문 메이저리그 전체 단독 1위를 질주 중이다. 
시즌 초반이지만 인상적인 홈런 페이스다. 모란은 풀타임 빅리거가 된 지난 2018년 144경기 11홈런, 지난해 149경기 13홈런을 기록했다. 시즌 5홈런까지 2018년 58경기, 2019년 54경기가 걸렸다. 

피츠버그 강정호와 동료 콜린 모란(왼쪽)이 더그아웃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dreamer@osen.co.kr

올해는 개막 3번째 경기였던 지난달 27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 마수걸이 홈런을 시작으로 28일 밀워키 브루어스전 멀티 홈런에 이어 29일 밀워키전까지 3경기 연속 홈런을 가동했다. 시즌 전체 성적은 28타수 9안타 타율 3할2푼1리 9안타 5홈런 7타점 장타율 .893 OPS 1.260. 홈런과 장타율 모두 전체 1위에 빛난다. 
‘MLB.com’에 따르면 모란은 비시즌 동안 타격 메커니즘에 변화를 줬다. 레그킥을 줄이고 토탭으로 폼을 바꿨고, 더욱 공격적으로 임하고 있다. 모란은 “그동안 안 되는 것을 많이 해봤다. 실수를 통해 정립할 수 있었다. 지금 잘되는 것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모란은 지난해 강정호와 피츠버그 주전 3루수 경쟁을 했던 선수다. 당시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은 시즌 초반 강정호를 주전 3루수로 기용하며 모란을 2루수, 1루수, 외야수 등 여러 포지션을 돌려가며 썼다. 그만큼 가능성 있는 유망주로 강정호와 공존을 위해 애썼다. 
경기에 앞서 콜린 모란이 강정호에게 선물 받은 한글 이름이 적힌 글러브를 들고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 soul1014@osen.co.kr
메이저리그 생존을 위해 사활을 걸어야 했던 강정호도 선배로서 경쟁자 모란을 특별히 아꼈다. 시즌 초반 모란이 수비 실책을 범하자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당시 강정호는 “나보다 어린 선수이고, 아직 경험이 많지 않다. (내가 가진 것을) 최대한 알려주려 한다”고 애정을 보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5월에는 ‘콜린 모란’이란 이름을 한글로 새긴 자신의 글러브를 선물하기도 했다. 당시 모란은 “글러브가 아주 마음에 든다. 하나 가지고 싶다고 말했는데 강정호가 곧바로 선물해줬다”며 고마워했다. 
강정호가 부진 끝에 시즌 중 피츠버그에서 방출됐고, 모란은 주전 3루수로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 지난해 149경기에서 타율 2할7푼7리 129안타 13홈런 70타점 OPS .751을 기록했다. 올 시즌은 초반부터 리그 정상급 활약을 보이며 특급 유망주 잠재력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우투좌타 코너 내야수 모란은 지난 2013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마이애미 말린스에 상위 지명됐다. 2014년 트레이드 마감시한 때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옮겼고, 2016년 빅리그 데뷔했다. 이어 2018년 1월 피츠버그가 에이스 투수 게릿 콜을 휴스턴에 넘기며 받아온 4명의 선수 중 핵심이었다. 
피츠버그 콜린 모란. /dreamer@osen.co.kr
게릿 콜의 유산이자 강정호의 경쟁자였던 모란의 잠재력이 이제 꽃 피우기 시작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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