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슨 투구폼 논란' 왜? 심판이 5회에서야 지적한 이유 [오!쎈 인천]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0.07.28 22: 15

LG 외국인 투수 윌슨이 경기 도중 심판진으로부터 투구폼을 지적받았다. 보크 등 기만행위가 될 수 있다고 지적받은 것. 그런데 심판진은 5회에서야 이를 지적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이에 항의하느라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2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LG-SK전. 2-10으로 뒤진 SK의 5회말 공격, 선두타자 최지훈이 타석에 들어섰다. 윌슨이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진 후, 이영재 2루심과 구명환 구심이 마운드로 올라가 LG측 통역을 통해 윌슨에게 이야기했다.  
이영재 2루심과 구명환 구심은 윌슨의 셋포지션 투구폼을 지적했다. 그러자 류중일 감독이 덕아웃에서 나와 심판과 한참 이야기했다. 심판진은 윌슨이 셋포지션에서 멈춤 동작 후 공을 던지기 직전 두 발을 살짝 움직이는 것을 언급했다. 류 감독은 윌슨의 평소 투구 습관이라고 설명했다. 윌슨은 주자가 없을 때도 셋포지션으로 던지고, 투구 직전에 양 다리를 살짝 움직인다. 루틴이다. 

5회말 무사 선두타자로 나선 SK 최지훈 타석 때 구명환 주심이 LG 선발 윌슨의 투구 동작에 관해 지적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류 감독은 답답한 표정을 연신 지었다. 1회부터 똑같은 투구폼이었고, 윌슨은 KBO리그 3년차 투수다. 지금까지 같은 폼으로 던져왔는데, 이날 5회에서야 투구폼을 지적받자 이해하기 어렵다는 표정이었다. 
심판의 설명과 류 감독의 항의 후 경기가 다시 재개됐고, 윌슨이 2구째 볼을 던지자 또 구명환 구심이 마운드로 올라갔다. 그는 직접 윌슨의 투구폼을 재현했다. 셋포지션에서 멈춘 후, 왼발과 오른발을 한 차례씩 살짝 굽히고 던지는 몸을 보여주면서 '그렇게 하지 말라'는 손짓을 했다. 바로 왼발을 내딛으면서 던져라고 자세를 보여줬다. 
이후 윌슨은 구심의 언급한 동작으로 공을 던졌다. 갑자기 바뀐 투구폼으로 윌슨은 최지훈 상대로 볼 3개를 연속으로 던져 볼넷을 내줬다. 윌슨은 다소 불만스런 표정을 짓기도 했다. 1사 후 최정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고 실점했다. 우익수 이형종이 잡기 직전 라이트 불빛에 공을 놓쳤다. 이후 로맥, 한동민을 범타로 처리했다. 
윌슨은 5회까지 94구를 던지며 5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다. 10-3으로 크게 앞선 6회 불펜 최성훈으로 교체됐다. 
KBO 심판위원회는 이날 상황에 대해 "윌슨의 투구폼은 지난 21일 KT전에서 이강철 감독이 항의했던 내용이다. 심판위원회에서도 규칙 위반을 인지했으나,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해당 동작 용인한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강철 감독이 규칙대로 하라고 어필했다. 그래서 윌슨과 LG 수석코치에게 규칙을 엄격하게 적용하겠다고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도 윌슨은 이전과 같은 투구를 했다. 심판진은 "경기 초반 이영재 심판이 서너차례 LG 코치를 통해 전달했으나 윌슨이 투구폼을 고치지 않아, 5회 경기를 중단시키고 윌슨에게 설명했다"고 추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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