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가 할아버지래요" 정상호, 나이 지우고 경쟁력 증명 [잠실 톡톡]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20.07.26 09: 02

“호세(페르난데스)가 할아버지라고 하는데….”
두산은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팀 간 11차전에서 7-3으로 승리했다. 두산은 전날 1-8 패배를 설욕하고 선두 NC 다이노스(44승 2무 20패)에 이어 두 번째로 40승 고지를 밟았다.
포수 정상호(38)의 활약이 빛났다. 주전 포수로 나섰던 박세혁이 23일 무릎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뒤 정상호가 선발 출장을 하며 안방을 지켰다.

4회말 1사에서 두산 정상호가 2루타를 날리고 타임을 외치고 있다. /jpnews@osen.co.kr

정상호는 경험을 앞세워 젊은 투수들을 이끌었고, 이날 경기에서도 최원준(5이닝 1실점)-이현승(1이닝 무실점)-채지선(⅓이닝 2실점)-홍건희(1⅔이닝 무실점)-함덕주(1이닝 무실점)과 호흡을 맞추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타석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0-1로 지고 있던 2회말 두산은 선두타자 김재환의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기세를 몰아 두산은 최주환, 오재원의 안타 뒤 정수빈의 2타점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고, 이어 정상호가 정수빈을 불러들이는 안타를 때려냈다. 정상호는 이후 오재일의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았다. 4회에는 2루타를 때려내면서 타격감을 뽐냈다.
경기를 마친 뒤 정상호는 “팀이 이겨서 기분 좋다. 운이 좋게 안타가 나왔다”라며 “두산에 있는 이유는 팀을 이기게 하기 위함이다. 지금은 공격보다는 수비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 투수들이 힘을 내서 잘 막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경기 전까지 LG를 상대로 3경기 나와 3할7푼5리(8타수 3안타) 1득점 1타점으로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정상호는 2016년부터 4년 간 LG에서 뛰었다. LG전에 강한 모습이 이어간 그는 "특별히 이유는 없다. 안타를 많이 못 치다보니 오히려 부각되는 것 같다. 수비가 항상 먼저라고 생각한다"라며 "지금은 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자체가 좋다"고 강조했다.
두산은 지난해 LG에서 방출 당한 정상호를 영입할 당시 젋은 투수 및 포수에게 부족한 경험을 전달하고 노하우를 전수받기를 기대했다. 정상호 역시 자신의 역할을 잘 알고 있었다. 스프링캠프부터 아낌없이 느꼈던 부분을 전달했다.
퓨처스리그에 있었을 때에도 후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 지난 1일부터 18일까지 정상호는 왼무릎 타박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2군에서 몸을 만들었다. 정상호 스스로도 재정비의 시간이었지만, 2군에 있는 포수들에게 정상호는 좋은 교과서였다.
‘플레잉코치 역할을 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에 정상호는 "내 이야기가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린 선수들에게는 자신있게 하라고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라며 "호세가 나를 보고 할아버지라고 한다. 나보다 나이 많은 선배도 계시는데, 아직 (뛰어도) 괜찮다"고 웃었다.
KBO리그는 26일부터 관중입장을 허용했다. 그동안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렀던 만큼, 정상호는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팬들과의 만남을 기대했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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