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붕괴' 한화, 채드벨 구원 전환 검토..."쉽지 않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7.08 08: 22

2년차 외국인 투수 채드벨(31)의 부진이 오래 가면서 한화의 고민도 점점 깊어진다. 불펜이 무너진 상황에서 최원호 감독대행은 채드벨의 구원 전환도 고려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채드벨은 지난해 29경기에서 177⅓이닝을 던지며 11승10패 평균자책점 3.50으로 활약하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특히 후반기 9경기에서 6승1패 평균자책점 2.58로 위력을 과시하며 2년차 시즌에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시즌 전 연습경기에서 팔꿈치 염좌를 호소한 뒤 전열에서 이탈했고, 1군 복귀 후 좀처럼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8경기에서 승리 없이 6패만 안으며 평균자책점 7.96. 부상 후유증인지 제구가 흔들리고, 투구 패턴도 단조로워졌다. 총 37⅓이닝으로 경기당 평균 4⅔이닝 소화에 그치는 등 외국인 투수로는 낙제에 가까운 성적이다. 

한화 채드벨이 역투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한화로선 남은 시즌 채드벨을 안고 갈 수밖에 없다. 부진에 빠졌던 타자 제라드 호잉을 브랜든 반즈로 바꾸면서 교체 카드를 한 장 소모했다. 10위로 처진 가운데 시즌이 중반으로 향하면서 대체 선수 구하기도 쉽지 않다. 가뜩이나 코로나 사태로 더 어려워졌다. 어떻게든 채드벨을 살려 써야 하는 상황이다.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6회말 1사 1루 한화 채드벨이 강판되고 있다. /youngrae@osen.co.kr
최원호 감독대행도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불펜 전환이다. 좌완으로 여전히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5km까지 나오는 채드벨이라면 짧은 이닝, 힘을 압축해서 쓰는 것도 방법이다. 불펜이 무너진 한화로선 충분히 검토해 볼 만하다. 한화는 올 시즌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가장 많은 4번의 패배를 당했다. 불펜 불안 속에 7회 리드시 승률(14승4패 .778)도 리그에서 가장 낮다. 
최원호 대행도 채드벨의 불펜 전환을 고민해보지 않은 건 아니다. 다만 데이터상 구원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왔다. 최원호 대행은 “채드벨의 불펜 전환을 생각 안 해본 것은 아니다. 하지만 20구 단위로 구간을 끊어 데이터를 보면 40~60구 구간이 좋고, 1~30구 성적이 가장 안 좋다. 이 구간에 정타 바율도 높다. 뒤가 안 좋고 앞이 좋으면 보직 변경도 괜찮지만 데이터상으로 채드벨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 시즌 채드벨은 1~15구 피안타율 3할7푼5리, 16~30구 피안타율 3할로 좋지 않다. 성적이 좋았던 지난해에도 1~15구 피안타율이 3할4푼6리로 가장 높았다. 대체로 몸이 늦게 풀리는 스타일이다. 상황에 따라 1점도 주지 않아야 할 긴박한 시점에 나와야 할 구원투수로는 적합하지 않다. 
한화로선 채드벨 활용법을 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매한 상황이다. 최원호 대행은 “어떤 역할을 하게 할지 계속 구상 중이다. 선발로 간다면 투구수를 어떻게 관리하는 게 나을지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