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이 변해도…롯데의 이대호? 이대호의 롯데! [오!쎈 창원]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07.01 11: 02

세월이 변해도 여전히 ‘조선의 4번 타자’다. 롯데는 이대호의 팀, 그리고 이대호의 활약에 좌우되는 롯데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 한 판이었다.
롯데는 지난달 30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리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연장 11회 난타전 끝에 10-8로 승리를 거뒀다. 
양 팀 합쳐 18점이 났고 26안타 6홈런을 주고 받았다. 그리고 총 19명(롯데 11명, NC 8명)의 투수를 쏟아붓는 대혈투였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종결지은 것은 이대호였다. 이대호는 이날 1회 좌전 안타, 3-4로 뒤진 7회초 역전 스리런 홈런, 그리고 8-8 동점에서 맞이한 연장 11회초, 결승 투런포를 터뜨렸다. 6타수 3안타(2홈런) 5타점 경기. 올 시즌 첫 멀티 홈런 경기였고, 지난 2018년 9월 20일 사직 KT전(6타점) 이후 첫 5타점 이상 경기를 치러냈다. 

연장 11회초 무사 1루 롯데 이대호가 좌월 2점홈런을 날린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 rumi@osen.co.kr

김태균(한화), 정근우(LG) 등 한때 리그와 한국 야구의 중흥기를 이끌었던 황금세대들이 쇠락의 길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대호는 세월을 역행하면서 올 시즌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20대 중후반, 30대 초반의 전성기 타자들 못지 않은 기록들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팀이 치른 46경기 모두 4번 타자로 출장해 타율 3할1푼2리(173타수 54안타) 9홈런 37타점 OPS 0.915, 득점권 타율 3할8푼 등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이제 홈런 1개만 더 때려내면 지난 2004년부터 올해까지 12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내게 된다. 역대 9번째 기록이다. 2012년부터 2019년까지 해외 진출 기간을 빼고도 이대호는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는 올 시즌이다. 그리고 이대호는 대체불가의 존재라는 것을 다시 확인시켜주고 있다.
한때 ‘이대호와 여덟 난장이’ 시절이 있기도 했다. 그만큼 이대호가 팀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은 팀의 존재와도 맞먹었다. 2006년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했고 2010년에는 타격 7관왕 등을 차지하면서 롯데 타선을 이끌고 대표하는 얼굴이었다. 한국에서 최전성기를 맞이하려는 시점, 이대호는 일본 무대로 떠났고 일본마저 평정했다. 한국에서는 맛보지 못했던 우승까지 경험했다. 그리고 미국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했다. 스프링캠프 초청권이 포함된 스플릿 계약으로 불확실한 신분으로 도전했고 결국 메이저리그에서도 나름대로 족적을 남기고 2017년 롯데로 귀환했다.
달라진 것은 없었다. 이대호가 한국에 있던 시절의 손아섭, 전준우는 모두 팀 내의 핵심 타자로 성장했다. 여기에 프리에이전트 계약을 통해 민병헌이 2018년 시즌에 합류했고 올해는 국가대표 2루수 안치홍까지 합류했다. 하지만 2017년 이후 언제나 팀 내 최고의 생산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리고 경기의 스타가 되는 빈도는 이대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국 복귀 이후 결승타만 44개다.
강산이 변한다는 약 10년의 세월의 지나고도 이대호는 여전히 이대호다. 에이징커브에 대한 걱정과 편견을 모두 깨부순 이대호이고 그의 슈퍼스타 본능은 세월이 변해도 여전히 빛나고 있다. 롯데의 이대호보다는 이대호의 롯데라는 말이 여전히 어울리는 현재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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