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부활하는 손아섭, 장타 욕심 버리니 날개돋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06.30 15: 03

조용히 부활하고 있다. 롯데 손아섭은 그동안 자신의 ‘로망’이자 ‘숙원’과도 같았던 홈런에 대한 욕심을 버렸다. 그리고 부활을 위한 날개를 달았다.
강진성(NC), 멜 로하스 주니어(KT), 이정후(키움),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두산) 등이 올 시즌 득세를 하고 있는 타격 기록 부문이다. 신예와 혜성, 외국인 타자 등으로 분류할 수 있는 타격 판도지만 ‘원조 강자’의 부활도 눈부시다. 손아섭은 지난해 풀타임 시즌 이후 가장 아쉬운 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마음을 독하게 먹고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올 시즌 손아섭은 타율 3할4푼5리(174타수 60안타) 3홈런 28타점 35득점 OPS 0.898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타율과 최다안타 전체 5위, 득점과 2루타 부문 공동 6위를 질주하고 있다. 컨택과 선구안을 과시하며 생산력을 되찾았다. 올해 롯데 타자 중 이대호, 전준우 등을 제치고 가장 좋은 생산력을 선보이는 타자다.

2017~2018년 2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하며 장타력에서도 탄력을 받는 듯 했지만 지난해 저반발 공인구의 영향과 함께 타율 2할9푼5리 10홈런 OPS 0.760의 기록으로 성적이 급락했다. 
비시즌 고민을 거듭하면서 손아섭은 자신이 가장 잘 했던 시즌으로 돌아가기를 원했고 시행착오 끝에 개막 이후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장타의 욕심을 버렸다. 컨택 위주의 타격으로 돌아왔다. 그러자 다른 부문의 기록이 올라갔다. 
컨택 뿐만이 아니라 타석에서의 집중력, 선구안도 높아진 상황. 볼넷 25개를 얻어내는 동안 삼진은 17개 밖에 당하지 않았다. 통산 볼넷 703개, 삼진 963개로 볼넷/삼진 비율이 0.73으로 1이 안됐지만 올 시즌에는 1.47개로 출루 능력까지 개선했다. 출루율 4할2푼1리 역시 리그 5위에 해당한다. 5월에는 19볼넷 8삼진을 기록했고 6월에는 6볼넷 9삼진으로 수치가 다소 떨어졌지만 5월에 얻어낸 볼넷들을 모두 안타들로 상쇄하고 있다. 
무엇보다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두 달 동안 시즌을 치르면서 특별한 슬럼프가 없었다. 팀이 치른 45경기에 모두 출장했지만 안타를 때려내지 못한 경기는 불과 7경기에 불과하다. 멀티 히트 경기도 18경기로 앞서 언급했던 리그 타격 부문을 진두지휘하는 선수들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다. 멀티 히트 부문 리그 공동 5위다. 5월 타율 3할1리 OPS 0.796에 그쳤지만 6월 들어서 타율 3할8푼5리 OPS 0.989의 뜨거운 생산능력을 보여줬다.
올해 손아섭은 “홈런 숫자에 대해서는 전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그만큼 장타에 대한 욕심을 사실상 버렸다. 다만 정확한 컨택으로 2루타 등으로 팀의 득점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더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올 시즌 롯데 타선은 사실상 손아섭이 이끌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 손아섭이 되찾은 날개가 롯데의 타선을 다시금 이끌어갈 수 있을까.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