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채색이고파요"...'꼰대인턴' 박해진, 밝힌 #꼰대 #연기변신 [인터뷰 종합]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0.06.30 13: 52

스릴러에서 선굵은 연기를 보여주더니 이번엔 코믹까지 소화했다. '꼰대인턴'에서 열연한 배우 박해진의 이야기다. 탁한 색깔을 넘어 맑은 무채색을 꿈꾸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박해진은 30일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종영을 앞둔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꼰대인턴'은 최악의 꼰대 부장을 부하직원으로 맞게 된 남자의 통쾌한 갑을체인지 복수극이자 시니어 인턴의 잔혹 일터 사수기를 그린 코믹 오피스 드라마다. 7월 1일 밤 9시 30분에 방송되는 24회를 끝으로 종영한다. 이 가운데 박해진은 주인공 가열찬 역으로 열연했다.
1시간 기준 16부작이 보편적인 미니시리즈와 달리 '꼰대인턴'은 12회로 마무리했다. 이에 박해진은 작품의 종영에 대해 "섭섭하다"고 아쉬움을 가장 먼저 표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작품 제목과 달리 '꼰대인턴'은 '꼰대' 한 명 없는 웃음 넘치는 작품이었기 때문. 실제 박해진은 마지막 촬영 당시 울컥해 눈물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그는 함께 호흡한 이만식 역의 김응수, 남궁준수 역의 박기웅, 이태리 역의 한지은 등은 물론 특별출연한 코미디언 정성호, 트로트 가수 영탁, 방송인 장성규 등과의 호흡까지도 극찬했다. 
마무리는 훈훈하지만 준비 단계에서 '꼰대인턴'은 박해진에게 기대보다 걱정을 안겨준 작품이기도 했다. 처음으로 코믹 연기로 주연을 맡은 작품이었기 때문. "기대라기 보단 걱정이 컸다"고 밝힌 박해진은 "코믹 연기를 하시는 분들은 정말 대단하고 잘하신다는 걸 느꼈다. 사실 코믹이라는 게 처음은 아니다. 그런 부분을 조금씩은 보여드렸지만 제 어떤 모습을 시청자 분들이 공감하고 좋아해주시는지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제가 억지로 웃기려고 하는 것보다 상황에 조금 더 빠져서 집중하고 제 스스로 웃기기 보다 이런 것들이 재미있게 표현된 것 같다. 그 얘기에 대한 반응과 웃기려고 하는 장면 보다 필요 이상으로 진지해서 웃기는 장면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며 자평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박해진은 "다른 어떤 것보다 연기에 대한 칭찬이 듣기 좋았다. '열찬이에 딱이다. 잘 어울린다. 선배님과도 잘어울린다'처럼 연기적으로 길게 써주시는 분들이 많더라. 매 장면 어떤 연기를 했고, 그런 것도 감사하게 읽으면서 저한테 도움이 많이 된다. 실제로 표현하지 않은 것 놓친 것도 저도 모르게 나온 것들을 매 컷 찾아서 짤까지 더해서 보여주신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나는 별 의미 없이 한 행동인데 이런 의미까지 부여해서 써주시는 것에 대해서 연기할 때 더 신중해야겠다는 생각 플러스, 의도치 않은 상황에서도 연기하고 있었다는 걸 느끼게 된다"고 털어놨다.
나아가 그는 "계산된 연기 이외에도 카메라가 돌아가느 상황에서도 나도모르는 연기를 하고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대견함"을 느꼈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실제 그는 최근 전작인 '포레스트'에 이어 곧바로 '꼰대인턴'을 선보이며 이후 빠르게 차기작 '크라임퍼즐'까지 확정하며 쉴 틈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목표는 특별히 없다"는 그는 "목표를 세우고 이루지 못했을 때의 상실감이 커서 목표를 세우진 않았다"며 "원동력은 가족 아닐까 싶다"고 웃었다. 또한 "연기변신이다라는 단어가 저한테 어울리진 않는 것 같다. 연기변신이라는 건 정확하게 내 색깔이 구축된 다음에 해도 늦지 않는 것 같다. 극 중 싸이코패스를 했던, 국정원 요원을 했건 중요한 게 아니다. 캐릭터가 바뀌는 게 연기변신이 아니다. 완벽하게 제 색깔을 구축한 다음에 해도 늦지 않는 것 같다. 아직까지 제 색깔을 찾아가는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그는 "제 색깔은 무채색이었으면 한다. 자기만의 색깔이 뚜렷한 분들이 있는데 그런 분의 장점은 이걸 딱 누구!라고 생각할 반면 저한테는 '어디다 끼워놔도 어색함 없이 이질감 없이 이런 것도 되네?'하는 색깔이 뚜렷하지 않은 배우. 제 색깔을 억지로 찾아나가려고 하진 않는다. 그런데 조금 맑았으면 좋겠다. 제가 볼땐 지금 제 색은 아직 탁하다. 이번에는 되게 밝은 역할을 하셨다는 질문과 대답이 많았다. 어두운 역할을 많이 했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 라이트한 느낌을 보여줄 필요를 느끼기도 했다. 실제로 그런 연기 하면 힘들다.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는 것도 힘들고, 연기 내내 악몽에 시달리기도 하고 잠을 못자기도 하고 맘이 무겁기도 하고, 예민하기도 하다. 그런 것들을 내려놓을 수 있어서 좋았다. 부담은 있다. 주연으로 책임감은 분명하게 있지만, '꼰대인턴'은 어떤 표현에 있어서는 자유롭고 편안하게 할 수 있어서 그런 심적 부담을 많이 덜 수 있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 monamie@osen.co.kr
[사진] 마운틴부므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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