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회 어필에 투구폼 바꾼 이영준, 오히려 반등 계기됐다 [오!쎈 고척]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0.06.29 07: 02

키움 히어로즈 이영준(29)이 새로운 투구폼으로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이영준은 지난 17일과 18일 롯데 자이언츠전에 연달아 등판했다. 투구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2경기에서 1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고 홀드도 하나 챙겼다. 하지만 2경기에서 모두 투구 도중 허문회 감독이 심판진에 투구폼에 대해 어필하는 장면이 나왔다.
문제가 된 것은 이영준의 투구 습관이었다. 이영준은 투구를 하기 전에 투구판을 밟고 있는 왼쪽 발을 살짝 들었다가 던지는 폼을 가지고 있었다. 허문회 감독은 이 부분이 기만행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지만 심판진은 2경기에서 모두 허문회 감독의 어필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키움 이영준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rumi@osen.co.kr

손혁 감독은 당시 “이영준이 그런 폼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계속 그 투구폼으로 공을 던져왔고 일관성 있는 투구폼으로 인정받았다. 만약 문제가 있다면 심판진에서 먼저 보크를 선언했을 것”이라며 이영준을 감쌌다. 
하지만 이영준은 허문회 감독의 어필 이후 왼쪽 발을 움직이지 않는 폼으로 투구폼을 교정했다. 이영준은 “당시 어필 상황에서는 어쨌든 내 폼으로 던져야하니까 신경쓰지 않았다. 아마추어 때부터 그 폼으로 던져왔다. 그렇지만 이후 에 잘 고쳐서 던져야한다고 생각했다. 작년에 감독님이 이 부분을 지적하기도 하셨다. 그러다 이번에 어필이 들어와서 고치기로 마음 먹었다”고 투구폼을 바꾼 이유를 밝혔다.
투구폼 수정은 어떤 의미에서는 이영준에게 전화위복이 됐다. 투구폼을 바꾼 이후 좋은 투구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5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필승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영준은 “아직까지는 새로운 투구폼에 만족하고 있다. 처음에는 많이 불편해서 연습을 많이 했다. 아직 연습을 하고 있는데 완전히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서 “확실히 발을 박아놓고 던지니까 폼도 안흔들리고 공도 안정적으로 잘 가는 것 같다. 폼을 바꾼 뒤로 성적도 잘나오고 제구도 잘된다”면서 새로움 폼이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손혁 감독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이영준이 필승조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가 타이트하게 진행되는 포스트시즌에서는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강속구를 던지는 좌완투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영준은 자연적으로 커터처럼 움직이는 직구를 던진다. 새로 바꾼 폼으로도 최고 구속이 140km 중반대까지 찍히고 있다. 손혁 감독은 “사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의 폼은 건들기가 부담스럽다. 이영준이 먼저 투구폼을 바꾸려는 의지를 보여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시즌 초반 부진을 이겨내고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는 이영준은 팬들에게 믿음을 주는 필승조를 꿈꾸고 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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