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0→8대9 대역전패의 교훈…박세웅, “고집을 버렸다” [오!쎈 부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06.29 05: 12

“고집을 버렸다.”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은 지난 28일 사직 삼성전에서 6이닝 68구 4피안타(1피홈런) 무4사구 2탈삼진 3실점 역투를 펼치며 7-3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박세웅은 시즌 2승 째를 따냈다. 
이날 박세웅은 최고 147km의 패스트볼(25개)을 구사했고 커브(19개), 슬라이더(11개), 포크볼(10개) 등을 구사하면서 경기를 풀어갔다. 하지만 이전 등판과 달라진 점이라면 구속을 이전보다 떨어뜨리면서 완급조절을 펼쳤다는 점. 패스트볼을 비롯한 모든 구종들의 전체적인 구속대가 줄었다. 하지만 몸에 힘을 뺀 결과 제구가 정교해졌다. 볼넷은 없었고 스트라이크도 51개나 잡을 정도였다. 자연스럽게 공격적인 피칭의 결과가 만들어졌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올 시즌 박세웅은 시즌을 준비하면서 구속이 모두 상승했다. 패스트볼은 150km에 육박했고 140km까지 찍은 고속 슬라이더를 완성했다. 커브는 120km 초반대까지 찍으면서 파워 커브를 연상하게 했다. 포크볼 구위 역시 대단했다. 하지만 구속과 구위에 대한 자신감은 시즌에 돌입해서는 결과적으로 독이 됐다. 강한 구위로 윽박지르려고 하다보니 되려 제구가 되지 않았고 타자들도 강하게 맞부딪히면서 난타를 당하곤 했다. 
여전히 자신의 구위를 믿고 있었고 이를 마운드 위에서 내뿜어보려고 했다. 하지만 앞선 등판이던 지난 19일 수원 KT전의 결과는 박세웅의 생각을 바꿔놓았다. 고집을 스스로 꺾었고 욕심을 내려놓는 깨달음을 얻게 됐다.
당시 롯데 타선은 1회에만 홈런 3방을 터뜨리는 등 7점을 냈고, 초반 8-0의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박세웅은 야금야금 KT에 추격을 허용했다. 5이닝 동안 9피안타(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면서 KT에 분위기를 내줬다. 결국 KT의 타선은 불붙었고 박세웅이 내려간 뒤 8-8 동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연장 끝에 8-9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8점차 대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박세웅의 만족스럽지 않은 투구도 대역전패의 이유 중 하나였다. 박세웅 스스로에게도 마음의 짐이 남아있을 경기였다.
박세웅은 당시를 되돌아보면서 “너무 강하게 던지려고 하면서 헛스윙만 하게끔 던지려고 했다. 8점의 리드가 있었고 차라리 홈런 한 방을 맞아도 된다는 생각으로 던졌으면 됐는데 도리어 1점 씩 점수를 내줬던 것 같다”고 전했다.
자신의 고집에서 비롯된 결과였다고 반성했다. 그는 “지난 등판에서는 강하게 던지려고 하는 고집 때문에 안 좋은 결과가 있었다. 힘이 들어가서 제구도 안됐고 타자들의 타이밍도 맞았다”면서 “오늘은 앞선 등판에서의 고집을 버리고 던졌다. 완급조절을 하려고 했고 공격적인 피칭을 펼치려고 한 것이 6이닝 3실점이라도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가 앞으로 박세웅이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호투를 이어가게 만들 일종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는 경기였다. 그는 “가볍게 던지는 공이라도 자신감 있게 던졌다. 두려움이 있었다면 이렇게 던지지 못했을 것이다”며 “앞으로도 이런 부분들을 준비하면서 꾸준하게 기복 없이 던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강한 공이 정답’이라는 고집을 버린 박세웅의 남은 시즌은 과연 어떤 성적으로 연결될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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