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염 감독님, 내게 은인…쾌차하시길" 허도환 울컥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6.28 10: 07

“저한테 은인이나 다름없는데…”. 
KT 포수 허도환(36)은 27일 대전 한화전에서 2안타 2타점 깜짝 맹타를 휘두르며 모처럼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KT 이적 후 처음으로 타점과 결승타를 뽑아낸 의미 있는 날이지만 마냥 기뻐하지 않았다. 심신 쇠약 증세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한 염경엽(52) SK 감독 생각에 그만 목이 메었다. 
이날 경기에 대한 인터뷰를 마칠 무렵 허도환은 “염경엽 감독님이 빨리 쾌차하시길 바란다는 말을 꼭 써달라”며 “내 야구 인생에서 가장 오래 함께한 분이 염 감독님이다. 프로에 와서 염 감독님께 많은 것을 배웠고, 지금도 가장 존경하는 분이다. 갑자기 쓰러지셔서 마음이 너무나 아프다”고 말했다. 

[사진] 2013년 넥센 시절 허도환(왼쪽)과 염경엽 감독 /OSEN DB

염 감독은 지난 25일 문학 두산전 더블헤더 1차전 경기 중 덕아웃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병원에 이송된 염 감독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심신이 매우 쇠약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에 입원한 염 감독은 다행히 의식 회복했지만 안정이 필요하다는 소견에 따라 29일 추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이 소식을 접한 허도환도 깜짝 놀랐다. 지난 주중 SK와 인천 3연전 때 경기 전 염 감독을 찾았던 허도환은 “그때만 해도 감독님과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으신 줄 몰랐다”며 “지금은 감독님과 직접 연락이 안 되는 것 같다. 괜찮아지시면 병원에 가서 찾아뵈려 한다”고 말했다. 
2회초 2사 2루에서 KT 허도환이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박기혁 코치와 주먹을 맞대고 있다.  /jpnews@osen.co.kr
허도환은 지난 2013~2015년 넥센(현 키움)에서 염 감독과 인연을 맺었다. 2015년 4월 한화로 트레이드되면서 잠시 떨어졌지만 2017년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염 감독이 단장을 맡은 SK의 지명을 받아 한 팀에서 다시 만났다. 2019년 SK 지휘봉을 잡고 현장 복귀한 염 감독과 감독-선수로 1년을 같이 더했다. 
허도환은 “넥센과 SK, 2개 팀에서 염 감독님과 같이 지냈다. 염 감독님께 야구를 배우면서 좋은 시간을 많이 보냈다. (지난해 시즌 후) KT로 트레이드 될 때도 염 감독님이 더 많은 경기에 뛸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신 것이다. 저한테 여러모로 은인이나 다름없는 분인데…마음이 진짜 아프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SK 염경엽 감독 /jpnews@osen.co.kr
염 감독의 배려 속에 KT로 팀을 옮긴 허도환은 올 시즌 1군 7경기만 뛰었지만 12타수 6안타 타율 5할 2타점 2볼넷으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두산, 넥센, 한화, SK를 거쳐 현재 KT까지 5개 팀을 거친 그는 “매년 올해가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뛰다 보니 운 좋게 여기까지 왔다”며 “염 감독님 도움이 컸다. 감독님이 빨리 쾌차하시길 바란다. 다시 야구장에서 즐겁게 뵀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소망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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