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보면 희극이던 경인더비, 실상은 승패로 운명 갈린 비극 [오!쎈 서울]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0.06.28 05: 48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란 말’이 있다. 이번 경인 더비 역시 마찬가지였다.
FC 서울은 27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하나원큐 K리그1 9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서 윤주태의 천금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서울은 5연패서 벗어나 승점 9점(3승 6패)으로 바닥에서 벗어났다. 반면 인천은 7연패로 승점 2(2무 7패)에 머무르며 꼴지 자리를 굳혔다.

강등권 대전에서 승리한 것은 서울이었다. 하지만 양 팀 모두 경기력에서는 아쉬운 모습이었다.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거나 의욕이 앞서 거친 경기가 이어졌다.
이번 서울-인천전 내내 기자석서는 두 번의 헛웃음과 탄식이 나왔다. 처음 나온 순간은 전반 40분 인천의 페널티킥(PK) 장면에서였다. 
하필 PK를 내준 것이 임대로 많은 기대를 받고 서울에 합류한 윤영선이었다. 그는 수비 과정에서 명백한 핸드볼 파울을 저지르며 최악의 데뷔전을 맞이할 뻔 했다.
하지만 인천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무고사의 부상으로 전담 PK 키커가 사라진 인천은 고심 끝에 이우혁을 내세웠다. 하지만 그의 슈팅은 그대로 골문을 벗어나며 결정적 기회를 날렸다.
두 번째 탄식과 헛웃음은 후반에 나왔다. 이번에는 서울이 결정적 기회를 얻었다. 후반 15분 인천의 정동윤이 한승규를 막는 과정서 파울을 범해 PK를 내줬다.
무고사가 없던 인천과 달리 서울은 믿음직한 키커인 박주영이 있었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일까. 그의 슈팅은 정확히 골문을 향했으나 인천의 정산이 정확하게 방향을 읽고 막아냈다.
멀리서 보면 희극같은 경기였다. 하지만 경기 결과와 이에 대한 여파는 비극에 가까웠다. 이날 패배로 7연패에 빠진 임완섭 감독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사의를 표했다.
연패서 탈출해 기회를 잡은 최용수 감독은 “경기 내용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분위기 반전에 만족한다”면서 “다가오는 슈퍼 매치를 잘 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얼핏보면 희극 같으면서도 실상은 비극이던 경인더비. 패자는 7연패의 늪에 빠지고, 승자는 5연패서 탈출해 반전을 노래하게 됐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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