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안타는 처음" 허도환, 골프 스윙으로 깜짝 결승타 [대전 톡톡]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6.28 00: 10

“용규 같은 선수들이 하는 건데…”
KT 포수 허도환(36)은 스스로도 놀란 모습이었다. 바운드로 떨어지는 공을 퍼올리는 ‘골프 스윙’으로 만든 결승타에 어안이 벙벙했다. 
허도환은 2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와의 원정경기에 8번타자 포수로 선발출장,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깜짝 활약하며 KT의 7-2 승리에 기여했다. 

4회초 1사 2루에서 KT 허도환이 역전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jpnews@osen.co.kr

올 시즌 4번째로 선발 마스크를 쓰고 안방을 지킨 허도환은 2회 첫 타석부터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예사롭지 않은 시작을 알렸다. 이어 2-2 동점으로 맞선 4회 1사 2루에서도 적시타를 때렸다. 
한화 선발 김민우를 상대로 1-2 불리한 카운트에서 4구째 거의 바운드로 떨어지는 커브를 어퍼 스윙으로 받아쳤다. 완만하게 뜬 타구는 유격수 키를 넘어 좌익수 앞에 떨어졌고, 2루에서 도루 스타트를 끊은 황재균이 단숨에 홈까지 파고들어 득점을 올렸다. 이날 경기 결승타. 
경기 후 허도환은 “초구부터 변화구를 노리고 있었다. 3구째 공을 노렸는데 파울이 되면서 많이 아쉬웠다”며 “4구째 공은 직구를 노리고 있었는데 2루 주자 (황)재균이가 3루로 뛰더라. 어떻게든 공을 맞혀야겠다는 생각에 친 것이 운 좋게 안타가 됐다”고 말했다. 
완전히 낮게 떨어지는 공을 가볍게 톡 갖다 맞힌 감각이 돋보였다. 순간적인 판단과 배트 컨트롤이 있었기에 가능한 안타였다. 허도환은 “(이)용규 같은 선수들이 하는 건데 내가 어떻게 해버렸다”며 웃은 뒤 “지금까지 이런 안타를 쳐본 적이 거의 없었다”며 기뻐했다. 
6회 1사 만루에선 우측으로 잘 밀어친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한화 우익수 김민하의 호수비에 잡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허도환은 “나보다 잘 치는 타자들이 많기 때문에 대타로 바뀌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타석에 나가도 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잘 맞은 타구였는데 수비가 정말 잘했다”고 인정했다. 
올 시즌 1군에서 7경기밖에 뛰지 않았지만 허도환은 12타수 6안타 타율 5할 2타점 2볼넷으로 베테랑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지금 팀 순위가 조금 처져있지만 시즌은 길다. 계속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5강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4회초 1사 2루에서 KT 허도환이 역전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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