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가 절실한 한화 반즈, '보장 1억원' 헐값에 한국행 결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6.23 06: 02

협상이라고 할 것도 없었다. 야구가 하고 싶었던 브랜든 반즈(34)는 보장 1억원 수준의 ‘헐값’에 한국행을 결심했다. 
한화는 22일 제라드 호잉의 대체 외국인 타자로 우타 외야수 반즈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금 5만 달러, 연봉 5만 달러, 옵션 10만 달러로 총액 20만 달러. 시즌 중간에 합류한 것을 감안해도 몸값이 싸다. 보장 금액은 1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억2000만원에 불과하다.
이틀 먼저 키움과 잔여 시즌 최대치인 53만8000달러에 계약한 에디슨 러셀의 몸값에 반도 안 된다.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으로 만 26세인 러셀과 비교될 정도는 아니지만 반즈도 커리어가 그렇게 떨어지는 선수도 아니다.

2014년 6월8일(한국시간) LA 다저스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때린 콜로라도 브랜드 반스가 기뻐하고 있다./youngrae@osen.co.kr

지난 201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반즈는 2018년까지 5시즌 통산 484경기를 뛰었다. 2013년 휴스턴 애스트로스 시절에는 사이클링 히트도 기록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기록은 없지만 트리플A에서 풀타임을 보내며 첫 30홈런 시즌을 보냈다. 최근 2년간 장타력이 눈에 띄게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반즈가 ‘단돈’ 1억원 수준에 한국행을 결심한 데에는 야구에 대한 열정이 있었다. 한화 관계자는 “총액 20만 달러보다 더 줘야 하는 선수라고 본다”며 “코로나19로 반즈도 미국에서 야구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 나이가 어린 선수가 아닌 만큼 커리어에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야구에 절실함을 가진 선수”라고 전했다. 
2014년 6월8일(한국시간) LA 다저스전에서 연장 10회말 2사 1루 콜로라도 브랜든 반스가 끝내기 안타를 때리고 있다./youngrae@osen.co.kr
반즈는 지난 1월 신시내티 레즈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지만 코로나19로 미국야구가 중단되면서 갈 곳을 잃었다. 이달 초 한화가 반즈에게 관심을 표명하자 직접 구단을 설득해 지난주 FA로 풀렸다. 그 이후 협상이 급속도로 이뤄졌다. 한화 관계자는 “협상이라고 할 것도 없이 반즈가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20만 달러 계약의 배경을 밝혔다. 
어느덧 30대 중반으로 향하고 있는 반즈가 빅리그에 복귀할 가능성은 낮다. 이제는 돈을 벌어야 할 시기. 아시아 무대에서 성공해야 한다는 의지도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총액 20만 달러 헐값에 뛰지만 남은 시즌 좋은 모습으로 재계약한다면 몸값이 뛰어오를 수 있다. 한화도 반즈의 이런 간절함이 팀에 새로운 활력이 되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반즈는 한화가 지금 가장 필요로 하는 멀리치는 능력과 찬스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결정력을 갖췄다. 한화 관계자는 “컨택율이 아주 좋은 선수는 아니지만 장타력이 계속 상승 중이고, 그동안 경험을 살린 득점권 결정력도 갖춘 선수로 기대하고 있다. 호잉보다 타격의 안정성이나 파괴력이 나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2014년 6월8일(한국시간) LA 다저스전에서 연장 10회말 2사 1루 콜로라도 브랜든 반스가 끝내기 안타를 때린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youngrae@osen.co.kr
타격이 가장 중요한 반즈이지만 수비와 주루도 나쁘지 않다. 메이저리그 시절 외야 전 포지션을 커버하며 평균 이상의 수비력을 보여줬다. 트리플A에서 최근 4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주력도 수준급이다. 한화 관계자는 “공수주가 모두 되는 선수로 보고 있다”고 기대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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