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세계' 박선영 "예림이는 잘 살아나갈거예요" [인터뷰 종합]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0.05.26 15: 37

배우 박선영이 ‘부부의 세계’에 대해 이야기했다. 고예림 역을 연기하며 신드롬급 인기에 큰 힘을 보탠 박선영에게 ‘부부의 세계’는 어떻게 남았을까.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극본 주현, 연출 모완일)는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영국 BBC 드라마 ‘닥터 포스터’를 원작으로 한 ‘부부의 세계’는 지난 3월 27일 첫 방송된 뒤 지난 16일 종영했다.
‘부부의 세계’는 신드롬급 인기를 자랑했다. JTBC 역대 드라마 첫 방송 최고 시청률(전국 6.3%, 수도권 6.8%,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한 뒤 매회 상승세를 탔고, 화제성까지 잡았다. 마지막회 시청률은 전국 28.4%, 수도권 31.7%를 나타내며 ‘SKY 캐슬’이 가지고 있던 비지상파 드라마 최고 시청률(23.8%)을 갈아 치웠다.

JTBC스튜디오 제공

‘부부의 세계’가 이렇게 신드롬급 인기를 달릴 수 있었던 건 스피디한 전개와 섬세한 심리 묘사, 김희애, 박해준, 한소희, 박선영, 김영민 등의 열연이라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박선영은 ‘고예림’ 역으로 ‘부부의 세계’ 신드롬에 큰 힘을 보탰다. 온아한 성품의 현모양처지만 속내를 알 수 없는 인물로, 복합적인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완성도 높은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박선영은 김영민(손제혁 역)과 보여주는 부부 관계에서 남편의 외도에 배신감을 느끼는 고예림의 처절한 감정을 표정과 행동으로 섬세하게 그려냈고, 이혼을 결심한 뒤에는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 씁쓸함이 묻어나는 고예림의 내면을 절제된 감정 연기로 완성도 높게 그려냈다. 이 뿐만 아니라 뻔뻔할 만큼 당찬 여다경(한소희)를 꼼짝 못하게 만드는 똑부러지는 멘트로 사이다 역할을 했다.
▲ “신드롬급 인기? 부담은 됐지만 걱정은 없었어요.”
‘부부의 세계’는 ‘SKY 캐슬’이 가지고 있던 비지상파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갈아 치우며 ‘신드롬급’ 인기를 자랑했다. 배우들 역시 ‘부부의 세계’의 인기를 체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촬영이 아닐 때에는 거의 자체 격리 수준으로 있었다. 그래서 밖에서의 실감은 정확히 하지 못했는데, 방송 때마다 여러 지인 분들에게 연락이 와서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듣기로는 ‘부부의 세계’를 보지 않으면 요즘 대화가 안된다고 하더라. 그때마다 지인들이 다음회에 대해 이야기해달라고 했는데, 늘 방송으로 봐달라고 답을 했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배우들이 바라보는 ‘부부의 세계’가 이렇게 뜨거운 인기를 자랑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매회가 마지막인 것 같은 스토리의 몰입감과 인물의 감정을 따라가는 탁월한 연출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일체감을 느끼게 한 것 같다. 지극히 현실적이지만 대놓고 말하기는 꺼려지는 불륜이라는 소재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도 세련되게 만들었다.”
“BBC에서도 ‘부부의 세계’를 극찬했는데, 원작을 한국화 시키다보니 캐릭터가 부각되는 것도 있고, 한국화에 맞는 내용도 들어간 부분이 차이점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탁월한 연출과 내용, 배우, 스태프들의 조화가 잘 맞았다. 마치 여러 부품들이 한번에 착착 맞아가는 느낌이었다. 어느 하나 모자람이 없었다.”
“현장 분위기도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최고의 스태프들과 함께 착착 맞아가는 그런 현장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시청륭리 잘 나와서 부담도 있었지만 걱정은 없었다.”
▲ “고예림과 박선영의 차이, ‘참는 시간의 길이’…예림이 잘 살거예요.”
고예림이 곧 박선영이고, 박선영이 곧 고예림이었다. 박선영이 아닌 고예림은 상상할 수 없었다. ‘신스틸러 맛집’이기도 했던 ‘부부의 세계’에서 박선영은 몰입도를 높이는 연기력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몰입도 있는 연기력, 이는 캐릭터와 완벽한 싱크로율에 있었다.
“고예림은 기본적으로 참는 아이다. 어떤 상황이던, 어떤 말이던 참아내는 아이다. 그 점이 나와 비슷했다. 나도 속으로 참고 이해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예림과 박선영이 다른 부분이 있다면 나는 참는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다는 점이다. 고민하고 결정을 내리면 바로 행동하는 스타일이다.”
손제혁(김영민)의 외도에 눈을 감던 고예림. 그는 재결합을 결심했고, 손제혁은 그런 고예림을 ‘은인’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행복은 오래 가지 못했다. 이미 손제혁에 대한 신뢰가 깨진 고예림은 불안했고, 결국 이별을 고하고 고산을 떠났다. 그리고는 카페를 운영하며 새 인생을 꾸려가기 시작했다. 지선우(김희애), 여다경(한소희)처럼 사랑 대신 자신을 택한 것.
“고예림이 손제혁의 외도를 알고도 눈 감은 이유는 무서웠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고민이 많지만 실질적으로 행동하기까지 오래 걸리는 아이이기 때문이다. 부부라는 건 수십년을 살다가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아이를 낳고 수십년을 같이 살아가는, 피 안 섞인 가족이다. 지선우와 여다경이 가진 가정, 즉 부부는 바람 앞에 놓인 촛불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한다.”
“고예림의 결말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그래서 지금의 결말이 내게는 더 크게 다가왔던 것 같다. 결말에 아주 만족한다. 고예림은 잘 살아나갈 것 같다. 만약 내가 고예림의 상황에 처했다면?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약 그럴 일이 있다면 빠르게 대처했을 것 같다.”
▲ “치열하게 연기, ‘부부의 세계’ 통해 많이 배우고 깨닫고 느낀 시간이었다.”
극 중 고예림 역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난 박선영은 다시 한번 눈도장을 찍으며 ‘믿보배’라는 찬사를 받았다. 치열하게 연기했고, 그만큼 좋은 성적을 거둔 박선영에게 ‘부부의 세계’는 어떻게 남았을까.
“좋은 작품에 함께 참여하고, 치열하게 연기하고, 이렇게 결과까지 좋으니 더 바랄 게 없다. 이 드라마를 통해 많이 배우고, 깨닫고, 느끼는 시간이었다.”
특히 박선영은 부부로서 호흡을 맞춘 김영민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어떤 연기를 해도 다 받아줄 것 같은 믿음직스러운 오빠이자 동료였다.
“현장에서 등짝을 때렸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는 세상 좋은 오빠이자 동료였지만 촬영할 때는 너무너무 미웠다. 무엇보다 내가 어떻게 연기를 하던 다 받아줄 것 같다는 느낌이 강했다.”
끝으로 박선영은 ‘부부의 세계’를 사랑해준 시청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동안 ‘부부의 세계’에 큰 사랑과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힘든 시기에 모두 기운 내시길 바라겠고, 빨리 이 사태가 지나 소소한 일상으로 복귀하시기를 간절히 바라겠다. 저 또한 곧 좋은 모습으로 찾아 뵙고 싶다. 아마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 같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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