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돌 1억 징계' 프로축구연맹, "성 감성 갖추지 못하며 이미지 실추" [체육맛집]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20.05.20 18: 34

"국민 스포츠 축구가 성감성 갖추지 못한 이미지 실추". 
프로축구연맹은 2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긴급 미디어 브리핑을 실시했다. 이날 긴급 브리핑의 주제는 FC서울의 리얼돌에 대한 상벌위 결과였다. 프로축구연맹은 상벌위를 통해 서울 구단에 제재금 1억 원을 부과했다. 
서울은 17일 K리그 1 광주전을 치르면서 홈 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석에 마네킹 30개를 설치했다. 무관중 경기의 빈 관중석을 조금이나마 채우고, TV로 중계방송을 보는 시청자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는 의도였다.
그런데 이 중에 성인용 제품 10개가 섞여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마네킹을 무료 협찬한 달콤은 사람의 피부 질감과 체모까지 재현한 '리얼 마네킹'을 전문으로 만드는 업체다. 일부는 성적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신체 특정 부위를 강조하거나 정교하게 만든다. 이를 흔히 '리얼돌'이라 부른다.
상벌위는 “서울이 위와 같은 사태를 야기하여 K리그의 명예를 심각하게 실추하였다고 판단하여 상벌규정의 유형별 징계기준 제10조에 따른 징계를 부과”라며 “특히 ‘리얼돌’로 인해 야기된 이번 사태가 그 동안 K리그에 많은 성원을 보내줬던 여성팬들과 가족 단위의 팬들에게 큰 모욕감과 상처를 주었으며, 이번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고 향후 유사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무거운 징계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인사위원회도 열렸다. 처음 해당 업체의 연락을 받았던 연맹 직원에게 업무상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판단,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연맹은 상벌위 후 기자회견을 했다. 기자회견을 진행한 이종권 법무팁장은 “리얼돌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사실 자체로 서울 구단, 더 나아가 K리그가 성을 바라보는 관점에서의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것으로 묘사됐다. K리그가 전 국민적으로 사랑을 받아야 하는, 가족 단위에 눈높이를 맞추는 것은 프로스포츠의 덕목인데 이번에는 그런 것들을 갖추지 못한 리그라는 이미지 초래로 심각하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K리그 명예가 실추됐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 다음은 이종권 팀장 일문일답
-FC서울이 경찰이 수사 의뢰를 했다고 하는데 이 점이 반영됐나. 
▲ 상벌위원회에서도 서울이 형사 조치를 취하는 점은 고려하고 결정했다. 형사 조치는 업체 측의 범죄 행위를 따지기 위한 것이다. 상벌위원회는 서울 측의 중대한 과실을 고려한 것이다. 결과가 바뀔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명예 실추 행위에 대한 징계는 500만 원부터인데 어떤 과정을 거쳤나. 
▲ 500만 원의 기준은 하한선이다. 명예 실추 행위의 중대성으로 야기된 심각성을 고려했다. 폭 넓게 적용될 수 있는 기준이다. 이번 사안은 서울 측의 귀책 사유가 상당히 크다는 점을 고려했다. 일반 상식, 성 감수성과 너무나 동 떨어진 행위들이 종합돼 발생했다. 그 점을 크게 고려했다. 최근의 사회적 인식, 눈높이가 엄격해졌는데 서울은 이 사안을 쉽게 생각한 것 같아 높은 수위의 징계가 결정됐다.
-서울이 업체로부터 대가를 받지 않았다는 점은 어떻게 확인했는가. 
▲  당사자의 진술과 업체 측과의 통화내용도 서울에서 제출해 소명했다.
-해당 업체는 이미 사진 등을 서울에 보냈던데.
▲ 서울로부터 제안서를 받아 확인했다. 계약서는 제출하지 않았다. 계약서 없이 진행한 것으로 안다. 서울 측의 소명은 해당 업체가 리얼돌이라고 미리 인지시킨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업무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서울 실무자가 우려를 드러냈고, 업체에서는 리얼돌이 아니라고 해 믿고 진행했다고 한다. 심리의 구체적 내용은 다 밝히기 어렵다.
-구체적으로 어떤 면에서 명예를 실추했다고 보는 것인가.
▲ 리얼돌이라는 점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부분이 있다. 성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감수성이 부족한 결과가 됐다. K리그가 사실 전 국민적으로 사랑 받아야 하는 스포츠다. 이를 위해서는 여성, 가족 단위 팬의 눈높이에도 맞춰야 한다. 이번 사태로 인해 그런 부분을 갖추지 못한 리그라는 이미지가 발생했다. 그런 면에서 사안이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1억 원 징계 재심은 가능한가.
▲ 징계 확정일 7일 내까지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다. 15일 이내로 이사회를 개최해 재심하게 된다.
-유벤투스 사건을 비롯해 외부 업체 검증에 미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구단도 그렇고 연맹도 그렇고 인력의 한계와 여러 제한 요소 속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 종종 발생한다. 이 부분은 단순한 처벌, 규정만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종합적으로 운영 수준을 높여야 한다. 그 부분을 위해 노력하겠다. 제도적인 부분은 같이 보완하겠다.
-마케팅 광고 규정 위반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봤나.
▲ 마케팅 규정 광고물 부분도 검토했는데 여기서 말하는 광고물이란 현행 규정상 마케팅 규정 상 내에 있는 것들을 의미한다. 열거 조항이 있는데 적용이 현 규정으로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 외에 일종의 의도치 않은 광고 유사행위에 대해 앞으로 규정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앰부시 마케팅 처벌 규정은 없는지.
▲  여러 규정을 폭 넓게 해석할 수 있긴 하지만 명확하게 징계할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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