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가영, 직접 밝힌 기억 속 '그 남자의 기억법'(ft.김동욱) [인터뷰 종합]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0.05.20 10: 58

"적어도 미움 받지는 않을 정도로 설득한 것 같아요". 배우 문가영이 '그 남자의 기억법'으로 첫 로맨스 드라마 주인공을 마쳤다. 극적인 서사에 설득력을 부여한 그를 만나 발자취를 들어봤다. 
문가영은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이하 그남기)'에서 여자 주인공 여하진 역으로 열연했다. '그남기'는 과잉기억 증후군으로 1년 365일 8760시간을 모조리 기억하는 앵커 이정훈(김동욱 분)과 열정을 다해 사는 라이징 스타 여하진(문가영 분)의 상처 극복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 처음으로 로맨스 드라마에서 여자 주인공을 맡은 그는 19일 OSEN과 만나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작품 만큼은 유독 사람들한테 정이 많이 들었다"는 문가영은 "유독 헤어짐에 있어서 힘들더라. 아쉽고. 시원 섭섭해야 하는데 섭섭하기만 하더라"라고 털어놨다. 그는 "저희 현장이 워낙 서로에 대한 배려가 넘쳤다. 모든 분들이 열정적으로 했다. 받은 사랑이 과분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기대하시고 사랑해주셨던 여파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모두가 애정을 쏟은 만큼 '그남기'는 시청률 이상의 호평 속에 마니아 층을 형성했다. 그 비결에 대해 문가영은 "'그남기'는 로맨틱 코미디와 멜로가 주장르이기도 하지만 사실상 복합장르 작품이다. 장르가 없던 것도 아니었고 멜로의 중점이 아닌 스토커나 긴장감 넘치는 모습에서 색다른 긴장감을 받으셨을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기획 의도가 너무나 확실했다. 두 주인공 모두 밝은 것에 비해 서사가 깊었다. 이중적인 면들이 사랑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고 평했다. 
이에 맞춰 여하진 또한 다양한 감정 변화를 겪었다. 해맑고 솔직한 스타에서 상처를 극복하고 성숙한 분위기까지 풍겼던 것. 문가영은 "대본이 미리 나와있던 것도 아니고 회마다 회상이 나와서 기억을 되찾을 거란 힌트를 늘 줬는데 저도 대략적으로 '기억을 되찾겠지’라는 것만 알고 계획이 없는 상태에서 감정을 조절하다 보니 힘들기도 했다. 시간적으로 뒤죽박죽으로 촬영하다 보니 선을 지키는 게 어렵더라"라고 털어놓으며 "그래서 13회가 하진이 기억을 되찾는 내용이었는데 밥도 잘 안 넘어가고 부담감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전개가 빠르다는 게 장점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몇 안 되는 장면으로 감정을 보여줘야 한다는 게 힘들었다. 그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놓치지 않으려고 했고, 하진이는 밝음을 담당했다. 무게감은 동욱 오빠가 담당했고, 하진이가 서사가 풀리는 게 하진을 잃지 않으려고 신경을 많이 썼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마지막 장면에서 하진이 "(한국에 돌아온 것은) 날 위해서다. 이제는 나만의 선택으로 날 위해서 왔고, 이 곳에서 함께 기억하고 사랑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한 대사에 대해 "그 대사가 저희 드라마의 총 메시지였다. 기억하고 함께 하고 사랑하겠다고. 그게 어떻게 보면 저희가 전하고 싶었던, 이별이나 상처를 극복하는 데 있어서 남아있는 사람들의 과제는 함께 기억하고 사랑하는 게 몫이라고 전하고 싶었다. 그걸 제 입으로 말할 수 있어서 너무 뿌듯하고 기뻤다"고 말했다. 
여하진이 극 중 배우였던 만큼 실제 문가영과 닮은 부분도 있었다. 바로 '솔직함'. 문가영은 "같은 배우라는 직업을 갖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본인의 정말 솔직하게 표현하기까지는 힘들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누구의 신경을 쓰지 않고 대처하는 나 혼자만의 생각들에 매력을 느꼈는데 비슷한 건 하진이 동생 하경(김슬기 분)이와 함께 있을 때 느끼는 편안함이나 집에 있을 때 모습들이 실제 저와 비슷했다"며 웃었다. 
이에 그는 "유족 이번 작품에서 제 모습이 많이 투영됐다. 보시는 분들 중에 제 측근들은 제 얼굴에서 어떤 표정이 진짜인지 아시지 않겠나. 그걸 보더니 '정말 너 같다'고 연락이 왔다. 그래서 편했다. 해보고 싶은 대로 다 해본 것 같다"고 밝혔다. 
방송 중에는 물론 작품이 끝난 뒤에도 진행 중인 '여하진 SNS'도 문가영의 아이디어였단다. 그는 "여하진 SNS도 해보고 싶어서 감독님한테도 해보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해서 만들었다. 아직까지도 많은 분들이 댓글로도 그렇고 그 세계에 있는 사람처럼 달아주신다. 보답할 수 있는 유일한 매개체라 아직도 꾸준히 많이 사진을 올리고 있다"고 했다. 
특히 문가영은 "하진이 만큼은 여자 팬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솔직함이 매력적인 캐릭터지만 민폐가 되면 오지랖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계산적인 모습 말고 순수한 모습이 표현되길 바랐다. 이게 나왔을 때도 여하진을 했던 사람이 문가영 말고는 생각 안나길 바랐다"며 "자평을 해보자면 제 목표가 모든 사람에게 생각될 지는 모르겠지만 많이 받은 사랑을 보면 열심히 정성들여 한 것에 대한 반응이 있어서 그래도 한 만큼 받아주셔서 고맙다는 생각은 있다"고 자부했다.
이처럼 자유롭게 연기하고 표현한 문가영을 향해 동료 배우들의 칭찬도 있었다. '편의점 스토커'라고 불릴 정도로 극 중 문성호 역으로 활약한 배우 주석태는 문가영과의 호흡 이후 "굉장히 유연한 배우"라고 칭찬했을 정도. 이에 문가영은 "정말 감사하다. 듣고 싶었던 칭찬이었다"며 감격했다. 
그는 "사실 이전 작품에선 늘 제약이 있었다. 학생, 사극 등 지금의 작품처럼 책임감을 갖고 극을 이끌어가는 게 아니다 보니 체계적으로 많지 않은 씬 안에서 역할을 해야 했기 때문에 그렇다. 조금 커가면서 조금은 이걸 만들어갈 수 있는 위치가 되다 보니 선배님 얘기해주신 유연한 배우가 되고 싶어했는데 그런 말씀 해주시니 감사했다. 저도 그렇게 하려고 했지만 위치에 따라 다른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동욱 오빠랑 하면서 느낀 거기도 하다. 많은 분들과 연기를 하다 보니 기존에 한정적인 게 아닌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무한의 카테고리 안에 있다보니 그 재미가 있더라. 상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어떻게 받아지겠네? 다음은 이렇게 하시네' 하는 것에 대한 새로운 매력을 많이 느낀 것 같다"며 눈을 빛냈다. 
"돌이켜 보면 13회가 아쉽기도 하다"고 말한 그는 "하진의 기억을 되찾는 장면에서 연기하는 사람으로서 아쉬움이 있긴 했다. 전개가 빠르다 보니 갈피를 잡기 어려웠다. 감독님과 애기한 끝에 결국 하고 싶은 대로 한 거긴 하다. 그런데 잘 한지는 모르겠다. 다만 진실되게 하려고 노력했다. 많이 열린 장면이다 보니 되게 공들였고, 그만큼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가영에게 '그남기'는 "미움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뿌듯한 작품으로 남았다. "'왜 여하진이 저렇게 하지?'라는 반응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설득했다"는 자부심이 남은 것이다. 다만 문가영은 김동욱을 비롯해 함께 호흡한 배우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오래 기억될 '그남기' 여하진을 남긴 문가영의 다음 행보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 monamie@osen.co.kr
[사진] 키이스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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