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노잼'? 인정하고 다시 시작" 김대희X유민상이 밝힌 '개콘' 슬럼프 (인터뷰③)
OSEN 이승훈 기자
발행 2020.04.10 14: 45

(인터뷰②에 이어) "재미없다", "노잼". 최근의 '개그콘서트'를 향한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계속되는 혹평에 '개그콘서트'의 위기설과 슬럼프가 대두된지 오래. 선배 코미디언 김대희와 유민상이 '금요극장'으로 콘셉트로 돌아온 후배들과 함께 '개그콘서트'의 2막을 도모한다. 짧은 한 마디로 단정짓기엔 안타까운 노력과 간절함이 그 안에서 새 출발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KBS 2TV 예능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오늘(10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30분에 시청자를 만난다. 21년째 이어진 '공개 코미디' 형식을 변주해 다양한 재능을 가진 개그맨들의 기획력을 영상으로 담은 VCR과 기존의 코너 형식을 스튜디오 예능과 접목시킨 '금요극장'을 통해서다. 지난 8일 OSEN과 만난 김대희, 유민상은 '개콘'의 변화 중심에 있었다. 
'금요극장' 콘셉트로 돌아오기까지 최근 '개콘'은 관객과 함께 할 수 없는 가운데 '토요극장'을 시도했고 그 전에도 편성 변경 가운데 다양한 시도를 거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시청률의 늪을 벗어날 수는 없었다. 전성기 시절 온 가족의 일요일 마무리를 책임졌던 '개콘'이었지만 이제는 5% 안팎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지상파 전체의 시청률 침체기 가운데 이만한 수치도 결코 간과할 수는 없으나, '개콘'의 전성기를 떠올리면 아쉬울 따름이다. 

무엇보다 '개콘'의 구성원들을 힘 빠지게 하는 것은 시청률을 떠나 '노잼', '재미없다'는 식의 평가다. 유민상은 "성적 얘기를 하면 많이 속상하다. 정말로. 사람이니까 그럴 수밖에 없다"고 인정했다. 동시에 그는 "무슨 얘기를 해도 핑계에 불과하다. 저희는 돈을 받고 무대에 오르는 프로인데 웃음을 드릴 수 없다면 다 핑계다"라고 자책했다. 
김대희 또한 "사실 그 부분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며 아쉬워 했다. 그는 "어느 순간 인정하게 됐다. 단계별로 맨 처음에 시청률이 떨어지기 시작한 초창기에 '재미 없어졌어', '재미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땐 반감도 들었다. 지금은 시간이 많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하도 그런 말을 많이 하니까 인정하게 됐다. '우리 재미 없구나. 그런데 더 재미있게 만들어야 하는데 어떻게 하지?'라고"라 담담하게 말했다. 
'금요극장'은 이처럼 '개콘'의 기존 형식이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 새로운 시도들 중 첫 작품이다. 그렇기에 김대희와 유민상을 필두로 '개콘' 구성원 모두가 더 큰 의욕과 기대를 보이고 있단다. 
김대희는 "얼마 전에 '구라철' 촬영 차 김구라 형이 '개콘' 녹화장을 찾았다. 녹화 끝나고 무대에서 내려오는데 마이크도 못 뗀 상태에서 구라 형이 바로 들이밀더라. '요즘 시청자들이 다 재미없다고 한다'고. 그 말에 '맞습니다. 그 감정이 맞다. 재미있다고 해봤자 핑계, 변명에 불과하다'고 두 손을 모아 인정했다. 오히려 형이 당황하시더라. 그러면서 새로운 모습이 나오는 것 같았다. 그것부터 인정하는 데서 새롭게 시작하려고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유민상은 "그러면서 발전할 방법을 찾고 있다. '금요극장'은 그 수많은 방법 중 하나의 시도다. 계속해서 다양한 걸 시도하려고 한다. '이게 안 되면 이번엔 저거'라는 생각으로 여러 형식, 컬래버레이션을 시도하려고 한다. 시청자의 정확한 니즈를 알 때까지 계속 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개콘'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는 김대희의 존재는 후배들에게 또 다른 동력이 되고 있다. 유민상은 "대희 형이 있어서 너무 든든하다. 다들 '저때까지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한다"고 말했다. 
김대희는 "'개콘' 초창기에 3, 4회 할 때 김준호랑 술 마시면서 '우리 1000회까지 하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우리끼리 웃었다. 그런데 현실이 됐다. 이미 1000회는 훌쩍 넘겼다. '더 할 수 있다'는 생각까지 들고 있다"며 웃었다. 유민상은 "이제는 '개콘'을 언제까지 할 수 있다는 말도 함부로 못 한다. 물론 지금은 정말로 위기다. 코너도 그렇고 모든 면에서. 이걸 극복해내고 언젠가 '그때 진짜 없어지는 줄 알았잖아'라면서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했다. 
'금요극장'으로 돌아온 KBS 2TV '개콘'은 오늘(10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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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개그콘서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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