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의반', 코로나19 'BAD 타이밍' 딛고 끝까지 '촬영 중' [Oh!쎈 초점]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20.04.09 16: 36

시기가 안 좋았다. 코로나19로 전국이 무기력증에 빠져 있는데 청춘 남녀의 가슴 시린 짝사랑은 다른 세계의 이야기나 다름없었다. tvN 월화드라마 '반의반’의 이야기다. 
3월 23일 첫 방송된 tvN 월화 드라마 '반의반'(극본 이숙연, 연출 이상엽)은 인공지능 프로그래머 문하원(정해인 분)과 클래식 녹음 엔지니어 한서우(채수빈 분)가 그리는 자유로운 짝사랑 이야기를 주된 골자로 한다. 
드라마 ‘쇼핑왕 루이’, ‘아는 와이프’ 등을 연출한 ‘감성 장인’ 이상엽 감독과 ‘공항 가는 길’,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등을 통해 특유의 담담하면서 섬세한 필력으로 공감과 위로를 선사한 이숙연 작가의 합작품이다. 

게다가 정해인과 채수빈의 투샷은 첫 방송 전 공개된 포스터와 스틸만 봐도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기 충분했다. 수채화 같은 비주얼의 선남선녀의 투샷은 2020년 봄, 제대로 된 ‘심쿵 멜로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타이밍이 나빴다. 3월 23일 첫 방송, 다른 때였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봄 기운을 머금었을 테지만 생각지도 못한 코로나19 쇼크가 대한민국을 덮치고 말았다. 
지난해 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이 바이러스는 겨울을 지나 봄까지도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4월 9일 기준 확진자 수는 급격히 감소했지만 감염 우려는 여전하고 대다수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져 시청률이 높아질 거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반의반’은 지난달 23일 1회 시청률 2.4%를 시작으로 2회 2.1%, 3회 1.5%, 4회 1.3%, 5회 1.5%, 6회 1.2%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해인과 채수빈의 가슴 시린 짝사랑은 아련하긴 했지만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매회 속도감 없는 스토리 전개와 밋밋한 이야기도 임팩트가 없었다. 슴슴한 로맨스가 다른 때였으면 잔잔하게 먹힐 법도 했지만 지금 시기와는 맞지 않다는 평이다. 
 
물론 ‘반의반’ 만의 문제는 아닐 터다. 이 작품 외에도 기대 이하의 시청률 성적표를 받아든 프로그램들이 많다. 자극적인 소재와 파격 전개, 부담없이 웃으며 볼 수 있는 소수의 작품들만 그나마 선전하고 있는 모양새다. 
결국 ‘반의반’ 제작진은 8일 “작품의 속도감을 높이기 위해 압축 편성을 결정했다”고 알렸다. 16부작이 아닌 12회로 압축해 채수빈과 정해인의 로맨스에 가속도를 붙이겠다는 의지다. 
6회까지 진행됐으니 이제 절반을 돌았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와 시청자들의 반응에 기가 한풀 꺾였지만 그래도 제작진과 배우들은 끝까지 시청자들을 위해 힘을 내고 있다. 
이들은 “마지막까지 시청자분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여전히 촬영 중인 ‘반의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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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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