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애, '밀회'→'부부의 세계' 6년 만에 돌아온 '치명美' 드라마 퀸 [종합]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0.03.26 16: 22

배우 김희애가 '밀회'의 오혜원에서 '부부의 세계' 지선우로 돌아온다. 6년 만에 치명적인 매력의 캐릭터를 선택한 드라마 퀸의 귀환이다.
26일 오후 JTBC 새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극본 주현, 연출 모완일)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작품을 연출하는 모완일 감독과 두 주연 배우 김희애와 박해준이 참석했다. 이들은 방송인 박경림의 진행 아래 작품의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온라인으로 생중계 됐다. 
'부부의 세계’는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인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 인기 드라마 '닥터 포스터’를 원작으로 삼아 각색됐다. 김희애가 남편의 불륜을 의심하며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는 여자 지선우, 박해준이 아내의 의심에도 사랑을 이야기하는 미스터리한 남편 이태오 역을 맡아 호흡한다. 여기에 '미스티'로 호평받은 모완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기대를 더하고 있다. 

[사진=JTBC 제공] 배우 김희애가 '부부의 세계'를 통해 '밀회' 이후 6년 만에 치명적인 매력과 분위기의 캐릭터를 선보인다. 사진은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는 김희애의 모습이다.

성공한 원작, 호평받는 연출, 쟁쟁한 배우들까지. '부부의 세계'를 둘러싼 수많은 기대 요소들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김희애의 출연이다. 2014년 드라마 불모지였던 JTBC에서 '밀회'로 한 획을 그었던 김희애다. 이후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든 김희애가 다시 한번 '밀회'와 같은 치명적인 매력과 분위기를 자아내는 '부부의 세계'로 돌아오기 때문. 진정한 드라마 퀸의 귀환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사진=JTBC 제공] '부부의 세계' 메인 포스터 속 김희애의 모습이다.
이와 관련 함께 호흡하는 모완일 감독의 기대감과신뢰도 두터웠다. 그는 현재까지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는 하이라이트 영상들에 대해 "맛보기"라며 "촬영 내내 배우들이 되게 고생 많이 했다. 감정 연기는 놀랄 정도까지 보여준다. 연출하면서 연기자들이 연기하는 걸 보면서 잘했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이 정도까지 가도 되나?'라고 생각하면서 걱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많이 부담된다. 좋은 배우의 연기를 보여드리는 입장에서 많이 위축됐고, 긴장하고 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김희애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이 직업을 택해서 얻는 영광 중 하나다. 어떤 분야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취를 달성한 분과 작업하는 건 큰 영광이다. 이 작품은 우리가 김희애를 캐스팅한 게 아니라 대본을 보고 김희애가 우리 작품을 선택한 거다. 그 순간 기분이 좋았다. 감정적으로 좋은 경험이고 의미 있었다"고 강조했다. 
상대 배우인 박해준 또한 김희애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그는 "처음에 감정이 치열하게 부딪히는 장면이 있다. 선배님한테 '이런 게 아직 몇 개나 더 남았죠?'라고 한 기억이 있다. 산 넘어 산이었다. 지금 반 이상, 후반부를 찍는데 어떻게 봐주실지 모르겠지만 새삼 기분이 묘하다"며 "저는 집중력이 5분 이상 안 간다. 그럴 때마다 선배님이 자리를 잡아주시고 '더 집중해’라고 중심을 잡아주셨다. 다른 배우들과 다르게 함께 연기할 때 느끼는 긴장감 같은 걸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JTBC 제공] '부부의 세계' 제작발표회 질의응답 현장. 사회자 박경림(왼쪽부터), 연출 모완일 감독, 배우 김희애와 박해준.
김희애 또한 작품 출연 이유에 대해 "감독님을 믿었다"고 화답했다. 그는 "주위에 물어봤더니 믿고 해도 된다고 했다"며 실제 촬영을 시작하며 '미스티'를 접한 점을 고백했다. 그는 "촬영하면서 정말 바쁜데도 '미스티'를 다 봤다. 끊을 수가 없더라"라며 모완일 감독의 실력을 칭찬했다.
또한 그는 "'부부의 세계' 원작도 먼저 봤는데 굉장히 끊지 못하게 하는 매력이 있더라. 과연 이게 한국 드라마로 만들어질 때 어떨지 궁금했는데 대본을 보는 순간 인간이 느끼는 감성이나 본성이 다 비슷한 건지 너무 한국화됐고, 원작이 영국 드라마인지 느끼지 못할 정도로 편안했다. 저도 책이 재미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거다. 그런데 이 작품은 너무 재미있어서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몰아친다. 촬영할 땐 다들 올인했는데 그렇게 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책이었다"고 확신을 드러냈다. 
[사진=JTBC 제공] '부부의 세계'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김희애(왼쪽)와 박해준이 포즈를 취했다.
실제 김희애는 제작발표회에서 유독 집중해서 연기한 장면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저희 1회부터 보시면 아시겠지만 숨을 쉴 수가 없다. 계속 하다가 6회 정도 큰 사건 해결하고 펴지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이 너무 부담스럽더라. 대본 받을 때부터 맨날 그 것만 봤다. 너무 떨리니까 제가 성당에 다니는데 저절로 숙연해졌다. 처음 테이크는 투샷으로 루즈한 걸 먼저 갔다. 저는 여러 번이 안 된다. 감정이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감정이 마른다. 그런데 투샷을 먼저 해서 70%만 표현하려고 했는데 100%가 다 나오더라. 그 다음에 바스트 샷을 찍는데 정말 120%가 나왔다"고 말했다.
"자랑 겸 제가 좋아서, 기뻐서 드리는 얘기"라고 너스레를 떤 그는 "감독님이 '컷’하는데 100m 달리기 하고 50m 정도 더 뛰게 되는 것처럼 서러운 게 멈추지 않더라. 제가 그 순간 지선우가 됐다. 제가 연기 생활을 오래 했는데 그런 감정을 느낀 게 너무 귀하고 값진 경험이었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이어 "그런 게 어떤 한 가지만 돼서 되는 게 아니다. 저는 그런 컨디션을 가진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박해준 씨나 스태프 분들이 상황을 너무 좋게 해주셔서 꼭 그 장면은 봐주셨으면 좋겠다. 1회부터 쭉 보시다가 6회에서 나온다. 배우로서도 참 드문 경험이라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JTBC 제공] '부부의 세계' 지선우(김희애 분, 왼쪽), 이태오(박해준 분) 캐릭터 포스터.
무엇보다 김희애는 '밀회' 이후 6년 만에 다시 유사한 콘셉트의 '부부의 세계'로 돌아온 점에 대해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지선우가 너무 여러가지 캐릭터를 갖고 있다"며 보다 복합적인 설정임을 힘주어 말했다. 그는 "촬영하다 보면 다들 지선우를 무서워 하는 게 느껴진다. 그런데 저도 지선우가 되면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복합적인 감성을 갖고 있어서 그 동안에 어떤 역할도 스펙트럼이 섞여 있다고 생각했다. 배우로서 이런 역할을 죽을 때까지 맡을 수 있을까 싶다. 동시에 도전하는 게 보람 있다. 장단점이 있다"고 했다. 
이에 '부부의 세계'에서는 김희애가 연기하는 지선우를 중심으로 다양한 부부들의 이야기가 사실적으로 그려질 전망이다.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장면을 떠나 '이야기'로 느껴지지 않는 리얼한 분위기에 6회까지 '19세 미만 시청불가' 등급이 결정되기도 했다. 
[사진=JTBC 제공] '부부의 세계' 제작발표회에서 김희애가 질의응답에 임하고 있다.
나아가 제작진은 '태풍', '인간', '설마'라는 키워드로 작품을 설명했다. 먼저 모완일 감독은 "키워드는 태풍이다. 전작을 할 때는 어떤 인물이 거대한 벽을 뚫고 나가는 느낌으로 했다. 이번엔 등장인물들이 거대한 태풍 앞에 선 느낌이었다. 시청자 분들이 같은 입장에서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김희애는 "저는 '인간’을 키워드로 뽑고 싶다. 인간의 모습, 본성이 한 가지가 아닌 것 같다. 선한 것 악한 면도 있고 연약한 면, 악한 동정받을 수 있는 수많은 내 안의 모습을 하나씩 양파껍질 벗기듯이 벗겨내고 무궁무진하게 끝이 없다"고 했고, 마지막으로 박해준은 "저는 '설마?'라고 말하고 싶다. '설마 저런 선택을 할까?' 싶은 것들이 있다. '설마', '저렇게까지’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어떻게 보면 통쾌하고, 거기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태풍처럼 몰아치는 부부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인간 본성 그 밑바닥까지 살펴보는 드라마. 그 안에서 태풍의 눈이 될 김희애의 활약은 어떨까. '부부의 세계' 첫 방송에 이목이 쏠린다. 27일 밤 10시 50분 방송.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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