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 격리' 佛 남성, 베란다 마라톤 화제..."코로나 맞서는 의료진 위한 것"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0.03.25 17: 29

일상이 무너진 유럽, 그러나 인간의 의지는 멈추지 않았다.
미국 'CNN'은 25일(한국시간) "한 프랑스 남성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격리된 상황에서 베란다 마라톤에 나섰다"라고 보도했다.
코로나로 인해 쑥대밭이 된 유럽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전 국민의 외출 금지령이 떨어진 상황이다. 반려 동물의 산책, 생필품의 쇼핑 등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곤 외출이 제한됐다.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유럽의 문화로 인해 이런 정부의 지시에 반발하는 국민들이 많았다. 이런 분위기에서도 한 남성은 '슬기로운 격리 생활'로 찬사를 받았다.
프랑스 툴루즈 인근 발마시에 사는 32세의 남성 엘리사 노코모비츠는 마라톤 애호가이다. SNS 아이디를 '마라톤 맨'이라 지을 정도는 그는 평소 달리는 것이 최고의 취미였다.
하지만 노코모비츠도 코로나로 인해 일상이 변하게 됐다. 자신이 참석할 계획이었던 3월 15일의 바르셀로나 마라톤이 취소됐을 뿐만 아니라 외출이 제한됐다.
답답한 상황 속에서 일부 시민들과 달리 노코모비츠는 자신의 취미를 위해 정부의 지시를 어기지 않았다. 그는 현재 상황에 맞춰 '베란다 마라톤'을 선보였다.
노코모비츠는 23피트(약 7m) 길이의 발코니를 왕복으로 약 3000바퀴를 오가며 42.195km만큼 달렸다. 그는 무려 6시간 48분에 걸쳐 '베란다 마라톤'을 완주했다.
CNN에 따르면 노코모비츠는 "이전까지 36개의 마라톤을 달렸지만 이번이 가장 힘들었다. 거리가 짧아 끊임없이 돌아야 됐기 때문에 속도나 추진력이 붙지 않았다"라고 베란다 마라톤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노코모비츠는 "어떤 상황이라도 달리기는 내 인생의 유일한 즐거움이다"라면서 "원래 3월 마라톤 대회 출전을 계획했으나 무산됐기 때문에 베란다 마라톤을 시도했다. 비록 풍경은 달랐지만 충분히 가치있던 달리기"라고 미소를 보였다.
우습게 보일 수도 있는 베란다 마라톤이지만 노코모비츠를 달리게 하는 동기도 있었다. 그는 "이 달리기를 코로나와 싸우진 의료진에게 바치고 싶다. 그들은 정말 특별한 일을 하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의료진은 코로나로 인해 위기에 빠진 유럽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들을 위해 달린 노코모비츠의 베란다 마라톤은 잔잔하지만 큰 감동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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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노코모비츠 SNS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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