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호날두도 와서 뛸 것"...흘렙, 자국 리그 개막에 자조 섞인 한 마디
OSEN 이승우 기자
발행 2020.03.23 17: 32

코로나19의 공포가 유럽을 뒤덮고 있지만 벨라루스는 새로운 축구 시즌이 개막할 정도로 천하태평하다.
전세계가 코로나19 사태로 충격에 빠져있는 가운데 최근 벨라루스 1부 리그가 개막했다. 호주 A리그가 잔여 일정를 치르기 위해 무관중으로 경기를 소화하긴 했지만 벨라루스 리그는 아예 새 시즌을 개막했다. 심지어 지난 19~20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개막 경기에는 관중들까지 입장했다. 
벨라루스는 유럽에서 유일하게 축구 경기를 볼 수 있는 나라가 됐다. 스페인, 잉글랜드,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리그는 그 심각함을 인지하고 리그 일정을 중단했다. 끝까지 버티던 터키와 러시아도 결국 코로나19에 백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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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국민들은 전체적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둔감한 상황이다. 벨라루스 축구 역사상 최고의 스타인 알렉산더 흘렙은 자국의 이런 상황에 자조적인 반응을 보였다. 흘렙은 아스날과 바르셀로나 등에서 전성기를 누리고 자국 리그에 복귀해 활약하다 올해 3월 은퇴를 선언했다.
영국 매체 ‘더선’에 따르면 흘렙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이 중단됐을 때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러시아 리그에서 뛰었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도 벨라루스 리그에서 뛰게 될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최근 “보드카를 하루에 40~50g 정도 매일 마셔 바이러스를 죽여야 한다”라거나 “트랙터는 모든 사람을 치료할 것이다. 들판을 모두를 치유한다”라는 황당한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벨라루스는 23일 오전 기준으로 76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유럽 내 다른 국가보다는 상황이 안정된 편이지만 꾸준한 증가세를 감안하면 안심할 수는 없다.
흘렙은 “벨라루스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해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라며 “아마 우리 대통령은 바이러스가 어떤 일을 일으키는지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많은 젊은이들과 학생들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나는 집에 가족들과 머물고 있지만 가끔 나갈 때면 거리과 식당들은 여전히 붐빈다”라고 덧붙였다./raul164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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