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푸라기' 김용훈 감독 "전도연·정우성 톱스타 캐스팅, 지인이 '꼭 버텨' 응원" [인터뷰③]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0.02.12 16: 51

 김용훈 감독이 첫 영화부터 전도연, 정우성 등 톱스타들이 캐스팅돼 지인들이 걱정했다고 고백했다.
12일 오전 서울 삼청동 슬로우파크에서는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연출한 김용훈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감독 김용훈, 제공배급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일본 작가 소네 케이스케가 집필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윤여정, 정만식, 신현빈, 정가람 등 화려한 톱스타 캐스팅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폐막한 제49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현지에서 진행된 특별 상영 GV의 전석이 매진되는 등 높은 관심을 받았다. 영화를 접한 해외 유수 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의 잇따른 초청 문의가 쇄도했고, 제34회 스위스 프리부르 국제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에도 공식 초청됐다.
28살에 대기업 CJ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해 10년 동안 영화 기획팀, 제작팀, 투자팀 등에서 일했지만, 영화 감독이 되고 싶다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단편 '삭제하시겠습니까?'(2015), 다큐멘터리 '남미로 간 세 친구'(2013)를 연출한 김용훈 감독은 영화 '반가운 살인자'(2010), '거룩한 계보'(2006) 연출부 출신으로 다양한 작품에서 필모그래피를 쌓았고, '지푸라기'를 통해 첫 상업영화에 데뷔한다. 그간 작품들에서 공간과 미술에 대한 디테일한 표현과 인물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다루며 인정을 받았다.
김용훈 감독은 "서점에서 원작 소설을 우연히 봤다. 제목을 보고 강렬한 느낌을 받아서 하루만에 다 읽었다. 소설 속 재밌는 설정들을 어떻게 영상화 시킬까 고민했고, 내 스스로 정리했는데, 그걸 제작사와 투자사가 보고 좋게 평가해줬다. 그 시기가 2017년이었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캐스팅된 배우는 '칸의 여왕' 전도연이다. 신인 감독에게는 '호박이 넝쿨째 굴러 들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제작사 대표님이 전도연 선배님한테 책을 보여줬는데 그 자체만으로도 영광이었다. 출연을 결정하시면서 이후 캐스팅은 훨씬 수월해졌다. 모든 배우들은 내가 시나리오 줬을 때부터 편집 과정까지 어느 누구도 분량에 대해 불만을 품지 않았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전도연 선배와 첫 미팅에서 '내 분량은 한 신도 안 늘려도 된다'고 하더라. 전도연 선배와는 이 작품이 시작되기 전부터 전체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본인의 캐릭터보다는 영화 전체를 보면서 어떤 부분이 말이 안 되는지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또한, 김용훈 감독은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주셔서 나도 받아들일 건 받아들였다.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갈 때도 오히려 '왜 아무말도 안 하지?' 싶을 정도로 날 믿어주셨다. 신인 감독 입장에서는 다들 염력이 어마어마하고 시나리오를 보는 좋은 눈을 가진 분들인데 덕분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한 마디로 메시와 호날두 등 최고의 스타들과 경기를 하는 기분이었다. 우리 작품의 전술과 흐름을 다들 알고 계셔서, 전체적인 이야기만 던져도 배우들이 알아서 잘 해주셨다"며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충무로 올스타전'이라고 할 만큼, 스타 배우들이 모인 '지푸라기'. 그런 이유로 신인 감독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김용훈 감독은 "다들 기 센 배우들 속에서 신인 감독이 어떻게 살아남을지 우려하던데, 우려와 달리 현장 분위기는 굉장히 좋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베테랑 선배들이 신인 감독의 고군분투가 안쓰러운 마음에 많이 봐준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이 작품을 이 배우들과 한다고 했을 때 아는 지인이 '그저 버티기만 하라'고 했다.(웃음) '잘 못해서 잘리지 말고 그저 버텨'라고 신신당부 할 정도였다.(웃음) 윤여정 선생님도 마치 친엄마처럼 대해주셨다. 촬영 내내 믿어주고 응원해줘서 마지막에는 울컥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한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오는 19일 개봉한다.
/ hsjssu@osen.co.kr
[사진]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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