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지난해 한 때 9경기차 1위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시즌 막판에 무너졌다. 팀 창단 최다승(88승)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오프까지 3연패로 허무하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충격이 오래 갈 법도 하지만 SK의 새 주장을 맡은 간판타자 최정(33)은 ‘리셋’을 외쳤다.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SK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최정은 “작년 아쉬움은 다 잊었다. 캠프에 들어온 순간 작년 생각은 안 한다”고 입을 뗐다.
이어 최정은 “우승을 했을 때도 그 다음해 우승에 젖어있지 않고 리셋했다. 올해도 똑같다”며 “이번 캠프에는 어린 선수들이 많이 왔다. 어린 선수들이 열정적이다 보니 어느 때보다 활기가 넘친다. 분위기 좋게 훈련을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최정은 데뷔 후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을 이끈다. 룸메이트인 외야수 한동민은 “정이형이 주장을 충분히 잘하고 있다. 기대 이상이다. 야구만 잘하는 조용한 형이었는데 당근과 채찍을 주며 잘 이끌어준다”고 증언했다.
최정은 “아직 주장이 된 것이 크게 실감나지 않지만 신경 쓸 부분이 많아진 건 사실이다. 그래도 선수들에게 스트레스를 안 주려고 한다. 힘 불어넣는 말을 많이 하고 있다. 편한 분위기를 만들려 한다”며 쑥스러워했다.
개인적으로는 배트 스피드를 높이는 훈련에 집중한다. 그는 “이전에는 타격할 때 투수가 던지는 공과 나의 타이밍이 부딪쳐서 맞았다면 지금은 미리 보고 칠 준비를 해놓는다. 공을 오래 보고 컨택을 한다”고 설명했다.
어릴 적 선수로 함께했던 이진영 타격코치의 합류도 반갑다. 최정은 “어릴 때부터 한 팀에서 야구를 해봐서 편한 사이다. 기술적으로 접근하는 데 있어 물어봐야 할 것, 그렇지 않은 것도 편하게 물어본다. 형처럼 편하게 다가갈 수 있고, 덕분에 더 많은 조언을 얻을 수 있어 좋다”고 이야기했다.
업계 1인자로 꼽히는 이지풍 신임 트레이닝코치도 선수들의 컨디셔닝뿐만 아니라 멘탈까지 어루만지며 팀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최정은 “이지풍 코치님이 선수들의 멘탈까지 많이 신경써준다. 선수들이 잘 따라가고 있어 팀에 좋은 효과가 기대된다”고 자신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