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장르가 되다' 봉준호, 봉테일X친화력X리더십으로 이뤄낸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 [종합]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0.02.10 20: 41

‘봉준호, 장르가 되다’ 봉준호 감독의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10일 오후 방송된 OCN ‘봉준호, 장르가 되다’에서는 영화 ‘기생충’으로 ‘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받은 봉준호 감독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졌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10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쟁쟁한 경쟁작들을 제치고 각본상, 국제영화상, 감독상, 작품상을 받으며 4관왕에 올랐다. 이는 한국 영화 최초이자 한국 영화의 역사를 새로 쓴 순간이었다. 봉준호 감독은 “큰 영광이다. 모든 예술가들에게 찬사를 보낸다”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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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7년 전, 봉준호 감독이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에 출연한 모습이 그려졌다. 당시 ‘설국열차’가 개봉했고, 백지연은 봉준호 감독에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에 대한 포부를 물었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아카데미를 나오긴 했는데, 거기에서 개근상을 받기는 했다”면서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7년 후, 봉준호 감독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팀 리그 알라모 드래프트 하우스 CEO는 “‘이번 영화제에서 ’기생충‘이 최고작이 됐고, 봉준호 감독이 텍사스에 오게 됐다. 우리는 봉준호 감독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텍사스에 ‘봉준호 시네마’를 오픈하면서 봉준호 감독과 함께 축배를 들었다.
팀 리그는 “모던 클래식 작품들을 통해 봉준호 감독은 인간성과 서스펜스, 유머 기술 등 완벽한 조화로 영감을 준다. 그의 작품은 우리가 왜 우리가 영화를 사랑하는지 알게 해준다. 봉준호 감독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 중 한 명이다. 영화관 전체가 하나의 기념비처럼 봉준호 감독의 업적을 기억할 것”이라며 ’봉준호 시네마‘를 헌정한 이유를 밝혔다.
‘기생충’은 미국에서도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일반적으로 개봉 후 3~4주면 내려가지만 롱런하면서 관객들이 늘고 있는 것. 3개의 상영관에서 시작돼 1000여개의 상영관으로 확대된 것만 보더라도 ‘기생충’의 인기를 알 수 있다. 팀 리그는 “이건 엄청난 성공이다. 누구도 이 정도로 성공할 거라는 생각은 못했다”고 설명했다. ’마더‘를 봤다는 한 관객은 ‘기생충’ 역시 봉준호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에 화들짝 놀랐다.
할리우드에서도, 로스앤젤레스 브로드웨이에서도 ‘기생충’ 신드롬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박스 오피스 1950억원, 북미 개봉 역대 한국영화 1위는 물론 전 세계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기생충’의 매력은 무엇일까. 관객들은 “한국 영화는 정말 놀랍다. ‘기생충’은 잘 만든 영화다.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다”라고 평가했고, 온라인에서는 ‘봉하이브’라는 팬덤이 형성됐다. ‘봉하이브’는 벌집에 벌이 모여드는 것처럼 봉준호 감독이 뭘하든 모여드는 팬덤의 현상으로, SNS등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제시카 징글’ 역시 신드롬 중 하나다. ‘기생충’ 기정이 가짜 이력을 기억하기 위해 부른 노래인 것. 영화 평론가는 “SNS 패러디를 통해 영화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고 현상을 분석했다. 관객들은 “정말 멋진 노래다”라며 함께 따라 부르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언론 역시 봉준호 감독은 극찬했다. ‘봉준호는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를 쓴 데이비드 에를리히 평론가는 “‘기생충’을 어떤 이야기로 규정하기 어려웠다. ‘봉준호는 스스로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라는 말처럼 새로운 단계의 미스터리가 펼쳐니고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다”며 “‘기생충’의 세계적인 열풍은 우리는 이미 자본주의라 불리는 같은 국가에 살고 있다. 누군가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실패를 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기생충’은 계급적 갈등이라는 동일한 정서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뉴욕 타이즈 역시 봉준호를 세계적인 거장들과 함께 거론했다. 스테파니 굿맨 영화 담당 기자는 “봉준호 감독은 관객의 심리적인 예상을 잘 조종한다. 완전히 예상을 뒤엎는 전개를 보여준다. 이번에 흥미로운 건 영어권 배우들이 출연하지 않는다. 이게 장애물이 될 수 있지만 흥행을 거뒀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의 조력자도 있다. 달시 파켓, 그는 ‘기생충’을 번역했다. 달시 파켓은 “휴가 때 부모님 집에서 ‘기생충’을 번역했다. 귀국 후 봉준호 감독과 함께 수정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한국 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 단어와 표현들을 영어로 번역했고, “외국인도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번역했다”고 이야기했다.
봉준호라는 거장의 탄생을 돌아보는 시간도 펼쳐졌다. 2000년 개봉한 ‘플란다스의 개’에서 주연을 맡은 이성재는 “당시 봉준호 감독은 독특한 말투를 썼다. 제목과 상관없는, 특이한 영화였다”며 “‘기생충’을 보면서도 ‘플란다스의 개’가 떠올랐다”고 회상했다. 특히 ‘플란다스의 개’에서 보여준 순간적인 장르 변화는 ‘플란다스의 개’에서도 보여준 봉준호의 ‘장르’였다.
영화제작자 차승재 씨는 “영화 초기작부터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 연출을 했다. 진지하고 정공법으로 가기보다는 특유의 유머로 풀어냈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대학생 시절부터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졌고, 교내 신문에 만평을 기고하며 꾸준히 메시지를 던질 정도였다. 배우 안내상은 “봉준호가 후배인데, 그 인연으로 영화 ‘백색인’을 찍었다. 세상을 다르게 살아가는 두 노동자의 삶을 표현했다. 똑똑한 아이 그 정도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봉준호 감독을 ‘독특하다’, ‘세상을 살아가는 본인만의 원칙’을 가진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그의 시선으로 풀어낸 첫 작품은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지는 못했다.하지만 26년 동안의 일관성 있는 그의 시선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기생충’의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이라는 쾌거를 일궈냈다.
봉준호를 먼저 알아본 나라는 ‘프랑스’였다.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기생충’은 황금종려상을 받는 쾌거를 이뤄냈다. 그 후 10개월이 지난 지금도 ‘기생충’의 인기는 프랑스에서 여전하다. 누적 관객 수 170만 명을 돌파한 것.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기생충’은 큰 사랑을 받았고, 박수를 받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관객들의 반응이다. 이번이 한국 영화에 대한 문을 여는 계기가 됐다. 비평가, 대중의 승리다”라고 칭찬했다. 이런 말처럼 프랑스에서는 젊은 세대를 주축으로 ‘기생충’의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
현재 우리는 봉준호의 세계에 살고 있다. 그렇다면 봉준호의 세계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평론가들은 “사회적인 실제 사건에서 나온 상상력에서 그의 세계가 시작된다”고 분석했다. ‘괴물’, ‘살인의 추억’ 등이 실제 사건에서 비롯된 영화였다. 배우 안서현은 “봉준호 감독의 작품은 계속해서 생각하게 한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의 주변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유머가 배어있는 사람”, “트레이드 마크는 정교함이다”라고 말한다. 안셔현은 “‘옥자’에서 조금이라도 새 제품이 보이면 모든 것을 신경쓰신다”고 말했다. 이성재, 크리스 에반스 등 그의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은 하나같이 ‘봉테일’을 거론하며 그의 섬세함에 혀를 내둘렀다. 특히 크리스 에반스는 “그는 이미 완벽한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친화력, 리더십, 디테일을 바탕으로 봉준호 감독은 ‘협업’을 통해 영화를 만들고 있다. 한국 영화의 새로운 역사가 된 ‘기생충’과 봉준호 감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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