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에 '눈 찢기' 당한 구보...日 팬, "평소 습관처럼 동양인 비하한 것"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0.02.10 17: 31

"세계 최고의 스포츠를 자부하는 축구에서도 이런 인종 차별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 현실"
마요르카는 지난 9일(한국시간) 에스파뇰 원정서 열린 2019-2020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3라운드서 에스파뇰에 0-1로 패했다.
마요르카는 전반 13분 에스파뇰의 이적생 라울 데 토마스에게 선제 결승골을 헌납하며 무너졌다. 이날 승리 시 강등권을 벗어날 수 있었지만 최하위 팀에 덜미를 잡히며 18위에 머물렀다.

일본인 기대주 미드필더 구보는 후반 20분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한 채 팀의 3연패(컵대회 포함 4연패)를 지켜봐야 했다.
패배도 패배지만 구보는 이날 소속팀 코치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해 두 배의 아픔을 겪었다. 다니 파스토르 피지컬 코치가 웜업 중인 구보를 불러들일 때 두 눈을 손가락으로 찢어 인종차별 제스처를 취했다.
방송 중계에 잡힌 이 장면은 삽시간에 퍼지며 논란이 커졌다. 영국 '더 선'을 비롯해 수많은 매체가 코치가 자신의 팀 소속 선수를 비하하는 장면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일본 '사커킹'은 "파스트로 코치는 눈 찢기 제스처를 통해 구보를 불렀다. 분명히 인종 차별을 연상시키는 행동"이라고 보도했다.
구보의 인종 차별을 다룬 사커킹의 기사는 일본 포탈 '야후 스포츠'의 많이 본 뉴스 1위에 오르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일본 팬들 역시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일본 팬은 "가가와 신지가 처음 베식타스에서 이적 했을 때도 100여명 이상의 베식타스 팬들이 전원 눈 찢는 포즈를 취한 바 있다"라면서 "본인들은 악의 없는 환영의 표현이었겠지만 오해를 살 수 밖에 없는 제스처"라고 지적했다.
한 분노한 일본 팬은 "수준 낮은 클럽에는 수준 낮은 코치가 있는 것 같다. 의도가 아니라 평소 자연스럽게 아시아인을 습관적으로 비하하던 표현이 나온 것이다. 세계 최고의 스포츠를 자부하는 축구에서도 이런 인종 차별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일본 팬은 "그래도 서양 언론이 인종 차별을 다루는 것은 고무적이다. 최소한 눈 찢는 제스처가 인종 차별이라는 인식이 점점 확대될 것이다. 그러나 코치 개인을 보면 내면에 (아시아인을) 깔보는 의식이 있어서 나온 행위"라고 분석했다.
한편 마요르카 구단이나 파스토르 코치는 아직까지 인종 차별 논란에 대해 언급이나 사과 없이 그저 침묵만 지키고 있다. /mcadoo@osen.co.kr
[사진] 위는 더 선 캡쳐. 아래는 마요르카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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