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봉준호, 아카데미 감독상 기적의 3관왕 "존경하는 스코세이지" (종합)[2020 아카데미]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0.02.10 13: 10

[OSEN=연휘선 기자] 최초의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에 이어 3관왕으로 감독상까지 거머쥐며 남다른 소감을 밝혔다.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9일(현지시간) 오후 5시 캘리포니아주 LA 돌비극장에서 개최됐다.
이날 '기생충' 봉준호 감독은 '아이리시맨' 마틴 스코세이지, '조커' 토드 필립스, '1917' 샘 멘데스,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 쿠엔틴 타란티노 등을 꺾고 감독상을 수상했다.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거장들과 경쟁했다. 그는 마침내 감독상을 거머쥐며 이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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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앞서 각본상과 국제장편영화상을 받은 데 이어 감독상까지 3관왕을 차지한 상황. 그는 세 번째로 '아카데미' 무대에 올라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그는 "좀 전에 국제장편영화상 받고 제가 할 일은 다 끝난 줄 알았다"고 재치있게 운을 떼며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드러냈다.
그는 "어렸을 때 제가 영화 공부할 때 가슴에 새긴 말이 있다. '가장 개인적인 게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고. 그 말을 하신 분이 책에서 읽었지만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하신 말이다"라며 객석의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에게 영광을 돌렸다.
이어 그는 "제가 학교에서 마틴의 영화를 보면서 공부했는데 같이 후보에 오른 것만 해도 영광인데 상을 받을 줄 몰랐다. 저희 영화를 아직 미국의 관객들이나 사람들이 모를 때 제 영화를 리스트에 뽑아준 쿠엔틴 타란티노 형님이 계신데 감사드린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같이 후보에 오른 토드, 샘 모두 제가 너무나 존경하는 감독들인데 오스카 측이 허락한다면 트로피를 텍사스 전기톱으로 잘라서 5개로 나누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국제장편영화상 수상 시 "오늘 밤 취할 준비가 됐다. 내일 아침까지"라고 밝힌 소감을 한번 더 인용하며 "모레까지 취하겠다"고 말해 특유의 재치로 좌중을 폭소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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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은 한국 영화 사상 최초이자, 지난해 '기생충'이 한국 영화 100주년을 기념하며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것을 잇는 쾌거로 평가받는다. 
'아카데미' 역사에서 한국 영화는 1963년 신상옥 감독이 연출한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처음으로 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출품했다. 이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2000),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2002),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2006), 이창동 감독의 '밀양'(2007), 봉준호 감독의 '마더'(2009),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2012), 이준익 감독의 '사도'(2015), 장훈 감독의 '택시운전사'(2017) 등이 그 뒤를 이었지만, 아카데미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국제영화상 예비후보에 올랐지만, 5편을 뽑는 최종 후보에는 들지 못했다. 지금까지 '버닝'의 예비후보가 한국 영화의 최고 성과였지만, 단 1년 만에 '기생충'이 모든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국 영화가 오스카 후보에 오르고 트로피까지 거머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영화사 57년 만에 쾌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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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은 작품상(Best Picture 봉준호·곽신애), 감독상(Directing 봉준호), 각본상(Original Screenplay 봉준호·한진원), 국제장편영화상(International Feature Film), 미술상(Production Design 이하준), 편집상(Film Editing 양진모)까지 총 6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이 가운데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감독상을 수상하며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감독상까지 3관왕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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