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식 타파' PT 준비한 롯데 이석환 대표, ‘거인’의 의미를 되묻다 [오!쎈 현장]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01.28 18: 02

롯데 자이언츠의 비시즌 행보처럼, 일반적인 대표이사 취임식은 아니었다. 틀을 깬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신임 대표이사는 선수들에게 ‘자이언츠’의 의미를 되물었다. 
롯데는 28일 부산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제 14대 이석환 대표이사의 취임식을 진행했다. 
이날 대표이사 취임식은 일반적인 취임사-꽃다발 전달 식의 순서가 아니었다. 선수들 역시 원형 테이블에 앉았다. 일반적인 취임식의 모습은 아니었다. 이석환 신임 대표이사는 단상에 올라와 “이렇게 선수들과 마주할 기회가 쉽지 않다. 일반적인 취임사를 하는 것은 싫었다. 딱딱하고 이렇게 모인다는 게 어색할 것 같다. 취임식이 아닌 롯데 자이언츠의 첫 토크쇼 행사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28일 오후 부산 부전동 부산롯데호텔에서 롯데 대표이사 취임식이 열렸다. 이석환 대표이사가 연설을 하고 있다./ksl0919@osen.co.kr

이어 롯데 자이언츠가 처음 태동한 1982년, 그리고 첫 우승을 차지한 1984년의 이야기를 프레젠테이션과 함께 풀어갔다. 이 대표이사의 학창시절 얘기였다. 부산 출신인 이 대표이사는 당시 롯데 선수들에 대해 “선망의 대상이었고, 우리의 청소년 때를 얘기할 떼 롯데의 야구는 뗄려야 뗄 수 없는 스포츠였다”고 되돌아봤다. 
이후 구단명인 자이언츠, 거인의 의미를 되새겼다. 다소 무거운 주제로 넘어갔다. 그는 “우리가 매일 입는 이 옷에는 자이언츠(거인)이 새겨져 있다. 자이언츠는 거인이다. 단지 힘이 세고 키가 크면 거인일까. 덩치가 크고 힘만 세면 괴물과 같은 존재다”면서 “우리는 히어라고 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팬들에게 상처와 실망을 줄 것이다. 동료를 위해 희생하고 책임을 지는 존재가 돼야 한다. 자이언츠의 의미를 알고 기대에 부응하는 존재들이 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자이언츠다운 행동과 성과를 기대한 것.
이어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스노우보드 평행대회전에서 국가대표 이상호가 당시 0.01초 차이로 은메달을 차지한 영상을 보여주면서 “1루에도 전력 질주를 해야 한다”며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자이언츠 선수가 되기를 거듭 강조했다.
또한 롯데가 그리는 큰 그림에는 구성원 개개인의 꿈이 모두 일치 단결해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 대표이사는 “우리 개개인이 어떤 그림을 그리는지 알아야 한다. 작은 그림들, 즉 우리 각자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고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엉뚱한 큰 그림이 나올 것이다”고 말했다. 개개인의 목표를 확실하게 세워 팀의 목표를 단단히 세우자는 의미.
이 내용의 연장선으로 전설적인 밴드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가 말한 “내가 누군지는 내가 결정해(I decide who I am)”를 말하며 자신들을 더욱 완벽하게 가꿔 팀의 자랑스러운 일원으로 거듭나기를 촉구했다.
이 대표이사의 프레젠테이션 끝, 그리고 2020년 시즌의 끝에는 지난해 최하위의 그림자와 어둠을 걷어내고 모두가 웃는 그림을 그렸다. 그는 “2020년 시즌이 끝나고 이런 자리에 다시 모인다면 우리가 노력을 통해 합심해서 이룬 꿈을 자축하고 싶다. ‘우리는 위대하다. 거인이다’고 말하며 축배들 들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jhrae@osen.co.kr
28일 오후 부산 부전동 부산롯데호텔에서 롯데 대표이사 취임식이 열렸다. 선수들을 비롯한 많은 관계자들이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ksl0919@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