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패다'=허성태의 재발견.."오늘만 사는 배우" [인터뷰 종합]
OSEN 이승훈 기자
발행 2020.01.16 16: 38

 반전을 넘어 새롭기까지 하다.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이후 다시 태어났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 배우 허성태가 허세 가득한, 한물 간 조폭 장칠성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면서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16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OSEN과 만난 허성태는 tvN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이하 '싸패다') 종영 소감을 전했다. 
이날 허성태는 "작품 속 역할에서 잘 못빠져나오는 스타일이 아닌데 이번에는 제작진들에게 '떠나보내기 아쉬웠다'라고 문자를 보낼 정도로 정말 아쉬웠다. 평생 '싸패다'만 찍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금도 동료 배우들과 꾸준히 연락을 하고 있다"며 '싸패다'에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싸패다'에서 허성태는 육동식(윤시윤 분)의 윗집에 사는 조폭 출신의 백수이자, 동네를 어슬렁거리는 삼류 건달 장칠성으로 분했다. 그는 그동안 다양한 작품을 통해 '현실 조폭'의 실감나는 연기력을 자랑했기에 다소 어리숙해보이는 '싸패다' 속 장칠성은 보는 이들에게 신선함을 안겼다. 
허성태가 이처럼 극와 극을 오가는 역할을 흡인력 높이게 연기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싸패다' 제작진들의 '칭찬'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허성태는 "남들이 칭찬을 해주면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 않냐"면서 "첫 촬영 때 애드리브를 했었는데 감독님이 너무 좋아해주셨다. 방송 이후 작가님에게 '애드리브 많이 해서 죄송하다'고 연락했었는데, 오히려 '너무 좋다'고 해주셨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작가님이 정해놓으신 틀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모든 장면에 애드리브를 넣었다. 동료 배우들이 '허성태한테 애드리브는 졌다'고 할 정도로 내가 먼저 제안한 애드리브도 많았다"면서 작품을 위해 제작진과 활발한 소통을 이어갔다고 털어놨다. 
사실 허성태는 '싸패다'의 장칠성 캐릭터를 연구하면서 많은 고민을 했다. 그러던 중 그는 작정하고 코믹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생각에 도달했고, "모든 사람이 어느 정도의 찌질함을 갖고 있는데, 그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너무 보여준 것 같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뿐만 아니라 허성태는 본인의 실제 성격과 어느 정도 비슷했던 장칠성 캐릭터를 언급하면서 "강하고 카리스마 있는 연기 할 때보다 '싸패다'가 훨씬 편했다. 영화 '브라더'에서도 코믹한 연기를 했었는데 그때도 행복했다. 내가 편할 때의 모습을 연기하는 게 더 자연스럽다보니까 많이 자유로웠던 것 같다"며 장칠성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하지만 '싸패다' 이후 코미디 장르로 연기 방향을 바꾼 건 아니라고. 그는 "악역 연기 할 때도 '이미지가 굳혀질 것'이라는 걱정을 안 했었다. 나에게 역할이 오면 나는 당연히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주어지면 오롯이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다. 지금도 악역은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고백했다. 
허성태는 지난해 SBS '친애하는 판사님께'를 시작으로 MBC '이몽', OCN '왓쳐', tvN '싸패다', 영화 '말모이', '열두 번째 용의자', '신의 한 수:귀수편', '블랙머니'를 통해 쉴 새 없이 대중들을 만났다. '다작 배우'로 눈도장을 찍은 셈. 
허성태는 영화 무대인사와 드라마, 영화 촬영을 동시에 진행했을 땐, '여기가 어디야?'라고 할 정도로 방방곡곡을 돌아다녔다고 말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두 명의 매니저와 일을 할 때도 있었다고.
특히 과거의 허성태는 자신을 알리기 위해 언론사를 직접 찾아다녔었는데, "이제는 기자분들을 모셔서 인터뷰하는 지금이 신기하다"며 배우로서 성장한 본인의 모습을 뿌듯해했다. 
더불어 그는 "과거의 시간들 때문에 지금 더 열심히 하는 것 같다"면서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 더 큰 욕심도 없다. 이대로만 살았으면 좋겠다. 인생과 연기는 똑같은 것 같다. 오늘만 산다"며 현재의 감사함을 강조했다. 
"연기를 하다보면 어느샌가 이뤄져있을 것 같다"며 미래의 구체적인 목표보다 '지금'에 최선을 다하는 배우 허성태. 과연 '싸패다' 이후 그의 또 다른 매력이 언제 폭발할지 대중들의 관심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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