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영화 NO"..'남산의 부장들', 이병헌➝이성민이 재조명한 10⋅26(종합)[Oh!쎈 현장]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20.01.15 17: 18

“정치적인 색깔 NO..서로 이야기 나눌 거리가 많은 작품이 될 것 같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 언론배급시사회가 15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진행됐다. 시사회에는 주연 배우 이병헌과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 그리고 우민호 감독이 참석했다.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 분)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날 언론에 처음 공개된 ‘남산의 부장들’은 배우들의 열연과 극 내내 이어지는 긴장감이 몰입도를 높이며 ‘웰메이드 영화’의 탄생을 알렸다.  

우민호 감독, 배우 곽도원, 이성민, 이병헌, 이희준(왼쪽부터)이 참석해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 /dreamer@osen.co.kr

먼저 우민호 감독은 실제 사건, 원작을 바탕으로 둔 이번 작품에 대해서 “동명의 원작은 동아일보에 1990년도에 26개월간 연재가 됐던 취재록이다. 18년이라는 기간 동안 굉장히 힘 있게 방대하게 서술하고 있다. 그걸 다 영화로 담기에는 너무 방대했기 때문에 마지막 40일의 순간을 영화에 담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극중 인물들이 정치적인 색을 가지고 있는 만큼 영화가 정치적으로 비춰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반응에 대해서는 “이 영화는 정치적인 성격이나 색깔을 띠지 않았다. 나오는 인물들에 대해서 공과 를 평가하지 않는다. 그 사전이 왜 일어났는지 그 인물들의 내면과 심리 묘사를 따라가면서 보여주고 싶었다. 판단은 영화를 본 관객들이 하면 좋을 것 같다”라고 당부했다. 
우민호 감독이 참석해 인사말을 준비하고 있다. /dreamer@osen.co.kr
우민호 감독은 ‘내부자들’ 이후 2006년도에 ‘남산의 부장들’ 원작 판권을 구입하고 오랫동안 영화화를 진행해왔다. 우민호 감독은 “1997년도 같은데 군대에 갔다 와서 우연히 책을 접했다. 몰랐던 근현대사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져 있어서 재미있게 봤다. 그때도 영화 학도여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영화로 옮기면 어떨까 생각했다. 긴 시간이 흘렀고, ‘내부자들’ 이후 2016년 초반에 원작자님께 연락해서 판권을 사게 됐다. 그때부터 준비를 했다. 그 사이에 ‘마약왕’을 했고 시나리오가 완성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원작 내용도 충격적이었지만 동아일보 기자였던 김충식 기자님의 기자 정신에 감동을 받았다. 흥분하지 않으면서도 깊게 파고 들어서 해부하는 정신이었다. 그 당시에는 충격이었다. 미흡할 수 있겠지만 영화도 원작의 정신을 가져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연출하게 됐다”라고 덧붙이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배우 이병헌이 참석해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 /dreamer@osen.co.kr
‘남산의 부장들’은 이병헌을 비롯해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그만큼 연기 대결을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배우들은 실존 인물을 연기했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함께 준비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극중 이병헌은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을 연기했다. 헌법보다 위에 있는 권력의 2인자로서 언제나 박통의 곁을 지키던 인물로, 옛 동료이자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이 박통 정권의 실체를 세계에 알리는데 앞장서기 시작하면서 갈등과 고민에 빠진다.
이병헌은 실존 인물을 연기한 것에 대해서 “결과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작가가 온전히 자기 상상으로만 그려낸 시나리오의 인물을 연기하는 것보다 실제 사건과 인물을 연기하는 것은 훨씬 더 힘든 작업이구나를 절실히 깨달았다”라며, “일단 시나리오에 입각해서 연기를 했다. 혹여 개인적인 생각이나 감정을 제가 어느 정도 크게 한다거나 줄인다거나 하면 뭔가 조금이라도 왜곡되지 않으려는 감독님과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분들을 조심스럽게 했다. 그저 시나리오에 입각해서 그 안에서 인물들이 보여주려고 하는 감정을 보여주려고 애를 쓴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배우 이성민이 참석해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 /dreamer@osen.co.kr
이성민은 대한민국 대통령(박통) 역을 맡아 열연했다. 1961년 5⋅16 군사정변부터 1979년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을 독재정치로 장악한 대통령이다. 주변에 다양한 능력의 인물들을 두고 각자 다른 방식으로 목적에 도달하게끔 일명 ‘충성경쟁’을 시킨다.
이성민은 “기존 영화에서도 그렇고 드라마에서도 그렇고 내가 했던 역할을 많은 선배님들이 했었다. 외모가 비슷한 분도 있었다. 그런 부담이 있었다. 그냥 하기엔 그렇고 해서 감독님과 상의했고, 분장팀, 미술팀과 함께 비슷하게 묘사하려고 노력했다. 의상까지 그 당시에 직접 그 분의 옷을 제작했던 분을 찾아가서 그 분 스타일에 맞게 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배우 곽도원이 참석해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 /dreamer@osen.co.kr
특히 이병헌이 연기한 김규평과 이성민이 연기한 박통에 비해 덜 알려진 캐릭터들을 연기한 곽도원과 이희준은 각별히 노력을 기울였다. 
극중 곽도원은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 역을 맡았다. 중앙정보부의 권력이 정점에 달하던 시기, 중앙정보부장으로 권력을 휘둘렀던 인물로, 하루아침에 밀려난 후, 미국으로 건너가 대한민국 정부의 비리와 실체를 고발하는데 앞장서며 ‘혁명의 배신자’라는 회고록을 집필하기 시작한다. 
곽도원은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정치적인 이야기보다 인간의 내면적인 갈등이나 긴장감이 마음에 들어서 선택하게 됐다. 박용각 역할을 하면서도 최고의 권력을 가지고 있다가 그런 것들이 없어졌을 때 인가이 느낄 수 있는 감정들, 배우로서 준비를 많이 해야 하고 공부하는 것이 재미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런 부분을 담으려고 했다”라고 밝혔다.
배우 이희준이 참석해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 /dreamer@osen.co.kr
이희준은 대통령 경호실장 곽상천 역할을 맡았다. 박통의 존재를 신념처럼 여기고 충성하는 경호실장으로, 중앙정보부가 휘두르는 권력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요직 인사들의 충성 경쟁 속에 엘리트적인 면모를 보이는 김규평을 눈엣가시로 여긴다. 이희준은 이 역할을 위해 25kg을 증량하며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이에 대해서 이희준은 “처음 감독님이 제안할 때는 살 찌우고 실제 모티브가 된 인물이 덩치가 있기 때문에 살 찌우고 그럴 필요 없다고 연기를 하면 된다고 했다. 그런데 대본을 봐도 살을 찌우는 게 좋은 것 같더라. ‘아무래도 찌우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하니까 ‘희준 씨가 원하면 그렇게 하는데 내가 강요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시더라. 실컷 먹고 열심히 운동하면서 찌웠다. 이렇게 죄책감 없이 먹은 게 언제인지 모르겠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배우 곽도원, 이성민, 이병헌, 이희준(왼쪽부터)이 참석해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 /dreamer@osen.co.kr
이병헌은 ‘남산의 부장들’을 ‘이야기 거리가 많은 영화라고 정리했다. 그는 “이 영화는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 그 당시의 사건을 아시는 분들도, 그리고 그게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젊은 세대들도 한 번씩 보고 서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거리가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오는 22일 개봉.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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