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호 "역할보다 작품 안에서 조화 이루는 게 중요해"[인터뷰②]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0.01.15 16: 51

 (인터뷰①에 이어)  ‘히트맨’(감독 최원섭,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속 덕규는 국정원 내 비밀 프로젝트 ‘방패연’을 이끄는 악마 팀장으로서 준과 철을 발굴해 키우는 인물이다. 작전 중 사망한 줄 알았던 준이 15년 후에도 살아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를 잡기 위한 작전에 돌입한다.
덕규를 소화한 배우 정준호(52)는 15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덕규는 조력자다. 어릴 때 준을 뽑아서 강력한 요원으로서 험한 삶을 살게끔 에이스로 키워낸 사람이다. 준의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인물”이라며 "천덕규의 역할에서 제가 중요하게 여긴 점은 초반 엄격한 모습에서 점차 망가져가는 것이었다. 악마 교관이 준을 오른팔처럼 키우지만 그가 떠나고, 아끼던 사람에게 느끼는 실망감을 표현하려고 했다. 갑작스럽게 망가져서 코믹연기를 하면 어색하게 보일 수 있으니, 저는 준에 대한 기대에서 점차 실망하는 모습을 연결고리 삼아 표현하려고 했다”고 캐릭터를 분석했다.
그러면서 “‘히트맨’ 시나리오에는 나름의 독특함이 있었다. 실사와 웹툰을 잘 버무려서 완성된 시나리오인 데다, 시의 적절하게 녹아있다는 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웹툰, 실사, 컴퓨터 그래픽 디자인이 잘 어울려 있는 보기 드문 작품이다”라고 전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정준호는 영화 ‘가문의 영광’ 시리즈, ‘투사부일체’ 등의 코믹 액션에서 이미 장기를 드러냈던 바. 하지만 그는 이날 “코미디라는 장르도 1년, 2년 시간이 지날수록 호흡이 달라진다. 예전엔 상황 개그, 슬랩스틱이 재미를 줬다면 이젠 세대별로 웃음 포인트가 구분이 된 거 같다. 제 생각엔 50대가 좋아하는 코믹을 10대가 좋아하지 않고, 10대가 좋아하는 부분에선 50대들이 재미를 못 느끼는 거 같다. 세대 차이에서 오는 섬세함이 존재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변화하고 있구나 싶다”고 밝혔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인천상륙작전’(감독 이재한, 2016) 이후 4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그는 “다시 (영화계에) 돌아온 느낌은 설렘과 막중함이 있다. 경력 있는 연기자로서의 역할과 책임감. 중압감을 받는 거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히트맨’에서 덕규가 키운 암살요원 준이 종적을 감추고 살다가 15년 만에 나타나는데, 덕규는 웹툰작가로 사는 그를 보고 실망하지만 무엇보다 국가 1급 기밀을 만화로 그렸다는 사실을 알게 돼 실망한다. 준은 국정원과 테러리스트 집단의 이중 표적이 돼 아내(황우슬혜 분), 딸(이지원 분)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정준호는 덕규로서, 갖가지 작전에 돌입하는데 이 과정에서 정준호가 진중함부터 코믹함까지 모두 갖춘 다채로운 연기 내공을 드러냈다.
정준호는 “영화 ‘투사부일체’ 이후 오랜만에 제대로 된 코믹물을 하게 됐다. 세대가 바뀌고 세월이 흐르면서 순응하고자 한다”며 “(저도 처음엔) 단독 주연, 투톱 주연, 쓰리톱 주연을 했고 특별출연을 하기도 하는데 (세월의 흐름에) 순응을 하고자 한다. 역할의 크고 작음이 아니라 작품 안에서 내가 얼마나 조화를 이루는지가 중요하다.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역할의 양이나 사이즈를 떠나서 영화의 일원으로서 참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세월이 지나 후배들에게 양보를 했다기보다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것이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액션 신을 소화하는 데 힘든 점이 있었느냐는 물음에 “국정원 암살요원들의 평상시 하는 행동, 동선을 들여다 보니 되게 평범하게 다니더라. 요원이라는 사실을 티내선 안 되는 직업이다. 국민들이 해외에 나갔을 때 테러단체로부터 공격을 받을 때나 위험에 처했을 때 기지를 발휘하는 사람들”이라며 “그들의 무술이 견고하고 디테일하다. 보통 조폭물, 액션물에서 나오는 액션이 아니라 상당히 정교하게 단칼에 제압할 수 있는 무술 기법을 쓴다. 국정원 암살 요원이 받는 특별한 기술을 4~5개월 정도 무술감독에게 지도를 받았다”고 전했다.(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watc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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