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좋다' 허경환 밝힌 #개그맨 슬럼프 #빚쟁이 협박 #180억 매출 CEO [종합]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0.01.14 21: 52

허경환이 개그맨 데뷔 때부터 사업의 위기를 겪고 성공 하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14일 오후 방송된 MBC '휴먼다큐-사람이 좋다'에서는 개그맨 허경환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허경환은 "학창시절 학교에서 MC를 구한다길래 찾아가서 오디션을 봤다. 1,500명 정도 앞에서 학교 축제 MC를 하게 됐는데, 그때부터 끼가 있지 않나 싶었다. 대학 때 레크리에이션 MC를 하면서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고 밝혔다.

허경환은 2006년 신동엽이 진행하는 케이블 채널의 토크 오디션에 출연해 재능을 드러냈다.  
허경환을 떡잎부터 알아본 신동엽은 "처음에 허경환을 남다르게 본 가장 큰 이유는 아주 말맛이 좋았다. 이야기를 풀어내는 능력이나 선천적인 재능이 대단했다. 꼭 개그맨 시험을 봤으면 좋겠다고 했고, 잘 될 것 같다고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KBS 개그맨 공채 시험에 합격한 허경환은 데뷔하자마자 큰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활동 하면서 슬럼프도 찾아왔다. 
그는 "내가 등장해서 에헴 기침만 해도 웃을땐데, 한 번도 못 웃기고 내려올 때가 있었다. 나도 마음이 너무 답답했다. '내가 이렇게 재미없는 사람인가?' 싶더라. 유행어도 자신있게 해야 하는대, 자신 있는 척했지만 되게 부끄러웠다. 누가 유행어 시키면 되게 싫어하고 그래서 밖에서는 거의 한 적도 없다. 준비되지 않은 무대에 올라가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고, 나한테 맞는 프로그램, 코너를 찾아야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허경환은 개그 프로그램 대신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두각을 나타냈지만, 이에 대해서도 "채널이 많이지면서 개그맨들은 설 무대가 많이질거라 생각했는데 개그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수위 조절도 쉽지 않다. 내가 잘하는 것을 빨리 찾아 가는 게 좋겠다고 느낀다. 위에서는 평화롭고 편안하게 가는 것 같지만, 정말 밑에는 오리처럼 난리가 났다. 저 나름대로 혼자 발버둥 많이 치고 있다"고 고백했다.
최근 KBS 공채 개그맨 22기들과 그룹 마흔파이브를 결성한 허경환은 "마흔 돼서 새로 생긴 우정인 것 같다. 뭔가 단단해진 느낌이다. 마흔 돼서 친한 친구를 만나기 쉽지 않다"고 했다. 김원효는 "아이, 아내가 있으면 만나기 쉽지 않다. 프로젝트를 위해서 만나는 시간이 소중하다"고 했다.
허경환은 현재 연예계 생활과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몸매 관리를 하다 2010년부터 식품 사업을 시작한 그는 현재 매출 180억 원 규모의 회사를 운영 중이다.
허경환은 "그 당시에 개그가 안 되니까 몸 만들어서 보여주면 '와~'하고 환호성이 나왔다. 내가 몸짱의 1~2세대 정도 된다. 뭘 하면 빨리 잘 할 수 있을까 하다가 닭가슴살을 많이 먹었을 때라서 '그래 이 사업을 해야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한때 동업자로 인해 갑자기 사업의 위기가 찾아왔고, 빚쟁이의 독촉에 집 문서를 들고 은행을 가기도 했다.
과거 회사 위치를 찾아간 허경환은 "이 곳은 회사 운영보다는 빚 정리하기 위한 회사로 많이 운영했다. 그때는 앞이 안 보이고 내가 연예인인데 빚더미에 앉았다는 걸 어떻게든 막으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회사 통장도 몇 십개가 있었는데 그걸 보면서 금액을 다 맞춰보고, 공장 사장님들 만나서 얘기 들어보니까 동업자가 회삿돈으로 불법적인 일을 하면서 빚졌다는 걸 알았다. 처음에 거의 20~30억 되는 빚이 한꺼번에 터졌을 때 너무너무 힘들었다. 거짓말 아니고 누가 목을 막고 말을 못하는 느낌이었다. 숨을 못 쉴 정도로 힘들었다"고 했다.
또한, 허경환은 "그 당시에 라디오를 하고 있었는데, 힘들 분들에 대한 사연을 읽고 조언을 해주면서 내 얘기를 할 수 없었던 것, 그리고 그분들을 위해서 힘내시라고 노래를 띄워드리면서 빚쟁이와 통화를 했다. '돈을 안 갚으면 내일 당장 압류에 들어갈 테니까 그렇게 알아라'고 하더라. 너무너무 힘들었다. 그리고 언론에 알리겠다고 했다. 무서워서 '언제까지 이렇게 하면 나아질까'에 대한 생각도 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이날 허경환은 "아버지가 평생 공무원을 하셔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매번 이야기하지만 난 더이상 '우와~'하는 스타가 되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다. 부모님한테 내가 방송에 꾸준히 나오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그리고 1등이 되고 싶은 것보다 2~3등을 하더라도 내가 티비에 나왔을 때 미소를 짓고, 가족들끼리 허경환을 통해서 화목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 그 웃음이 끊이지 않도록 웃음을 드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 hsjssu@osen.co.kr
[사진] '사람이 좋다'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