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봉준호 감독 "오스카 후보 매우 기쁘면서도 당황..송강호 불발 유감"[종합]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20.01.14 18: 42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본선 후보 지명에 기뻐하며, 송강호의 남우주연상 후보 불발에 대해서는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그는 “후보 지명과 상관없이 정말 대단한 배우”라며 애정을 전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13일 오전 5시 18분(현지시각) 공식홈페이지 등을 통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의 최종 후보자(작)를 발표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국제영화상(외국어영화상) 예비 후보로 올랐던 가운데,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까지 최종 6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봉준호 감독은 이후 미국 매체 LA타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카데미 후보 지명에 대한 기쁨을 전했다. 먼저 봉준호는 오스카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것에 대해서 “정말 정신이 없다. 물론 경험이 많은 팀들이 우리를 돕고 있지만 우리가 이런 일을 겪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한국 팀들은 매우 기뻤지만 동시에 당황했다. 만약 내가 잘못된 발걸음을 내딛는다면 나는 꿈에서 깨서 우리가 아직 ‘기생충’ 시작 전의 하루라는 것을 알게 될 것 같다”라며 재치 있게 소감을 전했다.

22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영화 ‘기생충’ 제작보고회가 열렸다.봉준호 감독이 미소를 짓고 있다.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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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봉준호 감독은 ‘소식을 들었을 때 어디에 있었냐’는 질문에는 “나는 내 아파트 소파에 누워 있었다. 알람에 눈을 떴고, ‘기생충’ 오프닝 때처럼 태블릿에 와이파이를 연결한 뒤 유튜브에 올라온 라이브 스트림을 봤다. 그들은 너무 빨리 발표했다”라면서 후보 발표에 참여한 배우 존 조에 대해서 언급했다. 
그는 “나는 존 조가 아나운서들 중 한 명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그는 매우 훌륭한 배우인데 그를 몇 년 전에 만났었다. 그는 놀라운 사람”이라며, “나는 최근 그의 영화 ‘서치’를 정말 즐겼고, 그를 알고 있기 때문에 친근한 얼굴을 보는 것이 좋았다. ‘기생충’에 대한 모든 지명에 그들은 몇몇 한국 이름을 발표해야 했고, 나는 그의 발음이 꽤 정확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잠시 ‘아마도 오스카는 배려하고 있다’라고 생각했다. 어느 쪽이든 좋았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LA비평가 협회상에서 ‘기생충’을 제치고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페인 앤 글로리’의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당시 봉준호는 가장 먼저 일어나 기립 박수를 보냈던 바.
이에 대해서 봉준호는 “나는 내가 첫 번째로 일어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분명 모든 사람들이 기립박수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정말 존경받는 영화 제작자고, 나는 항상 그의 영화를 좋아했다. 그의 영화에 영감을 받았고 칸에서 현재 오스카 상까지 이 여정을 통해 그와 함께 하는 것은 큰 영광이었다. 내가 정확히 기억한다면 그는 아카데미 각본상을 한 번 수상한 적이 있다. 그래서 이 과정 동안 그와 함께 있는 것은 큰 영광이었다”라고 말했다.
1일 오후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에서 영화 ‘기생충’ 무대인사가 진행됐다.봉준호 감독이 배우 송강호의 인사말에 환호하고 있다. /sunday@osen.co.kr
그러면서 봉준호 감독은 “이 영화는 아시아 영화와 한국 영화에는 매우 드물고 소중한 사건이며, 나는 이 모든 후보작들이 있기 전에 이 영화가 북미에서 개봉된 후 박스오피스에서 정말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훌륭한 흥행작 중에서 이 모든 후보작이 되는 것이 나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의 아카데미 본선 진출이 한국 영화 최초의 기록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나는 한국을 대표하기 위해 영화를 만든 적이 없다. 그건 절대 내 바람이 아니다. 하지만 이것은 한국 영화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대단한 일이다. 한국 언론은 열광하고 있고 지금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라며, “나는 이것이 한국의 젊은 영화제작자들에게 영감이 되기를 바란다. 내가 개인적인 이유로 만든 영화가 결국 전체 산업에 기여하는 것은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특히 봉준호 감독은 작품상과 감독상 뿐만 아니라 편집상(양진모)과 미술상(이하준)에 노미네이트된 것에 대해서 기뻐하며, “나는 그들이 인정받고 그들의 작품으로 주목받는 것을 보게 돼 매우 기쁘다. 우리 팀의 모든 사람들에게 이런 경험을 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지만, 나는 특히 그 후보들에 대해 기뻤다”라고 전했다.
봉준호 감독은 오는 19일 열리는 미국 배우조합상(SAG)에서 앙상블상 후보에 올른 것오 언급했다. 그는 “우리에게 매우 좋은 소식이었다. 이번 투어에서는 송강호와 함께 하는 것을 주로 봤겠지만, SAG에서는 가장 많은 수의 배우들이 참가해 LA오 ㄹ것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4~5명의 배우들이 합류할 것 같다”라고 말해 기대를 높였다. 
이어 그는 “보통 외국어영화는 먼 나라의 예술영화라는 틀에 갇혀 있는 경향이 있다. 감독이 투어를 하는 것은 매우 외로운 여정이고, 이전 영화들도 그랬다. 그래서 팀 전체가 다양한 방법으로 그들의 위대한 업적을 인정받고 이 과정에서 나와 합류하는 것을 보는 것은 매우 큰 기쁨이었다”라고 말했다.
영화 ‘기생충’의 감독 봉준호와 배우 송강호가 제72회 칸 영화제 일정을 마치고 2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지난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2회 칸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봉준호 감독과 송강호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pjmpp@osen.co.kr
마지막으로 봉준호 감독은 룰루 왕 감독의 영화 ‘페어웰’에 대해 언급하며, 배우들에 대한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이 캠페인 동안 ‘더 페어웰’ 팀을 많이 만났고 우리는 항상 서로에게 행운을 빌어주었다. 나는 언제나 이콰피나, 슈전 자오, 룰루 왕을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라며, “그래서 슈전 자오와 이콰피나, 송강호가 올해 연기 부문 후보에 오르지 못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보 지명 여부와 상관 없이 그들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아시아에게 그들은 정말 소중한 배우들”이라고 애정을 전했다. 
한편 ‘기생충’은 앞서 지난해 5월 열린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데 이어,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거머쥐었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내달 9일(미국 현지시각) LA 돌비극장에서 열리며, 한국 시각으로는 2월 10일 오전 8시 30분부터 종합편성채널 TV조선에서 생중계된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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