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패다' 윤시윤, 채널 멈추게 만들 '믿보배'로 나아갈 길 [인터뷰 종합]
OSEN 이승훈 기자
발행 2020.01.13 15: 45

 윤시윤이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를 통해 호구와 싸이코패스를 오가는 '극과 극'의 열연을 선보인 가운데, 배우로서의 고민과 앞으로 윤시윤의 새로운 미래를 예고했다. 
13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OSEN과 만난 윤시윤은 tvN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이하 '싸패다') 종영 소감을 전했다. 
윤시윤은 지난 9일 최고시청률 3.0%를 기록하며 아쉬움 속에 막을 내린 '싸패다'에서 연쇄살인마로 착각한 호구 육동식을 연기했다. 남들에게 이용당하기 십상인 성격을 보유한 '호구 중의 호구'인 캐릭터. 

특히 그는 모범적이고 착실하게 자라왔지만, 살인현장을 우연히 목격하고 도망치다가 사고를 당해 기억상실증에 걸린다. 심지어 연쇄살인마의 일기장을 자신의 것으로 믿게 되면서 자신을 싸이코패스라고 착각한다. '호구'와 '싸이코패스'를 동시에 연기한 셈. 
이날 윤시윤은 배우들 사이에서 '연기하고 싶은 캐릭터' 1위로 손꼽히는 싸이코패스 역을 완벽하게 소화한 소감을 전했다. 윤시윤은 "배우들의 로망이자 독이 든 사과일 것 같았다. 그동안 많은 선배님들이 싸이코패스 역할을 해오셨기 때문에 못하면 비교될 것 같았다"면서도 "육동식은 '착각'을 하는 캐릭터다. 싸이코패스 행동을 할수록 시청자들이 웃는 메리트가 있기 때문에 부담없이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싸이코패스지만, 싸이코패스가 아니기 때문에 윤시윤에게 육동식은 '절반의 도전'이었다고. '싸패다' 시청자들 또한 친근함과 소름 끼치는 면모를 오가는 윤시윤의 열연에 시즌2 제작 가능성을 희망하기도 했다. 
특히 '싸패다' 팬들은 호구가 싸이코패스로 착각하는, 다소 말이 안 되는 설정을 완벽하게 소화한 윤시윤의 연기가 '개연성을 만들었다'는 호평을 쏟아냈다. 이에 윤시윤은 "너무 감사한 칭찬이지만, 똑똑한 대본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허무맹랑한 이야기에서 시작하는 이야기다 보니까 친한 친구끼리 농담을 하듯 연기했다. 즐거움을 드리고 싶었을 뿐"이라며 대본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사실 윤시윤의 이같은 1인2역 연기는 '싸패다'가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18년 9월 종영한 SBS '친애하는 판사님께'에서 화려한 전과의 소유자 한강호와 판사 한수호를 동시에 연기하면서 '1인2역 연기 역사에 새로운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았다. 
하지만 윤시윤은 자신의 연기력보다 제작진들의 훌륭한 연출력을 강조했다. 그는 "유명한 연출자들이 나에게 손을 내밀어주셔서 영광스럽게 일 한 것 뿐이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연출자 믿고 연기했다"면서 "내가 어떤식으로 연기해도 연출과 음악 등을 달리하면 수백가지의 캐릭터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배우의 역량은 부족하고 뻔하지만 연출에 따라 달라지는 게 '종합예술'이기 때문에 연출자를 믿고 도전했다"고 고백했다. 
뿐만 아니라 윤시윤은 "항상 책임감을 느끼고 다음 작품에서는 '채널을 멈추게 할 수 있는 배우가 되야겠다'는 걸 느꼈다. 채널을 멈출 수 있는 힘은 배우들의 인지도와 인기가 아니다. 결국에는 연기적인 신뢰"라면서 "앞으로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은 명확하다고 생각했다"며 '믿보배'를 정조준했다. 
지난 2009년 MBC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연기 생활을 시작한 윤시윤. 그는 지난해 데뷔 10주년을 맞이했다. 윤시윤은 지난 10년 동안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어 가요계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며 다방면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윤시윤은 쉼 없이 다작을 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지붕뚫고 하이킥'과 차기작 KBS 2TV '제빵왕 김탁구'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두 작품이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면서 혜성처럼 말도 안 되게 큰 복을 받았다"면서 "10년이라는 시간은 그 복에 대해 검증하면서 나에게 기회를 주는 것 같다. 그동안 기대했던 결과에 미치지 못한 작품도 있었지만, 아직까지 나에게는 검증의 기회를 계속해서 주신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윤시윤은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열심히 연기해야 할 것 같다"며 10년 동안 배우로서 활동하게 된 소회를 전했다. 
이어 윤시윤은 "연출자, 대중들이 나에게 원하는 기대치에 대한 최소조건은 조금씩 맞춰가고 있는 단계인 것 같다"며 현재 자신의 위치를 냉철하게 바라봤다. 또한 "함께 일했던 제작진들로부터 또 다시 러브콜이 들어오면 '그분들이 요구했던 최소조건은 만족시켰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윤시윤은 "다시금 출연 제의가 들어오면 마음이 뜨거워진다. 최고의 감독과 연기하는 게 목표지만, 나를 찾았던 사람이 다시 찾아주는 것도 최고의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데뷔 10주년을 맞이하면서 "개인의 삶에 집중하면서 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윤시윤. 매 작품마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주며 '믿보배'의 입지를 단단히 굳히고 있는 그가 앞으로 어떤 작품을 통해 '윤시윤'이라는 장르를 완성시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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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모아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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