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해주지 못해 미안" 코끼리와 국보의 따뜻한 사제의 정 [오!쎈 현장]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9.12.11 09: 00

"더 화려하게 해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선동렬 전 야구 대표팀 감독) "여러분을 괴롭힌 기억밖에 없는데 이런 자리를 마련해줘서 몸을 둘 바를 모르겠다". (김응룡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
지난 10일 김응룡 회장의 팔순연이 열린 서울 리베라호텔 3층 몽블랑홀. 선동렬 전 감독은 감격에 가득 찬 표정이었다. 
선동렬 전 감독은 "40대에 해태 감독을 맡으셨던 회장님께서 벌써 팔순을 맞이하셨다. 회장님이라는 호칭보다 감독님이 더 친숙하다"며 "올해 여름부터 감독님의 팔순연을 추진했고 실행에 옮길 수 있어 정말 다행이다. 더 화려하게 해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응룡 대한야구협회 회장 팔순연이 10일 오후 서울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진행됐다.선동렬 전 감독이 김응룡 회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youngrae@osen.co.kr

선동렬 전 감독은 이어 "한 달에 한두 번씩 감독님과 식사하는데 함께 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기쁜 일이다. 여전히 건강하신 게 가장 기분 좋고 저희보다 더 잘 드신다"고 웃어 보였다. 
지난 10월 발간한 자서전 '야구는 선동열'에서 가장 존경하는 감독으로 김응룡 회장을 꼽은 선동렬 전 감독은 "감독님과 저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표현했다. 해태 시절 사제의 연을 맺은 김응룡 회장과 선동렬 전 감독은 삼성 시절 감독과 수석 코치, 구단 사장과 감독으로 연을 이어갔다. 
선동렬 전 감독은 "자서전에서도 썼지만 감독님과 나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선수 생활부터 삼성 감독 시절 사장님으로 계셨고 지금까지 계속 인연이 이어가는 게 정말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 아닌가. 아마추어 야구 발전을 위해 열정적으로 활동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배울 부분이 정말 많다"고 말했다. 
이에 김응룡 회장은 "프로야구의 '프'자도 모를 때 감독을 맡았다. 후배들을 너무 많이 괴롭혀서 두들겨 맞을 각오를 하고 왔다. 죄송하다"며 "여러분을 괴롭힌 기억밖에 없는데 이런 자리를 마련해줘서 몸을 둘 바를 모르겠다. 이제는 야구의 발전을 위해 더 열심히 살겠다"고 팔순연 소감을 전했다. 
이날 김응룡 회장의 팔순연에서 사제 간의 정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한겨울 추위도 녹일 법한 훈훈한 장면이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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