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디로 선발 보강' LAA, 콜 영입하면 가을야구 할 수 있을까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19.12.06 14: 02

LA 에인절스가 염원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
에인절스는 올 시즌 72승 90패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4위에 머물렀다. 2014년 지구 우승 이후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메이저리그 전반에 고의적으로 저조한 순위로 시즌을 마감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높은 순위 지명권을 얻는 탱킹이 유행하는 가운데 에인절스는 매년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전하는 보기 드문 팀이다. 에인절스가 탱킹을 할 수 없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바로 마이크 트라웃(134G 45홈런 OPS 1.083)의 존재다.

[사진] 게릿 콜.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라웃은 명실상부한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다. 데뷔시즌이었던 2011년을 제외하고 8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됐고 올해를 포함해 세 차례 아메리칸리그 MVP(2014, 2016, 2019)를 수상했다. 
에인절스는 지난 3월 12년 4억 3000만 달러라는 초대형 연장계약을 맺었다. 2030년까지는 트라웃을 걱정없이 보유할 수 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트라웃의 전성기는 영원하지 않다. 에인절스 입장에서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리빌딩으로 트라웃을 전성기를 낭비하는 선택은 도저히 할 수가 없다. 트라웃의 최고의 기량을 유지할 때 한 번이라도 더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려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에인절스의 도전은 번번히 실패로 돌아갔다. 올해 가장 큰 문제점은 부실한 선발진이었다. 타일러 스캑스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면서 선발 로테이션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했다. 
[사진] 딜런 번디.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에 에인절스는 이번 오프시즌을 앞두고 선발투수를 최소한 2명 이상 영입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그 첫 번째 투수는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4명의 마이너리그 투수를 내주고 트레이드로 영입한 딜런 번디(30G 7승 ERA 4.79)가 됐다. 
번디는 2011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4순위 지명을 받은 특급 선발 유망주 출신이다. 하지만 토미 존 수술과 어깨 부상을 연달아 겪으며 에이스급으로 평가받은 구위를 잃어버렸다. 평균 95마일(152.9km)에 달했던 직구 구속은 올해 91.1마일(146.6km)까지 떨어졌다. 결국 번디는 엄청난 피홈런 이슈를 안고 있는 4-5선발급 투수로 전락했다.
2020시즌 페이롤을 늘릴 것이라고 자신만만했던 에인절스의 첫 번째 영입은 다소 아쉽다. 번디는 타자친화구장인 오리올 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투수친화구장인 에인절 스타디움으로 이동하면서 어느정도 반등이 예상되기는 한다. 하지만 구장이 바뀌어도 과거의 구속이 돌아올 가능성은 높지 않은만큼 대단한 반전은 기대하기 힘들다.
에인절스의 최우선 목표는 FA 선발투수 최대어 게릿 콜을 영입하는 것이다. 에인절스가 알버트 푸홀스(잔여계약 2년 5900만 달러), 저스틴 업튼(3년 7400만 달러), 잭 코자트(1년 1267만 달러) 등 기량이 떨어진 선수들에게 많은 페이롤이 묶여있긴 하지만 절망같았던 푸홀스와의 계약도 어느새 2년밖에 남지 않은만큼 어느정도 페이롤 상승을 감수한다면 콜을 영입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사진] 마이크 트라웃.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제는 콜을 영입한다고 해서 에인절스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는 올해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다. 두 팀 모두 현재 에인절스 전력으로는 넘기 어려운 강팀이다. 와일드카드를 노린다고 해도 최근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2위 팀이 97-96승을 기록한 것을 생각하면 대략 23승 정도를 더 해내야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올 시즌 콜이 기록한 bWAR(베이스볼레퍼런스 기준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은 6.9다. 단순하게 생각해 콜이 올해 보여준 활약을 그대로 재현한다고 해도 에인절스는 6.9승밖에 추가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에인절스도 콜 영입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선발투수 영입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만약 에인절스가 최대어 콜과 함께 류현진, 휠러, 범가너 등 3순위급 선발투수를 영입했다면 선발 마운드 복귀 가능성이 있는 오타니 쇼헤이와 함께 견고한 6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에인절스는 큰 지출없이 영입할 수 있는 번디를 선택했다. 콜과 번디 영입만으로는 포스트시즌 진출 전력을 만들기는 조금 부족해 보인다. 물론 여기서 류현진이나 범가너를 영입한다면 단숨에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겠지만 에인절스는 콜을 잡는데 전력을 다해야하는 상황이다.
트라웃은 올해 27세 시즌을 마쳤다. 30대 초반까지 최고의 기량을 유지한다고 해도 이제 남은 시잔은 5년 남짓이다. 에인절스는 과연 이번 오프시즌 트라웃의 전성기를 낭비하지 않을 수 있는 팀을 만들 수 있을까.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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