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그리고 2019년...울산은 12월 1일 다시 한 번 포항에 무너졌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9.12.01 17: 02

하늘도 울었다. 울산 현대가 우승 문턱서 다시 무너졌다.
울산 현대는 1일 오후 3시 울산종합운동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19 38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경기서 완델손-일류첸코-허용준-팔로세비치에게 연달아 골을 내주며 1-4으로 대패했다.
이 경기 전까지 승점 79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던 울산은 다시 한 번 마지막 라운드 라이벌 포항에게 덜미를 잡히며 최종 라운드 강원 FC전에 승리한 전북 현대(승점 79점)에게 우승을 내줬다.

모라이스 감독의 전북은 승점에서 울산과 동률이나 다득점(전북 72골, 울산 71골)에서 앞서며 기적의 역전 우승으로 염원의 K리그 3연패로 K리그 최강의 명문임을 제대로 입증했다.
이번 동해안 더비는 2013년 우승 경쟁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울산은 홈에서 열린 마지막 라운드 포항전서 무승부만 거둬도 우승 할 수 있는 상황서 추가시간 극적인 결승골을 내주며 트로피를 내줬다. 
재미있게도 그날도 하필 12월 1일이었다. 그래서 울산 팬들에게 이번 대결은 여러 의미를 가지고 있다. 김도훈 감독은 동해안 더비 미디어데이에서 트라우마를 넘어설 것을 다짐했다.
포항의 김기동 감독은 사전 인터뷰서 "팀에 2013년 12월 1일에 역전 우승을 경험한 선수는 김광석 한 명 남았다. 좋은 징크스는 이어가는게 맞다. 광석이는 모두 인지하고 있더라"라고 미소를 보였다.
김기동 감독은 "사실 2013년 역전 우승을 이끄신 황선홍 감독님과 통화로 이야기를 나눴다. 와셔서 우리에게 좋은 기운을 달라고 부탁했다. 시간이 되면 오신다고 하셨다. 이런 징크스는 쉽게 깨져서는 안된다"라고 다짐했다.
울산의 수문장 김승규는 2013년 12월 1일 포항전서 선발 장갑을 꼈으나 팀의 우승을 지켜내지 못했다. 여름 울산에 복귀한 그는 다시 선발 장갑을 끼고 팀 우승을 지키기 위해 나섰다.
김도훈 감독은 "선수들에게 라커룸서 이제 정말 마지막이라고 말했다"라며 "과거 포항전 트라우마는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6년 전의 일은 과거에 불과하다. 승규 등 당시에 아픔을 겪은 선수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우승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도훈 감독의 호언 장담과 달리 끝내 울산은 웃지 못했다. 전반부터 울산은 포항의 강력한 압박에 시달렸다. 포항은 송민규-완델손-팔로세비치-일류첸코가 맹공을 퍼부었다. 선수들의 육탄 수비로 버티던 울산이지만 역부족이었다.
밀리던 울산은 전반 26분 완델손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당시 전주에선 전북이 강원과 0-0로 비기며 아슬아슬하게 선두를 지킨 상황. 울산 입장에선 다행히도 전반 36분 주니오가 천금 동점골을 터트렸다.
포항은 전반 39분 완델손의 프리킥 이후 이어진 혼전 상황서 일류첸코가 지켜준 공을 김광석이 침착하게 차 넣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반대편에서 전북이 전반 39분 터진 손준호의 골로 1-0으로 리드를 잡았기 때문에 선두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
울산에는 천만다행히도 비디오판독(VAR) 끝에 일류첸코가 불투이스에게 공격자 파울을 범해서 노골이 선언됐다. 힘겹게 버티던 울산이지만 후반 10분 다시 한 번 혼전 상황서 일류첸코에게 역전골을 허용하며 선두 자리를 내줬다.
다급해진 울산은 총공세에 나섰으나 아무것도 없었다. 후반 43분 허용준 - 후반 추가시간 팔로세비치에게 추가골을 내주며 1-4로 패했다. 자연스럽게 우승은 전북의 차지가 됐다.
12월 1일의 악몽. 울산은 다시 한 번 포항에 홈에서 무너지며 K리그 우승의 문턱에서 좌절했다. 무심한 하늘도 울산의 불운을 보고 하염없이 울었다. /mcadoo@osen.co.kr
[사진] 울산=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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