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과 인천 그리고 팬들이 합작한 잔류 드라마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9.11.30 16: 51

유상철 감독과 인천 유나이티드 그리고 팬들이 감격적인 잔류 드라마를 써냈다.
유상철 감독이 이끄는 인천은 30일 오후 창원축구센터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파이널B 최종 38라운드 원정 경기서 경남FC와 0-0으로 비겼다.
인천은 이날 무승부로 승점 34를 기록하며 11위 경남(승점 33)을 승점 1 차이로 따돌리고 잔류 마지노선인 10위 자리를 지켰다.

암투병 중에도 끝까지 벤치를 지킨 유상철 감독과 그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 선수들, 그리고 멀고 먼 경남 원정까지 응원을 와준 팬들과 구단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잔류가 가능했다.
유상철 감독은 지난 19일 췌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고 직접 밝혀 세간을 놀라게 했다. 병상에 누워있어야 했지만 인천이 잔류할 때까지 벤치를 지키겠다던 약속을 잊지 않았다. 지난 24일 상주와 37라운드서 쌀쌀한 비바람을 이겨내고 2-0 승리를 지휘한 그는 이날 경남전 무승부를 이끌며 인천에 잔류의 기쁨을 선사했다.
경남에 패하면 살얼음판 승강 플레이오프 2경기를 더 치러야 했던 인천 선수들도 유 감독의 빠른 치료를 위해 이를 악물고 뛰었다. 절체절명의 위기 때마다 수비 집중력을 발휘하며 경남의 파상공세를 막아냈다.
구단과 팬들도 잔류에 힘을 실었다. 당초 인천은 이날 원정 응원을 위해 8대의 버스를 동원했다. 일찌감치 동이 나자 선수들(6대)과 협력업체(2대)도 지원에 나서 버스 16대, 600여 명의 대규모 원정 응원단이 구성됐다. 900여 석의 원정석을 가득 메운 인천 팬들은 90분 내내 목청껏 응원하며 마치 안방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인천 프런트는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과 적응을 위해 세심한 배려도 했다. 경기 이틀 전인 28일 창원 땅을 밟은 선수들은 일찌감치 적응 훈련에 들어가며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었다. 인천은 구단의 배려와 대규모 응원 덕에 원정에서의 부담감을 잊고 오롯이 전투에만 신경쓸 수 있었다.
생사를 초월한 유상철 감독의 투혼과 선수와 팬의 헌신 그리고 프런트의 지원이 합작한 감동적인 잔류 드라마였다./dolyng@osen.co.kr
[사진] 창원=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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